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구름많음동두천 17.0℃
  • 구름많음강릉 21.9℃
  • 연무서울 16.9℃
  • 흐림대전 18.3℃
  • 흐림대구 17.5℃
  • 흐림울산 20.6℃
  • 구름많음광주 15.9℃
  • 흐림부산 19.8℃
  • 구름많음고창 15.5℃
  • 흐림제주 19.1℃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많음보은 14.2℃
  • 흐림금산 13.8℃
  • 흐림강진군 15.8℃
  • 구름많음경주시 20.7℃
  • 흐림거제 18.7℃
기상청 제공

은행

은행권 매년 1천억 서민금융 출연…"정부 대신 복지재원 대라니"

신용대출 잔액의 0.03% 유력…"5년 일몰 못믿어, 출연금도 계속 불어나는 구조"

은행권이 사실상 '이익공유제'의 일환으로 이르면 올해 7월부터 햇살론 등 서민금융 재원에 해마다 1천억원 이상을 내놓는다.

   

정부와 국회가 '대출로 돈을 버니 이익을 공유하라'는 취지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기 때문인데, 은행권에서는 "세금으로 해결해야 할 서민금융 복지 재원을 사기업인 은행에 떠맡기는 셈"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 이르면 7월부터 은행·보험사 등도 햇살론 재원으로 의무 출연  
   

21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여야 합의로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서민금융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서민금융진흥원은 현재 정부와 금융회사의 출연금·기부금·휴면예금 운용수익금 등을 재원으로 햇살론·미소금융 등 서민금융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햇살론의 보증 재원으로 상호금융기관과 상호저축은행이 해마다 1천800억원 정도를 내왔는데, 협약에 따라 지난해 한시 출연 기간이 종료돼 올해부터 햇살론과 같은 서민 신용보증 상품을 공급하려면 신규 재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 법적 근거로서 추진되는 것이 바로 이번 서민금융법 개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상호금융·저축은행 뿐 아니라 은행, 보험사, 여신전문회사 등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모든 금융기관으로 출연 범위를 넓히고 출연 규모도 연간 1천800억원에서 2천억원으로 늘리는 것이다. 정부도 민간 출연 규모에 맞춰 복권기금 2천억원을 보탤 예정이다.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넘은만큼, 이후 정무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등도 무난히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출연요율, 출연절차 등 세부 기준은 일단 하위 법령에 위임됐지만, 이번 법안 심의 과정에서 출연요율은 각 금융기관의 전체 가계대출이 아닌 신용대출 잔액의 0.03%로 사실상 정해졌다.   
   

금융기관 종류별 연 출연금은 ▲ 은행 1천50억원 ▲ 여신전문회사 189억원 ▲ 보험사 168억원 ▲ 농수산림조합 358억원 등으로 알려졌는데, 은행권의 지난해 신용대출 잔액 규모가 약 350조인만큼 이 가운데 0.03%가 1천50억원에 들어맞는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의 부칙 제2조에는 '개정 규정은 5년간 효력을 갖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5년 후 일몰이 예고된 한시법이라는 얘기다.

   

일정대로 순조롭게 국회를 통과하면 개정안은 부칙에 명시된대로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 당국 "금융권도 합의" vs 은행 "규제산업 빌미로 사기업에 부담 떠넘겨…관치금융" 
   

당장 3개월여 뒤부터 새로 1천억원이 넘는 서민금융 관련 재원을 의무적으로 내놓게 된 은행권의 속내는 복잡하다.

   

금융위원회는 '복지 재원 부담을 민간 금융회사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정무위 의원들에게 "그동안 금융권과 수차례 간담회 등을 통해 협의해왔으며, 기본 추진방안에 대해 금융권과 합의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적으로 '합의'했다고 보기에는 은행권의 불만이 적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의 논리는 신용대출이 라이선스(허가) 사업이고, 은행 등이 그 라이선스 제도 아래 대출 사업을 통해 이익을 내니 공공을 위해 이익 중 일부를 서민금융 재원으로 부담하라는 것"이라며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정부와 국회가 세금으로 감당해야 할 복지 재원을 사기업인 은행과 금융기관에 떠맡기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시중은행은 정부가 지분을 가진 금융기관이 아닌 주주가 주인인 금융회사인데, 은행을 통해 정부의 역할을 대신하도록 하는 것은 과거 관치 금융 시절의 발상"이라며 "은행도 저금리 시대 장기화, 핀테크(금융기술) 업체와의 경쟁 등으로 미래 생존을 위해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데, 여전히 정부가 규제산업이라는 약점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부담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은행의 경우 서민금융 상품을 직접 운용하기 어려운 입장인 만큼, 서민금융 재원 출연이 영업이나 사업과의 직접적 연관 고리가 약한 일방적 '기부', '부담금'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지금까지 저축은행과 출연금을 분담해온 상호금융조차 햇살론을 취급하지 않아 저축은행 홀로 자기 출연액의 60배에 이르는 대출 상품을 운용해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나 국회는 너희(은행)도 재원 출연을 하는 만큼, 관련 서민금융 상품을 취급하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현재 햇살론 금리가 보통 17.9%인데, 시중은행이 그런 고금리 소매상품을 운용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데다, 손해를 보지 않고 서민금융 상품 금리를 적정수준으로 책정하기도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난색을 보였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어쩔 수 없이 신용 열위 고객 대상의 신상품을 취급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 관련 신규 금융지원, 대출만기 연장, 이자 유예 등으로 안 그래도 잠재적 부실이 쌓여가는 상황에서 기존 2금융권 거래 고객에까지 추가적 지원을 하기에는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인위적 조정을 통해 신용이 약한 2금융권 거래 고객이 1금융권으로 흡수될 경우 연체·부실 증가로 다른 고객의 대출 금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5년 일몰'도 믿기 어렵다는 게 은행권의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성된 4천억∼5천억원의 보증 재원을 바탕으로 많게는 20배인 10조원의 서민 대출이 일어날 수 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을 대상으로 10조원의 대출을 해주고, 과연 5년 뒤 제도가 끝났다고 지원을 끊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신용대출 잔액을 기준으로 출연금을 걷는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신용대출 잔액에 0.03%의 요율을 곱해 출연금을 걷기로 했지만 '출연 한도'를 정하지 않아 몇년 뒤 은행권이 부담할 출연금 규모가 1천억원을 크게 웃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계속 가계대출이 급증할 텐데, 은행 등 금융기관의 부담도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