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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규 · 판례

[예규·판례]찜질방 불가마에서 사망해도 상해 인정될까?

(조세금융신문=양학섭 기자)요즘 같이 날씨가 쌀쌀한 날에는 몸의 피로를 풀기 위해 사우나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비지니스 관계로 저녁 늦게까지 술을 마신 경우에는 찜질방 불가마가 더욱 생각난다. 그러나 최근 술을 마시고 사우나에 갔다가 사망하는 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여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찜질방 사고는 여러 가지 입증에 대한 책임문제로 유족과 보험사간의 분쟁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 2010년 5월 저녁 ㅂ씨는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인천의 한 사우나 불가마에서 잠을 자던 중 다음날 사우나 불가마실 입구에서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가 없어 사우나 가마실의 높은 온도에 의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고 유족 A씨는 이를 근거로 보험사에 상해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B보험회사는 ㅂ씨가 외상이 없고 부검을 실시하지 않아 사망원인도 분명하지 않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사실관계>
당시 피보험자(유족) A씨는 B손해보험사에 2건의(2009년 5월 및 20019년 11월) 운전자보험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사망자(피보험자) ㅂ씨는 2015년 5월 15일 저녁 사우나에 들어가기 전 사우나에서 자고 가겠다고 유족들에게 연락하고, 아침에 사우나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상해에 대한 보험(2건) 보장내용은 각각 사망보험금 2천만원과 1천만원으로 총 3천만원이다. 당시 병원발행 시체검안서에는 직접적인 사망은 알 수 없고 사망의 종류도 불상 이라고 표기된 상태였다.

이에 유족 A씨는 2012년 4월에 보험금을 신청했으나 2012년 9월에 B손해보험사로 부터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해 유족 A씨는 2012년 12월에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에 사망보험금 3천만원에 대한 조정신청을 의뢰했다.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2010년 5월 ㅂ씨의 사망원인이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도 사고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발생했고, 원하지 않은 결과였을 뿐 아니라 고온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약관상 상해로 봐야하기 때문에 B보험사는 상해보험금 3천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조정했다.

"급격하고 우연한 사고다" VS "사망원인 알 수 없어 보험금 지급 어렵다" 
B보험사의 운전자보험약관(2건 동일) 제15조(보상하는 손해) 1항에는 회사는 피보험자(보험대상자)가 보험기간 중에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의수, 의족, 의안, 의치 등 신체보조장구는 제외)에 상해를 입었을 때에 그 상해로 생긴 손해를 이 약관에 따라 보상한다고 되어있다. 또 제16조(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 1항에는 회사는 피보험자의 자해, 자살, 자살미수, 형법상의 범죄행위 또는 폭력행위 사유를 원인으로 하여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되어있다.

또한 제17조(사망보험금) 1항에는 피보험자가 제15조(보상하는 손해)에서 정한 사고로 상해를 입고 그 직접결과로써 사고일로부터 2년 이내에 사망한 경우에는 보험가입금액 전액을 사망보험금으로 수익자에게 지급한다고 명시되어있다.

분쟁위는 B보험사 약관 제15조(보상하는 손해) 제1항에서 처럼 ‘보상하는 손해’에 해당하려면 이 건 사고가 첫째, 급격성, 우연성, 외래성 등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둘째, 그 사고와 상해, 즉 원인과 결과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약관 처럼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사고가 갑작스럽게 발생하거나 피보험자가 주관적으로 예견하지 않아 예견할 수 없는 순간에 발생하고(급격성), 계약자 등의 자발적인 의사가 아닌(우연성), 상해 또는 사망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아닌 외부 요인에 의한 모든 것(외래성)을 의미한다.(대법원 2010. 9.30.선고 2010다12241판결 등 참조)

즉 고온의 밀폐 공간에서 질식사고가 발생했다면 ㅂ씨가 예견하지 아니하였거나 예견하지 못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는 약관상 ‘급격성’과 ‘우연성’을 각각 충족한 것으로 봐야하며, 관할 경찰서에서 작성한 변사사건 조사기록처럼 ㅂ씨가 ‘술을 마신 채 사우나 74도의 뜨거운 불가마실에 들어가 찜질을 하며 잠을 자다 가마실의 높은 온도에 의해 질식 사망한 것’이라고 추정할 뿐 ㅂ씨가 평소 사망할 만한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증빙을 찾을 수 없으므로 ‘외래성’도 충족한다고 봤다.

사인 규명되지 않아도 사고 개연성 있으면 인과관계 인정
이에 B손해보험사는 상해 사고와 그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입증책임은 보험금 청구권자가 부담하며, ‘망인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지 않아 사망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유족들이 감수하여야 한다’는 판례[대법원 2010. 9.30.선고, 2010다12241판결]를 관련 근거로 제시하며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나 아래 사실 등을 감안할 때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법원은 민사 분쟁에서 ‘인과관계’라 함은 의학적·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사회적·법적 인과관계를 의미하므로 반드시 의학적·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 (대법원 2008. 4.24.선고 2006다72734판결 등 참조)이므로 일반 경험칙상 사고의 개연성이 충분히 존재한다면 그 원인(사고)과 결과(상해) 사이의 ‘사회적·법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또한 경찰서에서 작성한 변사사건 기록에는 ㅂ씨가 ‘술을 마신 채 사우나 74도의 뜨거운 보석 불가마실에 들어가 찜질을 하며 잠을 자다 가마실의 높은 온도에 의해 질식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사 판례(대법원 2008. 4.24.선고, 2006다72734판결)에서도 음주 후 사우나나 불가마에 방치될 경우, 혈관의 과도한 확장에 의한 저혈압 및 부정맥의 위험성 및 그로 인한 급사의 위험성이 증가하여 심혈관질환이 없는 사람의 경우에도 급사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이 건의 경우도 사인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법적 인과관계’를 부인하기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따라서 입증 책임과 관련하여 B보험사가 제시한 판례(2010다 12241판결)는 최근의 의학적 연구 및 실험 결과, 그 동안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켠 채 잘 경우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회적·법적 인과관계[대법원 1991. 6.25.선고 1990다12373판결]를 더 이상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이지 단지 부검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유족 A씨가 그 입증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한 B보험사는 ㅂ씨의 사망이 상해가 아니라 약관상 면책사유인 질병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보험 약관(제16조)에서 질병을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직접적이고 중요한 사망 원인이 된 경우에는 경미한 외부적 요인이 이에 가공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약관상 ’외래의 사고‘에서 제외한다는 취지라고 봐야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입증은 유족인 A씨가 부담한다고 하나, 여러 가지 판례와 정황을 봤을 때 불가마 내의 고온에 의한 질식 외에는 ㅂ씨가 평소 사망에 이를 만한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B보험사는 약관에서 정한 보험금 3천만원을 유족인 A씨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조정했다. [참고:금융분쟁조정위원회 조정번호 : 제2013-13호, 결정:2013.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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