울고 있는 보름달 / 염경희 팔월 한가위라는데 눈물 머금고 홀로 이 떠 있는 보름달의 사연이 무엇일까 고향에 계신 부모님 자식 보고 싶은 마음 애써 추스르는 어설픈 미소인가 봐 오지마라 오지마라 요즘 역병이 무섭더라 속내 숨기고 행여나 올까 봐 사립문 열어 놓고 이제나저제나 행여 밤길 달려오려나 기다리는 어미 마음 보다 보다 못해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사연이었어 [시인] 염경희 경기 이천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시감상] 박영애 우리나라의 명절인 추석을 맞이해 코로나19로 인해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과 아픔을 환하게 떠 있는 보름달을 보면서 자녀를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어 많은 공감이 된다. 역병으로 인해 오고 가는 현실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 혹여나 하는 마음으로 밤새 기다리는 그 마음이 참으로 안타깝다. 일상의 소통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는 요즘이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현) 시인, 시낭송가, MC (현) 대한창작문예대학 시창작과 교수 (현) 대한문학세계 심사위원 (현) 대한문인협회
천년의 기다림 / 김락호 나는 한지의 이름으로 숨을 쉬어야 하는 종이이면서 땅에서 솟아오른 천년의 그리움이다. 바람 부는 길가에 서서 세상을 노래하다가 이제 더 이상 나무이고 싶지 않아 사람의 숨결 속으로 파고들었다. 나는 어떤 이에게는 가슴에 매달린 꽃이 되었다가 어떤 이에게는 고향을 기억하는 인형이 되었다가 마주 앉은 부부의 사랑 터가 되었다가 우아한 기품을 품고는 문설주의 친구도 되었다. 백번을 두드려 천번을 씻어 내린 모습으로 한 땀 한 땀 바늘이 지나간 자리엔 천사의 날개를 달고 절망의 고독 속에서도 변치 않은 아름다움을 품어 세상을 향해 던지는 미소에 수수함도 담았다 또 한 번 세상은 영혼을 위한 잔치를 준비하고 밝은 것 어두운 것도 없고 거친 것 무른 것도 없는 세상에 단 하나 오로지 천년을 살아갈 수 있는 모습으로 나는 비상을 꿈꾼다 천상의 생명이 가슴에 내려앉는 날 거친 닥나무 결에 숨어서 기다린 갈빛 세월을 신비로운 탄성의 미학으로 승화시키며 나는 춤춘다 당당한 옛스러움을 안고 찬란한 하늘을 날아오른다. [시인] 김락호 (현)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이사장 (현) 대한문인협회 회장 (현) 도서출판 시음사 대표 (현) 대한문학세계 종합문화
어미 새의 사랑 / 염인덕 꽃봉오리 피우기도 전에 가슴에 멍이 든 채 아름다운 태양의 빛과 지팡이를 너에게 꺼내 주었지 웃고 있어도 깊은 곳에 흐르는 빗물은 널 사랑하기에 밤하늘에 별과 함께 외로움을 달래며 살아왔건만 바람이 훔쳐 갔나 파도에 산산조각 되었는지 아픈 흔적들만 동그랗게 쌓여 있구나 나팔꽃처럼 예쁜 내 사랑아! 동백꽃이 피고 져도 우리의 사랑을 봉숭아꽃으로 빨갛게 물들이면서 아름답게 살았으면 좋겠다. [시인] 염인덕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시감상] 박영애 ‘詩’가 있어 이 가을이 더 풍성하고, 마음이 더 곱고 아름답게 물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자연의 사랑, 그리고 어미의 사랑이 참 많이 닮았다. 그 사랑이 때로는 자신에게 아프고 고통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 흔적들이 쌓여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희망으로 용기를 준다. 알면서도 대가 없이 베푸는 끝없는 사랑이 있어 오늘도 더불어 살아갈 수 있고 또 아름다운 사랑을 나눌 수 있다. [낭송가] 박영애 충북 보은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 대한문인협회
그 집 앞 / 최이천 실개천 흐르고 실버들 늘어진 그 집 앞 대문이 열리면 웃는 박꽃이 보인다 그 모습 보고 싶어 황구에게 모자 흔들어 짖으라고 하면 통했는지 컹컹한다 부끄러움 용기를 덮어 몸 숨기고 얼굴만 조금 내밀어 그 집 대문 바라보면 청초한 박꽃 보인다 선녀냐 사람이냐 마음 다 훔쳐 가고 껍데기만 여기 서 있다 두리번거리던 하얀 박꽃 문 안으로 들어가 버리니 마음도 따라가 버리네 어찌하리 몸만 갈 수 없어 돌계단 앉아있으니 참새들 그 집 담 제집인 듯 넘나든다. [시인] 최이천 전남 여수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시감상] 박영애 문득 고개 들어 본 하늘 어쩌면 그리 예쁜지 그냥 좋다. 그 청명한 하늘이 기분을 상쾌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계절 고향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그 집 앞’ 시심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정겨운 고향 풍경이 마음을 포근하게 하고 아름다웠던 추억을 또 꺼내 보게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우리나라의 고유 명절인 추석이 가까이 왔다. 이번 추석은 코로나19 감염증 때문에 여러모로 편치 않고 또 이동을 자제하여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행복을 찾아 마음만큼은 풍성했으면 좋
오늘은 해가 떠 있습니다 / 이종숙 내가 가는 길에 당신이 서 있었습니다 물 건너고 재 넘어 신작로 길에 내가 가는 길에 당신의 손을 잡았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양한 다색으로 물들여 줄 당신이기에 따라 걷습니다 내가 걷는 이 길에 움푹 파인 웅덩이도 뾰쪽한 돌부리도 바람도 햇살도 그 어느 것도 같이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혼자가 아닌 같이 걷기에 인내하고 살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해가 떠 있습니다 [시인] 이종숙 경남 창원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대한문인협회 경남지회 총무국장 [시감상] 박영애 사람이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고,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고 삶을 동행한다는 것 참 아름다운 일이다. 그 동행이 때로는 힘들고 어려울 수도 있지만, 내 옆에 내 편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고 행복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같이 가는 그 길이 익숙하고 더 정겹게 느껴지는 행복한 동행이 되길 소망한다. 편하게 소통하면서 서로 나누며 살던 일상이 점점 어려워지는 지금 지나간 시간을 자꾸 되돌아보게 된다.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 사랑하는 사람과 또 하나의 행복을 만들어가며 밝은 햇살이 드리우는 날이 되길 바라며 고운
시인(詩人)의 마을 / 민만규 흐드러진 하얀 백합 꽃밭 고랑 이랑 사이로 까만 전투복을 입고 향기 품은 시제(詩題)들이 줄지어 고개를 내민다 애잔한 그리움을 싣기도 하고 애틋한 사랑을 담기도 하고 이별의 슬픔을 품기도 하고 시대의 아픔을 대변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기도 한다 봄꽃이 앞다투어 피듯이 실시간 제각각 다른 향기로 불 꺼진 시인 마을에 깜박깜박 노랑 불을 밝힌다 시인의 정성과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새 생명으로 탄생한 시(詩)들은 예쁜 이름표를 달고 세상을 향해 꽃망울을 터트린다 애지중지 선택받은 시는 시낭송가의 고운 음률을 타고 너울너울 날갯짓하며 푸른 창공을 날아올라 지구촌 곳곳에 행복의 시 향기를 나눈다 [시인] 민만규 대구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대한문인협회 대구/ 경북지회 정회원 [시감상] 박영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오늘이 좋다. 어느 봄바람 보다 더욱 상쾌하고, 뜨거운 여름날의 태양보다 더 열정적이고, 각양각색의 곡식이 익어가듯 찾아오는 마음의 풍요로움, 때로는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듯 가슴 저민 이별과 사랑 그리고 만남과 그리움 그 모든 것을 담아내고 우려내는 시가 있
호수에 내 마음이 흐른다/ 김영주 호수의 숨결이 윤슬에 비치는 날 풀잎을 닮은 가녀린 모습으로 호수 가에 서면 수면 위 잔잔하게 퍼져가는 물결로 생명을 불어넣는 숲길에 싱그러운 바람이 인다 버거운 시간의 텃밭에서 한 동안 잊고 있다가도 햇살이 설레게 비단결처럼 좋은 날이면 가슴에 품고 살아온 네 모습이 못 견디게 보고픈 모습 되어 호수에 아롱 그린다 잔잔한 호수는 쓸쓸한 인생의 마음과 같아 생각과 기쁨과 사랑은 삶의 물과 같아 흘러가는 세월 맑은 소중한 물을 채워야지 맑게 채워지지 않으면 생명을 잃은 호수가 되잖아 파아란 하늘 아래 나는 철새 때가 어디론가 흘려가는 흰 구름 따라 이야기 나누며 네가 그리울 때 눈시울 적시며 바라보는 푸른 산 아래 맑은 호수 위 하늘을 맴돌며 날고 있다. [시인] 김영주 부산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부산지회 기획국장 [시감상] 박영애 잔잔하게 흘러가는 호수를 바라보면서 바쁜 삶 속에 잠시 쉼 하기도 하며, 마음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때로는 그 호수를 보는 자체만으로 힐링이 되는 순간이 참 좋다. 그러나 가끔 부유물이 고여 있는 호수를 보면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지고 마음마
사람 노릇 해봅시다 / 윤무중 꽃향기 묻어나는 아름다운 시절 훈훈한 흙냄새 번지는 세상인데 너를 보고 나를 탓하거늘 나를 보아 너의 탓으로 하니 삶이 고달파 편안히 잠들 수 있을까 서로서로 질투와 시기를 일삼아 내 잘난 것처럼 내 잘못이 없는 것처럼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 헷갈리는데 사람 노릇 한번 해보자고 큰소리로 목청 높여 왔지만 지치고 지쳐 메아리가 되었는가 불평이 온천지에 뒤덮여도 나 몰라라 하면 온전히 잠들지 못해 뒤척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멍들고 상처일 뿐 삶이 버거워질 테니 이제 사람 노릇 한번 해보면 어떨까 인정이 넘치는 호시절도 있었지만 시간의 너울과 함께 돌아올 수 없을 만큼 흘렀는지도 모른다 한때 그릇된 오류였는지 인정에 불신의 갈등이 쌓였는지 인간성 회복을 위한 메마른 대지에 단비가 내리기를 바란다. [시인] 윤무중 서울 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정회원 저서 제 1시집 “사랑한 만큼 꽃은 피는가” 제 2시집 “손길로 빚어 마음에 심다” [시감상] 박영애 시간이 흐를수록 코로나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지금 누구나 할 것 없이 처해있는 상황이 참 답답하고 힘이 든 시점이다. 요즘처럼
유혹의 길 / 장화순 탑 정 저수지 구석구석 웃음으로 피어난 꽃잎에 수정으로 맺은 새벽이슬 송알송알 그리움의 노래 부르고 자맥질하는 작은 꽃잎 유혹의 손짓 유영에 나그네 가슴 괜스레 흔들려 짐짓 아니 척 모르 척 멈칫멈칫 서성서성 꽃잎과 눈 맞춤 한다 아침 윤슬에 빼앗긴 마음 저수지에 내려앉아 하루를 노닐다 산등성이 노을빛에 놀라 하늘은 그제야 아쉬운 이별을 한다 [시인] 장화순 대전거주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대전. 충청지회 기획국장 대한시낭송가협회 정회원 대한창작문예대학 6기 졸업 저서 시집 “무채색의 공간” [시감상] 박영애 시는 감성의 소산으로서 사람의 마음을 同化시킨다. 요즘같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만남이 그리울 때 ‘詩’는 더욱 가슴으로 다가온다. 장화순 시인의 ‘유혹의 길’ 시를 보면서 시어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꽃잎에 맺은 새벽이슬은 그리움을 노래하고 그 노래에 마음 빼앗긴 화자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헤어 나올 줄 모른다. 그러다 노을이 지고 나서야 어쩔 수 없이 아쉬운 이별을 고하고 또다시 설레는 마음으로
미련(봄에 찾아 온 눈꽃) / 강사랑 뜻밖의 손님이다 오리라 생각 못 한 잊혀진 임 어쩌자고 이제 와서 눈물로 하소연하는지 겨울, 다 주지 못한 사랑 아쉬움 안고 술에 취해 휘청거리며 눈꽃 되어 한없이 울고 또 울고 눈가에 촉촉이 눈 꽃물 스미었다 봄을 등에 업고 찾아온 아직도 모자란 사랑에 농부는 밭을 갈고 농부 아내는 물을 끓이고 수줍은 꽃들은 발그레 얼굴을 내민다 3월 회색 하늘이 땅에 닿는 날 눈꽃은 아쉬움도 미련도 없이 먼지가 되고 바람 되어 작년 가을에 떨어진 풀씨의 호흡으로 묻힌다. [시인] 강사랑 대한문학세계 시 부문 등단 (사)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회원 대한문인협회 경기지회 정회원 한 줄‘詩’ 짓기 전국 공모전 대상 순 우리말 글짓기 전국 공모전 수상 2018년 경기지회 향토문학 글짓기 경연대회 대상 한국문학 발전상 수상 한국문학 예술인 금상 수상 저서 1시집 겨울등대, 2시집 꽃이 오는 길에 봄이 핀다 [시감상] 박영애 살아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많은 일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 갑작스럽게 생긴 일에 대해 가끔은 놀라고, 슬프고, 기쁘고, 고통스럽기도 하고 적지 않게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때로는 선물처럼 행복을 안겨 주기도 한다. 지금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