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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산업

한경협 "최근 5년 기술 유출로 23조원 피해…외국인투자 심사 강화해야"

한경협 보고서…"미국·EU·일본은 투자 단계에서 안보 철저 검증"
심사대상 확대·경영권 취득 기준 하향 등 4대 정책과제 제안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최근 5년새 국내 산업계가 해외 기술 유출로 입은 피해가 23조원을 넘어섰다. 한국도 세계 주요국처럼 외국인 투자(FDI) 안보 심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14일 조수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의뢰한 '외국인 투자 안보 심사 제도 개선 방안 검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여간(2020년∼2025년 6월) 한국의 해외 유출 산업기술은 110건으로, 이중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한국 경제의 기반인 국가 핵심기술은 33건(30%)에 달했다. 이로 인한 산업계의 피해 규모는 약 23조2천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기술 유출 방식도 과거 단순 인력 스카우트 중심에서 벗어나 합작법인(JV), 소수지분 투자, 해외 연구개발(R&D) 센터 설립 등 투자 구조를 활용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외국인 투자가 기술·데이터·핵심 인프라 확보의 주요 통로로 떠오르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은 투자 단계에서 안보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2018년 제정한 외국인 투자심사 현대화법(FIRRMA)을 통해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인수합병(M&A)은 물론 핵심기술·시설 및 민감정보 관련 기업의 소수 지분 확보, 군사·핵심 인프라 인근 부동산 취득까지 외국인 투자 심사 대상에 포함했다.

 

EU는 2023년 '경제 안보 전략'에서 외국인 투자 안보 심사를 핵심 정책 수단으로 채택했다. 이듬해 '외국인투자심사 규정'에서는 공장이나 사업장을 직접 짓는 '그린필드' 및 간접 투자를 포함해 미디어·핵심 원자재 등 전략산업의 심사 대상 확대, 27개 회원국의 제도 도입 의무화 추진 등을 제시했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악의적 사이버 활동, 민감 정보 접근, 제3국 우회투자 가능성이 있는 투자자를 '특정 외국인 투자자'로 분류하고 별도 규제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 CFIUS 모델을 참고해 안보 중심의 심사기구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다만 한국은 심사 지분요건(외국인 지분 50% 이상 취득), 심사 대상(그린필드 투자 등 제외) 등 외국인 투자 안보 심사제도의 적용 범위가 주요국에 비해 좁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전략산업에 대한 안전망 구축을 위해 심사 대상 확대, 경영권 취득 기준 하향, 그린필드 투자 규율 등 4대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심사 대상은 데이터·핵심 인프라·공급망·광물·디지털 기반 등 국가 경제 안보와 직결되는 분야로 확대하고, 현행 안보 심사 대상 기준인 지분율 50%를 낮추거나 경영권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심사 대상에 포함하도록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잠재적 안보 영향을 고려해 그린필드 투자에 대한 안보 심사 적용을 검토하고, 간접 지배 형태의 투자 역시 외국인 투자 안보 심의 범위에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산업·기술 협력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약한 고리가 되지 않도록 FDI 안보 심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내 기업의 글로벌 파트너십과 공급망 연계가 위축되지 않도록 정교한 제도 운용 또한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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