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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증여세, '형평성 vs 효율성' 무엇이 먼저일까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제51회 납세자의 날 기념 심포지엄 개최
'상속·증여세제가 부의 축적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 논의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상속·증여세는 형평성과 효율성의 논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대표적인 세목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10일 ‘상속·증여세제가 부의 축적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제51회 납세자의 날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합리적인 상속·증여세의 운용 방안에 대해 모색하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열렸다.


박형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의 인사말을 통해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상속·증여세제를 유지·강화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과 함께, 저성장·고령화 사회에 직면한 우리 경제에 투자와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상속·증여세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령층에 집중돼 있는 자산이 젊은 계층으로 원활하게 이전될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인 상속세 및 증여세제 운용 방안에 관한 논의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심포지엄의 주제발표는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세수추계패널센터장이 맡았다. 오 센터장은 ‘상속·증여세제가 부의 축적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발표에서 "증여세의 공제제도를 확대해 사전증여를 유도한다면 소비가 진작될 것인가에 대해 설문조사와 실증분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오 센터장의 조사에 따르면, 30~45세의 자녀세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부모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다면 저축이나 투자에 사용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고, 단기적으로 소비보다는 저축에 사용하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센터장은 "실증분석 결과, 상속·증여세제가 불평등도를 악화시키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상속·증여세제는 부의 대물림을 축소하여 자산 불평등도를 개선할 것이라는 생각과 배치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타적인 동기로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할 경우 부모는 자산을 적게 보유하고 있는 자녀에게 더 많은 자산을 이전하며, 증여세제의 완화는 이러한 자발적인 부의 재분배를 활성화시켜 자산 불평등도를 개선시킨다”고 말했다.


따라서 “상속·증여세제는 오히려 경제주체의 자산이전에 대한 의사결정에 왜곡을 발생시켜 불평등도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론적 모형이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 시킴으로써 도출된 결론일 수 있으며 상속·증여세제가 부의 재분배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같은 오 센터장의 발표에 대해 토론을 맡은 패널들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김갑수 한국세무학회 회장은 “증여세 공제액을 대폭 올려도 자산규모를 가속화 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부자지간을 하나의 경제단위로 보면 경제적 불평등을 오히려 심화시킨다”고 말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부모세대의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 고민해볼 시기”라며 공제 확대는 “제3자나 공익법인 기증에 있어 부정적 효과를 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또 “부의 재분배라는 사회정의에는 반대로 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윤지현 서울대 교수는 가족을 하나의 경제단위로 묶는 시각에 반대하고, "우리나라는 가계를 하나의 단위로 부나 소득을 측정해서 과세하기보다는 개개인 단위로 세금을 매긴다"며 "부부합산과세와 가구합산과세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이 났다"고 언급했다.


다만 “상속세·증여세는 조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상속세·증여세는 '공평'과 관련된 핵심세제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주 기획재정부 과장은 “전체 조세에서 상속세·증여세의 차지 비중이 극히 미미하며 국민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현실에서 증여세 공제 확대는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장경덕 매일경제 논설위원은 “상증세는 우리사회가 부의 대물림에 대해서는 조금 봐주고 소비를 촉진해서 모두가 혜택을 보는 사회로 갈 것인지 아니면 상증세를 강화해서 부의 대물림에 대해 엄격하게 대응해 형평성을 선택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또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상증세만 가지고 논의할 것이 아니라 세제 전체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진행을 맡은 곽태원 서강대학교 명예교수는 마무리 발언에서 “상증세 문제에 있어서 과거의 재산형성 과정이 무시된 채 형평만 지나치게 강조되는 측면이 있다”며 "전체적인 세제차원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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