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7 (화)

  • 맑음동두천 -1.2℃
  • 맑음강릉 4.3℃
  • 연무서울 2.8℃
  • 연무대전 1.9℃
  • 박무대구 3.9℃
  • 구름많음울산 5.2℃
  • 박무광주 4.3℃
  • 구름많음부산 8.1℃
  • 구름많음고창 0.4℃
  • 구름많음제주 6.8℃
  • 맑음강화 -2.3℃
  • 맑음보은 -1.2℃
  • 맑음금산 -0.4℃
  • 흐림강진군 2.5℃
  • 구름많음경주시 1.1℃
  • 구름많음거제 6.1℃
기상청 제공

2021년 태평양 공익위원회 '동천' 2만 1001시간의 순간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1999년은 변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대단히 나쁜 시기였다.

 

법조 브로커, 퇴직 판·검사의 전관예우, 현직 판·검사의 변호사 일감 알선 등 위상의 실추가 대단히 심각하던 때였다. 2000년 변호사의 공익의무 법제화가 세계적으로 전례없는 일이긴 했다. 다만, 법제화를 할 정도로 법조계의 썩은 뿌리는 심각했고, 법제화조차도 우리 사회의 작은 목소리에 불과했었다.

 

계기는 쓰렸지만, 대형 로펌 중에서는 태평양의 행동이 빨랐다. 2001년 태평양은 내부에 공익위원회(이하 공익위)가 출범 시켰다. 의무가 아니라 자진참여였음에도 공익활동을 하고자 하는 변호사들이 하나둘 참여했다.

 

젊은 변호사들이 많았지만, 경험 많은 임원급 변호사들도 자진해서 손을 들었다. 10년 전 70명이었던 공익위 변호사들이 지난해에는 200여명 정도로 늘어났다. 법제화 이후 변호사계의 공익활동은 미국변호사협회(ABA)를 모델로 했다.

 

태평양 공익위의 지원 분야도 장애인, 이주민, 탈북민 정도였는데 난민과 복지, 사회적 경제와 여성/청소년 문제로까지 확장했다. 2009년에는 공익 활동을 전담하는 재단법인 동천을 설립하기도 했다.

 

열 중 일곱, 2만 1001시간의 순간들

 

 

20년 전 작은 묘목으로 출발한 공익위가

이제는 무성한 숲을 드리우는 성년목으로 성장했습니다.

(중략) 공익활동에 열정을 쏟는 구성원들이 점차로 늘어나고

적극적 사회공헌 활동이 태평양의 문화로 굳건하게 뿌리내린 것입니다.”

_서동우 태평양 대표변호사, ‘2021 태평양· 동천 공익활동보고서’ 인사말에서

 

2021년 태평양 변호사들의 하루는 2020년보다도 숨 가빴다. 지난해 공익활동 참가자 수는 332명, 전체 구성원의 열 중 일곱(71%)이 참여했으며, 이들의 공익변호 활동시간을 합치면 무려 2만 1001시간에 달했다. 활동시간은 2020년보다 22.8%나 늘었다. 공익변호 활동을 수임료 등으로 환산해보니 119억 4000만원에 달했다. 이 또한 2020년보다 27.4% 나 늘어난 수치다. 변호사회가 고시하는 기본 금액으로 계산했는데 태평양의 이름값을 포함하면 그 가치는 훨씬 값지다.

 

 

물론 지난해 태평양 변호사들만 열심히 공익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 전체 국내 변호사들의 2021년 한 해 공익활동시간은 1인당 44.97시간으로 2020년보다 19.5% 늘었다. 하지만 태평양 공익위-동천 변호사들의 활동시간은 63.26시간에 달했다. 이 정도면 단연 군계일학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태평양 공익위-동천은 우리 사법사(史)에 의미있는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미성년 난민인정자의 가족결합권 인정, 이집트 난민 면접심사 조작 사건에 대한 국가손해배상 인정, 공공임대주택의 난민 입주권 인정, 2층 광역버스 내 휠체어 전용공간 확보 대법 확정, 장애인서비스지원 종합조사표에 대한 정보공개의무 확인 등이 대표적이다.

 

재단법인 동천의 법률지원과 제도개선 활동도 괄목할 만하다.

비영리 단체(Non-profit organization)를 지원하는 동천NPO법센터는 공익활동을 요구하는 지역 변호사에게 NPO법률지원단 교육을 제공하고, 교육 수료 후에는 법률지원이 필요한 NPO와 연결해줘 공익 법률활동의 지원자이자 매개자로 활동하고 있다. NPO 활동가들에게는 사회복지사업과 기부금 관련된 법 지식 전달 및 운영전문가과정까지 온라인 워크숍을 통해 안정적인 단체 운용을 돕고 있다.

 

 

NPO 설립부터 목적사업에 따른 조직선택, 정관 작성, 세무, 증거의 수집방법 등 마주하고 나서야 어려움을 알게 되는 영역에서 동천NPO법센터의 도움은 활동가들에게 알토란 같은 지식의 양분이 되고 있다.

 

‘공익’, 받는 사람·주는 사람 모두가 기쁜

 

공익변호와 사회공헌은 씨줄과 날줄처럼 태평양 공익위-동천의 기록을 짜고 있다. 지난해로 열두 번째을 맞이하는 태평양공익인권상, 공익인권단체 사업지원 프로그램 공모전, 장학 사업, 독거 어르신을 위한 도시락 전달 등이 눈에 띈다. 특히 아동 물품 전달 활동이 아름답다. 거의 대부분의 지원 물품 행사들은 임직원 모금으로 끝나지만, 태평양에서는 직원들이 아동들에게 보낼 물품 키트를 사서 손수 만들어 전달한다. 물품을 받는 아동들에게는 기쁨을, 태평양 공익 참여자들에게는 계좌이체(모금)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을 전달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람들 간의 교류가 줄어들면서

자연히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도,

당장 위기에 빠진 사람을 돕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감염병은 인종, 연령, 성별, 지위의 고하와 빈부를 묻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회적으로 취약한 이들일수록 더 많은 불편과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중략) 2021년 한 해의 활동을 정리하며, 처음 동천을 설립할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_강용현 재단법인 동천 이사장, ‘2021 태평양·동천 공익활동보고서’ 인사말에서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