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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투명성 위한 외부감사제도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지정감사제’ 확대실시…감사공영제·전면지정·배정 필요
감사위원회· 내부회계관리제도 접목해야


(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5조원대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로 수조원의 혈세가 투입되면서 우리나라의 회계 투명성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회계업계 일각에서는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가 겉으로 밝혀진 일부 기업에서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상당수 기업에서 광범위하게 행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대기업 등의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의혹 등으로 투자자 피해, 국가신인도 훼손 등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에 대해 외국에서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최근 발표한 2016년 국제 경쟁력 평가의 ‘회계와 외부감사의 적절성’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61개국 가운데 최하위 자리에 머물렀다. WEF 조사에선 140개국 중 72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설문조사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지만 한국의 회계·감사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인식은 금융당국과 기업과 회계법인 등도 인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해운·조선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연달아 불거지고 있는 분식회계·부실감사 논란은 회계투명성 제고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당수 기업들이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 유혹에 쉽게 빠지고 있는 것은 분식회계로 얻는 이익에 비해 처벌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분식회계 사범 처벌은 주요 자본주의 선진국과 비교할 때 처벌강도가 낮다. 작년 3천800억 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된 대우건설은 2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는데 그쳤으며, 대우건설의 당시 대표이사가 부과받은 과징금은 1천200만 원에 불과했다.


분식회계를 제대로 적발해내지 못한 외부감사인 삼일PwC도 10억6천만 원의 과징금을 내는 선에서 책임을 모면했다.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대우조선 역시 5조 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최종 확인돼도 금융당국의 제재는 과징금 20억 원에 그칠 전망이다.


반면 외국의 경우 대형 분식회계가 발생할 경우 강력한 처벌을 받고 있다.
엔론과 월드컴은 2001년, 2002년 잇따라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됐으며 엔론의 제프리 스킬링 최고경영자(CEO)는 징역 24년을, 월드컴의 버니 에버스 CEO는 징역 2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물론 금융당국은 기업들의 분식회계가 사그라들지 않자 지난 7월 18일부터 분식회계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회사 감사(감사위원)와 부실 감사를 초래한 회계법인 실무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회사의 감사가 형식적인 감사로 감사보고서를 발행하거나, 내부 통제상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중대한 회계 오류가 발생하면 감사의 직무수행 소홀 정도 및 위법행위의 중요도에 따라 해임권고와 더불어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또 회계업계의 ‘디렉터’, ‘매니저’ 등 중간 감독자에 대해서도 분식회계의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됐다.
회계법인 중간감독자가 감사업무 담당이사(주책임자)의 지시·위임에 따라 위법행위를 지시, 가담 또는 묵인하는 등 고의적으로 회계기준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공인회계사 등록취소와 함께 검찰에 고발 등 중징계가 내려진다.


지금까지는 부실 감사의 책임을 업무담당 이사에게만 물었고 중간 간부는 직접적인 책임을 지지 않았다.
또 금융당국은 지난해 양정기준 개정으로 도입하려 했다가 ‘과잉규제’라는 규제개혁위원회의 철회 권고로 무산된 회계법인대표의 부실감사에 대한 감독소홀 책임과 관련, 직무정지 및 공인회계사 등록을 취소하는 제재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와 관련 김유경 삼정KPMG 상무이사(감사위원회 지원센터리더)는 “회계투명성의 출발점은 기업이므로 기업의 내부통제장치인 감사위원회와 내부회계관리제도와 접목하여, 이러한 장치가 보다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장치로써 외부감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감사인은 감사위원회가 기업 내부에서 회계감독을 하는데 핵심적인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며 “경영자가 구축·운영하는 내부회계관리제도가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작동되도록 외부감사방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가 외부감사인을 지정하는 ‘지정감사제’를 전면 확대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지고 있다.
박윤종 안세회계법인 대표는 “기업자신을 감시·조사하는 감사인을 기업이 스스로 고른다면 누가 보더라도 독립적 관계는 아니다.”고 지적하며 “감사인 선임방식을 임의선임(자유계약)방법에서 감사공영제·전면지정·배정방법으로 바꾸어야한다”고 밝혔다.


이총희 청년회계사회장은 “우리나라는 기업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외부 감사인을 선임하는 자유수임제를 채택하고 있다”며 “기업이 원하는 대로 회계 정보가 나오면 회계 투명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대안으로 ‘지정감사제’ 확대실시가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분식회계·부실감사 논란이 터질 때마다 거론되는 것이 감사보수 문제다.
공인회계사 관계자는 “분식은 결국 해당 회사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깥에서 아무리 회계감사 처벌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막기가 힘들다”며 “기업 투명성 제고가 결국 국가의 경제와도 직결되는 만큼 감사보수를 현실화해 회계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정책의 기본이 되는 국가 통계는 결국 기업통계가 바탕이 되는데 그만큼 회계 투명성은 국가 경제에 중요한 부문”이라면서 “회계산업이 바로서기 위해 감사보수가 현실화 돼야 퀄리티 있는 감사가 이뤄지고 회계가 바로 서고 경제가 바로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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