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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공익재단, 작년 목적사업비 비중 '1%'

이재용 부회장 이사장인 삼성문화재단 목적사업 비중도 23%에 그쳐
최태원 회장 SK행복나눔재단 87%...故 구본무 회장 LG연암문화재단 66%

(조세금융신문=이한별 기자) 재벌대기업 소속 공익법인에 사정(司正)당국의 칼날이 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사장 연임이 결정된 삼성생명공익재단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일각에서 총수일가가 당초 설립목적과 달리 편법 경영권 승계나 지배력 유지 수단으로 공익재단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다.

 

4일 국세청에 따르면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작년 총지출(1조4372억원) 가운데 목적사업비(171억원) 비중이 1.1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3년간 총지출(4조70억원) 대비 목적사업비(384억원) 비중은 0.95%로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목적사업비는 공익재단이 '공익'이라는 설립 목적과 직접 연관있는 부문에 사용한 지출을 나타내는 항목이다. 목적사업비 지출 비중은 공익재단에 들어오는 돈을 목적에 맞게 제대로 사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목적사업비 지출 비중이 50% 미만을 보이는 등 공익사업비 지출에 인색한 공익재단들이 재단 자산을 활용해 총수일가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작년 말 기준 그룹 지배구조 핵심 역할을 하는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지분율이 각각 2.18%, 1.05%를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 삼성SDS 종속기업인 ▲에스코어(0.14%) ▲미라콤아이엔씨(0.14%)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같은 기간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삼성문화재단 또한 삼성생명과 삼성물산 지분율이 각각 4.68%, 0.60%를 기록했다. 이 밖에 삼성 계열사 지분율이 ▲삼성SDI(0.58%) ▲삼성증권(0.21%) ▲삼성화재(3.06%) ▲삼성전자(0.02%) 등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작년 말 기준 총지출(397억원) 가운데 목적사업비(91억원) 비중이 23.15%에 불과하다. 이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공익재단 가운데 총수일가가 이사장으로 오른 4대그룹 공익재단과 비교해봐도 목적사업비 비중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작년 말 기준 총지출(194억원) 가운데 목적사업비(153억원) 비중이 79.31% 수준이다.  최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SK행복나눔재단 또한 목적사업비 비중이 87.04%에 달한다.

 

이 밖에 LG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LG연암문화재단과 LG연암학원은 작년 말 기준 목적사업비 비중이 각각 66.29%, 86.18%를 나타낸다. 다만 구본무 전 LG 회장의 별세로 현재 이사장이 공석인 상태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총수일가가 이사장에 올라있지 않다.

 

삼성 계열사 재단 관계자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나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술관이나 병원 등 수익이 발생하는 사업의 경우 세금 산출 등을 이유로 수입사업으로 분류하고 나머지를 고유의 목적사업으로 분류한다"며 "수입사업으로 분류되는 항목 또한 사실상 목적사업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도 이 부분을 감안해서 올해부터는 공익법인 회계기준이 새로 적용돼 병원이나 미술관도 목적사업으로 분류된다"며 "이에 따라 목적사업비 비중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총수일가 지배력 강화 수단 비판 여전

 

공익재단은 이사장에 오른 총수일가가 재단을 통해 우호지분을 확보하거나 재단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의 의결권을 우호적으로 행사하는 등 지배력 강화나 세습 등에 재단을 활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정부가 공익법인에 출연한 계열사 지분 5%(성실공익법인 10%) 이내에서 상속, 증여세를 등을 면제하고 있어 절세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앞서 2016년 2월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SDI가 보유 중이던 삼성물산 주식 3000억원어치를 매입한 바 있다.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소장으로 활동한 경제개혁연대는 이에 대해 "공익법인이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권 승계를 위한 또 다른 ‘편법’이라는 비난을 자초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대기업이 소유한 공익재단을 들여다 보겠다고 한 것은 공익재단이 설립취지와 다르게 승계과정에서의 절세나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 등에 이용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총수일가가 공익재단 이사장에 올라있으면서 정작 목적사업에 사용하는 지출이 적다면 이 같은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재벌대기업 공익재단은 계열사 주식 보유한 경우가 많아 그룹 지배구조를 위해 쓰이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며 "공익재단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하거나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이 같은 논란을 차단할 수 있는 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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