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흐림동두천 17.2℃
  • 흐림강릉 23.4℃
  • 연무서울 17.6℃
  • 흐림대전 18.4℃
  • 흐림대구 19.7℃
  • 흐림울산 21.6℃
  • 흐림광주 18.1℃
  • 흐림부산 19.0℃
  • 구름많음고창 19.2℃
  • 구름많음제주 20.0℃
  • 흐림강화 15.7℃
  • 흐림보은 17.4℃
  • 구름많음금산 17.4℃
  • 흐림강진군 19.0℃
  • 흐림경주시 20.8℃
  • 구름많음거제 22.3℃
기상청 제공

은행

지주회장과 자은행장간 갈등, 원인과 해법?

하나의 조직에 두 개의 의사결정기구 존재, 낙하산 인사 등이 빚은 필연적 결과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 문제를 둘러싸고 지주사와 자은행 간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금융지주회사 체제 무용론 내지 폐지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KB금융 사태가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체제에 내재된 두 가지 근본적 문제가 낳은 필연적 결과이며, 나아가 이것이 KB금융만의 문제도 아니고 새로 생겨난 문제도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첫째, 제도적 결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주요 시중은행들은 모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였으며, 예외없이 지주사가 자은행의 지분을 100% 보유한 완전자회사 구조를 갖고 있다. 지주사와 완전자회사는 사실상 하나의 조직(economically one entity)인데, 각기 별도의 의사결정기구(CEO, 이사회,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등)를 두다 보니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다분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제41조의4에서는 완전자회사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지배구조 특례 규정을 두었으나, 감독당국의 창구지도로 인해 이를 적용한 사례는 사실상 하나도 없었다.
금융회사에는 주주 이외에도 예금자 등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완전자회사에도 사외이사 등 별도의 감시기구를 둘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현실의 결과는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불완전 판매, 정보유출, 사기대출 등의 금융사고들이 잇따른 것을 볼 때, 완전자회사에 별도의 감시기구를 두었다고 하더라도, 금융소비자의 보호 및 건전경영의 제고 측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하였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지주회사가 완전자회사의 사외이사를 모두 선임하는 상황에서는 그 사외이사(outside director)는 독립이사(independent director)일 수가 없고, 따라서 독립적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사실상 하나의 조직 내에 두 개의 의사결정기구가 작동하다 보니, 지주사가 컨트롤 타워 기능을 상실하면서 형해화되거나 또는 지주사와 자은행이 충돌하는 역효과만 부각되었다.


둘째, 이상의 잠재적 충돌 가능성을 현실화한 것이 바로 낙하산 인사 관행이다.
우리나라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특히 KB금융과 우리금융의 경우 언제나 연원이 다른 낙하산(모피아, 연피아, 정피아 등)이 지주사 회장과 자은행 행장으로 임명됨으로써 우리나라 금융지주회사 체제가 애초의 취지를 살려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상의 두 가지 문제에 대한 처방이 필요하다.

우선, 세월호 사건 이후에 ‘관피아 척결’ 방안이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다. 금융권의 낙하산 인사 관행을 해소하는 것도 그 한 부분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현 CEO의 유고 사태 이후에 부랴부랴 회장후보추천위원회 등의 임시위원회를 꾸려 다음 CEO를 선발하는 방식을 벗어나, 금융회사의 이사회 주도 하에 차기 CEO 잠재후보군을 발굴·훈련·홍보하는 과정을 거쳐 그 결과로서 조직 내외부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는 인사를 선발하는 ‘CEO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의 취지부터 다시 살펴보자. 최근 일련의 사건·사고들이 잇따르면서 금융지주회사 무용론 내지 폐지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문제의 표피적 원인만을 제거하려는 대증적 요법에 불과하다. 은행·증권·보험 등의 겸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 확보는 현대 금융산업의 트렌드이자 경쟁력 제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주회사 체제 이외의 현실적 대안을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지주회사를 폐기하자는 주장은 각각의 금융회사들이 독립경영하는 전업주의로 돌아가거나 또는 삼성그룹의 금융소그룹처럼 다단계 교차출자구조로 하자는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결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없다.
우선, 금융산업은 정보산업으로서, 하나의 업무처리 과정에서 취득한 고객정보를 다른 업무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공유가 겸업화의 최대 이점이다. 물론 이는 고객의 권익 침해 등 이해상충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금지되는 것이나, 금융지주회사 체제에서는 지주사의 내부통제 하에 자회사간 정보공유를 가능케 함으로써 겸업화의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고객정보를 마케팅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하다가 정보유출 사고를 불러왔기 때문에, 위험관리·상품개발 등의 경영전략 목적으로만 고객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금융지주회사법이 개정되었다.
다른 한편, 이해상충 방지의 차원에서 금융산업에서는 서로 다른 업종 간의 임원겸직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원칙이나, 금융지주회사법은 지주사의 임직원이 자회사의 임원을 겸직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다(법 제39조). 이 역시 금융지주회사 체제가 갖는 시너지 효과의 주요한 원천이 된다. 임원겸직을 통해 지주사와 자회사 간의 경영정보 흐름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지주사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금융지주회사 체제에서의 임원겸직, 나아가 완전자회사 지배구조 특례는 지주사 위주의 경영을 용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효율성 증진에는 긍정적 효과를 가지나, 지주사의 전횡을 불러오거나 예금자 등 자회사 이해관계자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결국 선험적 정답이 없는 문제다.


다만, 법규정과는 달리 완전자회사에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강제했던 현재까지의 방침이 의도한 결과를 낳지 못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완전자회사의 사외이사를 전적으로 지주사가 선임하는 조건에서, 더구나 사외이사에 대한 내외부의 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외이사가 고무도장으로 전락해버린 현실에서, 법으로 허용된 지배구조 특례를 감독당국의 창구지도로 불허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모든 금융지주회사들은 완전자회사 지배구조 특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를 허용하여 지주사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하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엄격하게 사후 제재하는 방향으로 법제도와 관행을 발전시키는 것이 올바른 선택일 것이다.

지배구조 특례의 원래 의미는, 지주사의 이사회와 완전자회사의 이사회를 하나로 만듦으로써, 지주사의 사외이사가 완전자회사의 사외이사 역할도 겸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주사 이사회의 전략적 통제 권한을 강화하는 만큼, 지주사 이사회의 책임을 엄격하게 물을 수 있는 장치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경제개혁연대는 완전자회사 지배구조 특례의 현실화를 위한 조건으로서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한다. 금융위와 국회의 적극적인 검토를 요구한다.

첫째, 금융사고 내지 건전성 악화 등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감독당국이 시정조치로서 지배구조 특례가 인정된 완전자회사에 다시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으로 현행 금융지주회사법 제41조의4를 보완해야 한다. 금융지주사 및 그 이사회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 자회사의 독립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후적 시정조치를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사전적 금지 규제를 완화하고자 한다면, 사후적 감독 수단을 강화하는 것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둘째, 지주사 이사회의 완전자회사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법에 명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행 법 제41조의4 제1항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지배구조 특례를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완전자회사 지배구조 특례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지주사 이사회에 완전자회사에 대한 적극적 감독 책임을 부여하는 명시적 법률 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금융지주회사 이사회가 해당 완전자회사등의 대표이사에게 위임한 사항은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정도의 규정이 추가되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예컨대, 이번 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 건과 같이 완전자회사의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안건의 경우 반드시 지주사 이사회가 통제권을 행사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지게하는 것이다.

셋째, 지주사의 외부 주주가 자회사·손자회사의 이사들에게 대표소송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다중대표소송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외부 감시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주주대표소송이 가장 실효성 있는 수단이나, 완전자회사에는 소송을 제기할 외부주주가 없다. 결국 이 문제는 다중대표소송 제도의 도입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은 완전자회사의 지배구조 특례를 인정하는 대신 지주사에 경영관리위원회나 리스크관리협의회 등의 내부 감시장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외부 감시장치 없이는 내부 감시장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경험법칙이다. 다중대표소송이야말로 외부 감시장치의 핵심이다. 



경제개혁연대 <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