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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케이뱅크, 높은 공모가·업비트 리스크 ...예견된 IPO 흥행 참패

내년 상장 재도전한다지만…"투자 매력 자체에 의문"
기업대출 중심 성장 계획 '빨간불'…최대주주 BC카드도 부담

 

(조세금융신문=송기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공모가 고평가 논란과 업비트 리스크 등 수요 예측 부진 탓에 두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에도 실패했다.

 

케이뱅크는 내년 초 다시 상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으나, 대규모 자금 조달을 전제로 한 기업대출 기반 성장 계획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철회신고서에서 "최근 실시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에서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수요를 확인하지 못해 금번 공모를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 IPO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케이뱅크와 시장의 눈높이가 달랐다는 데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주당 희망 공모가로 9천500∼1만2천원을 제시했는데, 수요예측이 부진하게 나오자 공모가를 8천500원으로 내리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기업가치를 산정하면서 비교 회사로 카카오뱅크와 미국·일본의 인터넷 은행을 선정한 뒤, 비교회사 3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인 2.56배를 적용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에서 "미·일 인터넷은행의 PBR이 국내 인터넷은행보다 상당히 높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는 올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과 총자본 모두 케이뱅크의 2∼3배 수준이지만, 지난 18일 종가 기준 PBR은 1.72배 정도다.

 

국내 대표 금융주인 KB금융(0.62배)과 신한지주(0.52배), 하나금융지주(0.45배), 우리금융지주(0.36배)도 PBR이 1을 넘지 않는다. 유통 물량이 많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있고, 구주매출(기존 주주 지분 매각)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케이뱅크의 이번 공모 규모는 총 8천200만주였으며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은 37%에 달했다. 또한 공모 물량의 절반 정도가 기존 주주의 구주매출이었다. 구주매출은 자금이 케이뱅크에 유입되는 게 아니라 기존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케이뱅크는 지난 15일 IPO 기자간담회에서 공모 물량에 대해 문제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시장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고서를 보자마자 드랍 의견이었다. 피어그룹 대비 싼 느낌도 없고, 같은 업계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하락 추세"라면서 "은행업 특성상 금리가 떨어지면 예대차익도 축소되는데, 성장 가능성에도 의문이 커 투자 매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상장 과정에서 발목을 잡았다. 특히 정치권과 금융당국이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투자 심리가 약화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총예금 중 업비트 예금 비율은 지난 2021년 말 53%에서 점차 줄어 올해 상반기 말 17% 정도다.

 

이강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를 언급하며 "케이뱅크는 작년 수신 편중도가 18.1%라며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18.1%도 상당한 편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케이뱅크가 업비트 없이 독자생존 할 수 있을지, 특정 기업이나 특정인을 위한 사금고로 활용되지는 않을지 의구심이 강하게 든다"며 "케이뱅크의 IPO가 성공한다면 잠재적 위험은행 이자 시한폭탄"이라고 비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러한 지적에 "은행의 건전성이나 운영상 리스크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다"며 "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적절히 리스크가 공시됐는지는 다른 측면인데, 모두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업비트 예치금 이자율이 연 0.1%에서 2.1%로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늘어난 것도 우려 요인으로 제기됐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치금은 현재 3조2천억원 수준으로, 추가로 늘어나는 연간 이자 부담만 640억원 정도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854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반기 이익의 75%에 상당하는 금액을 업비트에 예치금 이자로 더 줘야 하는 셈이다.

 

이 전략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의에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부문에서 내년 기대하는 성장만 4조∼5조원 정도"라며 "업비트 효과를 상쇄하고 추가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상장이 미뤄지면서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케이뱅크 구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중소기업·개인사업자대출 확대의 전제조건이 '상장을 통한 신규 자금'이었기 때문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 15일 간담회에서 상장 이후 수익성 확보 전략으로 기업 대출을 내세우며 "상장으로 들어오는 신규 자금은 올해 출시한 사장님 담보대출 재원으로 주로 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케이뱅크 최대 주주인 비씨카드도 케이뱅크 IPO 연기로 부담을 떠안기는 마찬가지다. 비씨카드는 지난 2021년 6월 케이뱅크 유상증자 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FI)를 대상으로 손실을 보전해주는 풋백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자들은 케이뱅크 IPO가 2026년 7월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BC카드에 동반매각청구권(drag along)을 행사할 수 있다. BC카드는 이들 투자자의 요구에 따라 제삼자에게 케이뱅크 지분을 함께 팔거나 콜옵션 행사를 통해 투자자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

 

공모 주식량 등 공모 구조를 바꿔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할 계획인 케이뱅크 측은 "총공모주식이 8천200만주에 달해 현재 공모 구조로는 성공적인 성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상장 과정에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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