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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 유통 · 의료

[단독] ‘쿠팡 최저가’ 판 흔든다…네이버, 물밑서 ‘가격 맞불’

가격 민감 ‘앵커 상품’부터 핀셋 공략
대기업 제조사들과 협력 논의
SSG·지마켓·11번가 가격은 배제…타깃은 쿠팡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네이버가 이커머스 시장의 ‘절대 강자’ 쿠팡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그동안 건드리지 않았던 ‘가격 경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판매자가 쿠팡 최저가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면 네이버가 한시적으로 물류비나 프로모션 등을 지원해 부담을 덜어 주는 방식이다. 그동안 ‘검색’과 ‘멤버십’을 앞세웠던 네이버가 “쿠팡보다 비싸다”는 소비자 인식을 깨기 위해, 일부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실상의 정면 승부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5일 유통 및 IT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네이버는 최근 주요 대기업 제조사들과 접촉해 핵심 품목에 대한 판매가를 쿠팡 수준으로 맞추는 새로운 프로모션 및 지원 정책을 조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 네이버, ‘변형된 가격 매칭’ 협상…“강요 아닌 거래”

 

네이버가 택한 방식은 ‘변형된 가격 매칭’이다. 네이버는 판매 가격을 직접 통제할 수 없는 중개(3P) 사업자다. 가격 결정권을 쥔 직매입 사업자(쿠팡)와 달리, 플랫폼이 가격을 임의로 조정했다가는 공정거래법상 ‘경영 간섭’이나 ‘재판매가격 유지행위’로 제재를 받을 소지가 크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강제’가 아닌 ‘거래’ 형식을 택했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제조사에 ‘쿠팡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달라’고 제안하면서, 이에 따른 판매자의 마진 감소분은 ‘네이버 배송’ 물류비 지원 등으로 상쇄해 주는 구체적인 ‘지원안’까지 테이블 위에 올려둔 상태”라고 말했다.

 

즉, 판매자의 자발적 가격 인하를 유도해 법적 리스크는 피하면서, 실질적인 시장 가격은 쿠팡과 대등하게 맞추려는 고도의 ‘우회 전략’으로 풀이된다.

 

◆ 가격 민감 ‘핵심 품목’ 집중

 

다만 네이버의 이번 전략은 전 품목이 아닌,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앵커 상품(Anchor SKU)’에 집중될 전망이다.

 

쿠팡이 AI와 전담 인력을 통해 실시간으로 경쟁사 가격을 추적·조정하는 ‘다이나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을 모든 품목에서 전면적으로 따라잡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네이버 역시 과거 대응책을 검토했으나, 멤버십·쿠폰·배송 조건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쿠팡의 가격 구조를 외부에서 일일이 추종하는 것은 실익이 적고 구조적 한계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반복 구매가 잦은 생필품 영역부터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제조사와 협력해 몇 가지 대표 품목에서라도 ‘체감가 격차’를 지우면, “생필품은 무조건 쿠팡”이라는 소비자의 고정관념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 물류비 부담 안고 ‘쿠팡’ 집중…양강 구도 굳히기

 

관건은 네이버가 감당해야 할 출혈의 규모다. 자체 물류센터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쿠팡과 달리, 네이버는 CJ대한통운 등 외부 물류사와의 ‘연합’ 모델이다. 구조적으로 쿠팡보다 물류 원가가 높은 상황에서 만약 판매자 지원까지 더해질 경우, 네이버 커머스 부문의 수익성에 일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럼에도 네이버가 이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최근 쿠팡을 둘러싼 시장 환경 변화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쿠팡이 잇단 악재로 주춤한 사이 네이버 이용자 수가 반등하는 등 시장의 틈새가 보이자, 네이버가 이 기회를 살리기 위해 ‘비용 보전’이라는 공격적인 카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네이버는 이번 협상에서 SSG·지마켓(신세계그룹), 11번가 등 다른 경쟁자들의 가격은 배제하고 오직 선두 ‘쿠팡’의 가격만을 타깃으로 삼았다. 1위와의 맞대결에 화력을 집중해 ‘양강 구도’를 굳히겠다는 의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제조사의 판매 가격에 관여하지 않으며, 상품 가격과 관련한 물류비 인하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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