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흐림동두천 20.1℃
  • 구름많음강릉 25.4℃
  • 연무서울 20.3℃
  • 흐림대전 21.4℃
  • 구름많음대구 26.6℃
  • 맑음울산 21.0℃
  • 흐림광주 20.0℃
  • 연무부산 17.7℃
  • 흐림고창 19.8℃
  • 구름많음제주 18.1℃
  • 흐림강화 15.6℃
  • 구름많음보은 22.1℃
  • 흐림금산 22.2℃
  • 흐림강진군 20.3℃
  • 맑음경주시 27.1℃
  • 흐림거제 18.9℃
기상청 제공

문화

[김동식의 와인기행] 뉴질랜드 ‘실레니’ 와인 속엔 대자연의 ‘원초적 본능’ 가득

남서 태평양 끝자락, 뉴질랜드.
‘청정 대자연’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반지의 제왕’ 등 판타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해 1년 내내 관광객 발걸음이 분주하다. 특히 남반구에 위치, 우리나라 계절과 정반대이다 보니 한여름에 스키 여행을 떠나는 등 이색 체험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그러나 요즘 뉴질랜드에서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이슈는 와인 산업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와인이 유럽 전 지역은 물론 아시아권 애호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덩달아 포도 재배 면적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신세계 와인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뉴질랜드는 와인 후진국에 속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국내용 와인만 생산, 외부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소비뇽 블랑과 피노 누아를 선봉으로 ‘가격 대비 품질 좋은 와인’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뉴질랜드 주요 와인 생산지는 크게 북섬[호크스 베이(Hawke's Bay), 기스본(Gisborne), 오클랜드(Oakland), 황거레이(Whangarei)]과 남섬[말보로(Marlborough), 넬슨(Nelson), 크라 이스트처치(Christchurch)] 두 곳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중 호크스 베이는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와인이 생산된 곳이다.

사실 뉴질랜드는 온난한 해양성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 큰 폭의 일교차 등 포도를 재배하기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중앙산맥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건조한 기후도 풍부한 당도와 응축된 맛을 유지해준다. 그와 함께 유럽으로 와인공부를 떠났던 젊은 사람들이 속속 들어오면서 양조기술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격 대비 품질 좋은 와인’ 유럽서 인기
며칠 전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실레니 에스테이트(Sileni Estates)’의 와인 테이스팅 행사가 서울 강남 SMT 서울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열렸다. 진행은 북아시아 태평양 본부장 사이먼에이브리 씨가 맡았다. 이날 선보인 와인은 모두 다섯 종류. 끝없이 펼쳐진 대자연의 원초적 본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언제, 어디서나 마시기 좋은 와인’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실레니 에스테이트는 뉴질랜드를 대표 하는 와인 산지 중 하나인 북섬 호크스 베이에 자리 잡은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수출물량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뇽 블랑 외에도 ‘피노 그리’나 ‘세미용’ 등 다양한 화이트 와인 품종을 재배하고 있다. 레드 와인 포도로는 메를로, 피노 누아가 대표적이다.


먼저 실레니 셀라 셀렉션 스파클링 소비뇽 블랑으로 시작했다. 전형적인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으로 북섬 호크스 베이에서 생산된 소비뇽 블랑 100%를 사용했다. 진하고 부드러운 맛과 향이 가장 큰 특징이다.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다.


시간이 지나도 툭툭 터지는 거품이 지속적으로 올라와 청량감을 더한다. 밝은 조명 아래서 잔을 비춰보면 옅은 초록 컬러가 돋보인다. 라임이나 레몬, 피망 등 다소 자극적인 소비뇽 블랑 특유의 향이 잘 녹아있다. 산도와 당도 밸런스도 여느 와인 못지않아 ‘마실수록 정이 든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풍부한 산도 시원한 청량감 유지
다음은 실레니 셀라 셀렉션 소비뇽 블랑으로 넘어갔다. 와인을 잔에 따르면 초록이 감도는 옅은 레몬 컬러에 마음 설렌다. 맛 또한 첫 모금부터 상쾌하다. 아무리 초보자라도 풀 내음과 레몬, 라임 등 새콤한 과일 향을 쉽게 잡을 수 있다.


‘시원한 청량감은 풍부한 산도 덕분’ 이라는 것이 진행자의 설명이다. 미세하게 느낄 수 있는 ‘잔 당’ 역시 특유의 감칠맛을 더한다고. 미디움 바디로, ‘마시기 쉽고 편한’ 실레니 와인의 대표 선수 급으로 보면 정확하다. 남섬 말보로에서 생산된 소비뇽 블랑 100%를 사용했다. 알코올 도수는 12%다.


정통 부르고뉴 스타일로 승부
반면 ‘스트레이츠 소비뇽 블랑(2016)’의 알코올 도수는 13%로 약간 높은 편이다. 잔당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입안에서 상큼하고 깨끗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번엔 레드 와인으로 넘어가자. ‘더 트라이앵글 메를로’는 뉴질랜드 테루아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한 와인이다. 진한 붉은 컬러와 잘 익은 자두, 감초, 시가 등 스파이시한 향을 함께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초콜릿 분위기의 진한 질감과 벨벳처럼 부드러운 타닌감이 매력적이다.


산도 역시 강하지 않아 그야말로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메를로 와인이다. 주스 80%는 프렌치 오크통에서 14개월간 숙성시킨 후 병에 담는다. 북섬 호크스 베이에서 재배한 메를로 100%를 사용하며, 알코올 도수는 13%다.


‘더 플라토 피노 누아’도 실레니 에스테이트를 대표하는 레드 와인 중 하나다. 김정우 매니저는 “이 시리즈는 화산활동으로 남북이 길게 뻗은 뉴질랜드 떼루아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깊이 있고 전통적인 스타일의 복합미 풍부한 실레니 와인의 특성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붉은 톤이 강한, 밝고 진한 장미 컬러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와인 잔에 코를 박고 있으면 붉은 꽃과 베리류의 향을 느낄 수 있다. 좀 더 시간이 지나자 이번엔 은은하게 올라오는 오크, 카라멜향도 잡을 수 있다.


바디감은 미디엄 정도이며 타닌은 섬세하고 우아하다는 표현이 적당하다. 신대륙 와인 스타일이 가미됐지만 전체적인 캐릭터와 색깔은 피노 누아의 본고장 부르고뉴에 가까운 와인이다. 프렌치 오크통에서 9개월 숙성시켰다. 북섬 호크스 베이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 100%를 사용했으며 알코올 도수는 13.5%다.




[프로필] 김 동 식
• 국제 와인전문가 자격증(WSET Level 3)

• ‘와인 왕초보 탈출하기(매일경제)’, ‘김동식의 와인 랩소디(헬스조선)’ 등 와인 칼럼 연재

• 서울시교육청 등 와인교육 출강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