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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트럼프의 그린란드 위협, 소련의 동맹 침공 역사 소환"

소련, 바르샤바 조약기구 이탈 막고자 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침공
전문가들, 나토 동맹국 간 침공 가능성 작게 보면서도 부정적 여파 우려
"동맹, 강대국 강요보다 구성국들 자발적 참여시 더 강력"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확보 위협이 냉전 시대 소련의 동맹국 침공을 떠올리게 한다고 영국 매체가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를 인용, 소련의 동맹국 침공이 과거 바르샤바 조약기구의 붕괴를 낳은 것처럼 트럼프의 그린란드 야욕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약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위해 덴마크령인 그린란드가 미국에 꼭 필요하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협상이 통하지 않으면 군사력으로 그린란드를 손에 넣는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으며 나토 동맹국인 덴마크와의 충돌 코스에 들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장악하는 것과 나토를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고까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나토 동맹국과의 충돌까지 불사한다면 과거 소련의 길을 그대로 따르게 될지 모른다.

 

과거 소련은 나토에 대응하는 동구권의 냉전 시대 기구이자 모스크바가 주도했던 바르샤바 조약기구 내 유럽 공산주의 동맹국들을 침공했다.

 

소련은 1956년 헝가리를 침공해 부다페스트 공산 정권을 무너뜨리려 했던 민중 봉기를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약 3천명이 피비린내 나는 시가전으로 목숨을 잃었다.

 

1968년엔 다른 바르샤바 조약 국가들의 군대까지 동원해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을 감행했다. 이를 통해 '인간적인 얼굴을 한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자유화 물결을 일으켰던 공산당 지도자 알렉산데르 둡체크의 '프라하의 봄'을 짓밟았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그린란드 장악과는 달리 당시 소련은 바르샤바 조약기구 회원국들의 이탈을 막겠다는 목적으로 동맹국을 침공했다.

 

미국 외교협회(CFR) 연구원이자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유럽 담당 국장을 지낸 찰스 쿱찬은 "소련의 무력 사용은 영토 정복이 아니라,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 정권의 등장을 막아 동맹의 통합성을 유지하려 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쿱찬은 "나토의 경우 냉전 초기부터 통합돼 놀라운 결속력을 유지해 온 동맹"이라며 "따라서 미국이 나토 동맹국과 전쟁을 벌일 수 있다는 건 정말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는 걸 막기 위해 덴마크는 나토 조약 제4조를 발동해 임박한 위협을 근거로 동맹 내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 만약 미국이 군사적 작전을 감행하고 덴마크가 집단방위 조항인 5조를 발동하려 한다면 이는 워싱턴을 나머지 동맹국 전체와 군사적 충돌로 몰아넣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쿱찬은 다만 이런 "비현실적인"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작게 봤다. 그는 1956년 수에즈 위기 당시 영국·프랑스에 대한 미국의 위협이나, 2003년 이라크 침공에 대한 프랑스·독일의 강력한 반대 등 과거 나토 내부의 갈등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쿱찬은 "현 백악관은 스스로를 리얼리티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주인공으로 여긴다"며 "미국이 동맹국을 공격할 준비를 하는 단계에 이른 세상은 아직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재의 긴장이 해소되더라도 1989년 동유럽 공산 정권들이 잇따라 무너지며 붕괴한 바르샤바 조약기구에 대한 소련의 행태는 나토에 중요한 교훈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미 예일대 역사학 교수인 존 루이스 개디스는 "소련이 자신 동맹국조차 신뢰할 수 없는 처지에 몰린 건 사실상 쇠퇴의 시작이었으며, 상당 부분 그들 스스로의 행동이 초래한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개디스 교수는 "여기서 동맹의 목적에 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단순히 적을 억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때로는 동맹 내 소국들의 이익을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 동맹은 강대국에 의해 강요당하는 것보다 구성국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더 강력해진다"고 말했다.

 

개디스 교수는 이어 "그린란드가 전략적 요충지이며, 수년 후 중국이나 러시아의 위협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은 타당하다"면서도 "하지만 미국은 이미 그린란드에 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런 일방적 도발보다 필요시 덴마크 정부의 협력을 통해 기지를 확장하는 게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그저 스스로 불필요한 마찰을 만들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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