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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기획특집] ‘블랙컨슈머’ 현황과 대응방안③

블랙컨슈머의 문제행동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 필요

  • 등록 2015.04.23 11:01:44

 

금융당국이 ‘금융사 민원 감축’을 최대 과제로 추진하면서 최근 이를 악용하는 일명 ‘블랙컨슈머’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상금 등을 목적으로 금융기관에 악성민원을 제기하는 ‘블랙컨슈머’가 늘어나면서 금융회사와 금융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회사에 조금이라도 만족하지 않으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이런 소비자들이 늘어나면 금융회사들이 블랙컨슈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비용을 부담하게 되고 결국 일반 소비자에게 정상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민원을 악용하는 ‘블랜컨슈머’의 현황과 이에 대한 금융당국 및 금융권의 대책 등을 집중 조명해 봤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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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 최근 언론이나 뉴스에 따르면 보상금 등을 목적으로 금융기관에 악성민원을 제기하는 일명 ‘블랙컨슈머’가 늘고 있다고 한다. 앞뒤 맞지 않는 요구, 억지 부리기, 담당자 괴롭히기, 인격적 모독, 협박성 악담, 신체 위협행위, 지속적 업무방해 등이 주요 형태라고 한다.

언론에 공개된 실제 사례를 살펴보면 “반성문 200장 써와라”, “1999원 달랬지 2000원 달랬냐”, “불완전판매 한 거다”, “가입할 때 녹취록 가져오라”, “금감원에 민원 넣겠다”, “민원철회 조건으로 백화점 상품권을 줄 것” 등 매우 다양한 억지요구가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다. 아파트 부녀회에서는 “옆 은행은 얼마를 후원하기로 했다, 고객 빼앗기고 싶으냐”라며 후원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억지 요구에 은행 측은 “가입할 때 약관에 나와 있다”고 항변하지만 화난 소비자들을 달래기가 쉽지 않아 일부 은행에서는 억지주장, 폭언에 상품권·사은품을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블랙컨슈머가 급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민원을 넣으면 다 들어준다는 소비자인식이 악성민원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요즘 우리사회에서 ‘분노제어불능자’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듯이 개인주의 및 경쟁사회의 급속한 전개로 작은 불편함도 참지 못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민원 발생건수로 금융기관을 평가하고 있어 금융사는 어쩔 수 없이 블랙컨슈머의 요구조건을 들어주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들은 일부 소수소비자들의 악성적 요구에 대한 처벌 방안이 없어 강경대응이 어렵고 속수무책이라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 금융사는 블랙컨슈머 전담상담사를 배치하고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을 경우 ‘악성민원 중지촉구 공문’ 내용증명을 발신한다는 얘기가 들려오고 있다. 블랙컨슈머 대처방안으로 금융기관 간의 공동대응책 마련, 악성 민원 소비자 응대방안과 매뉴얼 준비, 전문상담사 배치 등 다양한 대책을 찾고 있으나 금융사 간 및 유관기관간 정보공유를 하지 못하므로 블랙컨슈머 근절에 한계가 있다.

소비자분야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블랙컨슈머에 대한 사회적 정의가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담사 및 기업에서 인식하는 블랙컨슈머의 정의가 명확치 않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내가 하면 소비자권익활동이고 남이 하면 블랙컨슈머행동’ 이라는 자의적 해석도 존재하고 있다. 결국 블랙컨슈머에 대한 통일된 기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금융사 간 자율조정 및 소비자들 스스로의 교정이 가능하다고 하겠다. 따라서 시급히 명확한 판단기준을 만들고, 공동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할 말은 많다. 콜센터가 외주 용역 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고객응대가 친절할 뿐 간단한 민원 외에 중요한 사항은 일처리가 되지 않으며 소비자들의 민원이 기업 경영진에게 보고·전달되지 않아 악순환만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블랙컨슈머의 폐해가 알려지면서 수용 가능한 해결기준이나 직무/직책별 보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으나 여전히 블랙컨슈머를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한 공식적이고 표준화된 대응전략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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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컨슈머의 과도한 요구나 억지를 예방하기 위해

첫째_ 원칙에 충실하고 일관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구체적인 처리지침 및 보상대응체계(대응매뉴얼)를 갖추어야 한다. 일관성 있는 보상원칙의 준수를 이행하되 상담원의 초기대응, 즉 1차 불만 해결이 중요하다. 보통 소비자도 처음부터 악성적 행동은 하려 하지 않았으나 1차 불만이 2차 악성불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_ 합리적인 보상기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 도출이 필요하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금융사고 및 불만 유형에 따라 처리 및 보상기준을 세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반적으로 통용되는 위자료, 교통비 등 합리적인 보상체계에 대한 합의된 기준이 필요하다. 악의적 민원에 대한 처리 기준을 설정하고, 무리한 요구는 수용될 수 없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며,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손실발생 시 법적 제재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

셋째_ 소비자권리의식과 책임의식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 블랙컨슈머 예방을 위한 소비자윤리교육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여 지속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때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클레임 한 건만 걸리면 돈이 된다’는 한탕주의 등 사회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음을 언론이 인식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태도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시민의식 함양을 통해 무리한 요구가 통용되지 않는 전반적 사회 풍토 조성에 언론의 역할이 요구된다. 블랙컨슈머들이 언론 제보를 무기로 기업을 협박하는 만큼 언론들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보도하는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TV 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등에서 소비자에게 악덕 기업과 잘못된 제품을 알리고 소비자의 권리를 찾게 해주는 것은 분명 좋은 의도이나 방송소재의 부재, 시청률을 의식한 단순폭로성과 자극성 보도 등은 많은 선의의 기업에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보도 전에 내용의 검증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블랙컨슈머에 대한 금융기관의 대응방안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에 앞서 금융 사업자들의 변화 및 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블랙컨슈머는 전체 소비자의 일부에 불과하므로 소비자를 무조건 블랙컨 슈머로 취급하지 말고, 작은 문제 제기에도 성실하게 대응하고 소비자불만 관련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상품판매 등의 과정에서 허위·과장광고를 자제하고, 위약금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소비자와 사업자 간의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업자들이 콜센터, 고객상담 등 고객과의 접촉부서 및 근로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해야 한다. 최근 콜센터 직원들의 감정노동자로서의 애로사항과 인권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일명 ‘상담원보호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고객과 일선에서 접하는 부서의 효율적 운영과 상담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소비자와 금융사 간의 정보교류 및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 기계음만 한없이 돌아가는 상담시스템, 최고 경영진에게 소비자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는 외주 형태의 고객상담실 운영 등은 선량한 소비자도 악성소비자로 전환시킬 가능성이 높음에 유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우선적으로 어느 수준이 악성적 민원인가, 블랙컨슈머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합당한 보상기준, 블랙컨슈머의 문제행동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소비자들도 신뢰하고 따를 수 있는 분쟁해결, 인격체로서 상담사에 대한 지원 및 배려, 윤리적 소비자 양성을 위한 다양한 교육 및 지원, 상담부서 및 콜센터의 효율적 운영, 언론의 블랙컨슈머 발생예방 관련 적극적 역할 수행 등이 시급하다.

 

허경옥 성신여자대학교 생활문화소비자학과 교수

이 력 : 한국사이버대학(KCU) 강의교수, 표준학회 이사, (전)미국 위스콘신대학 소비자학과 객원교수, (전)소비자 관련학과 협의회 회장
이메일 : kohuh@sungsh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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