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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심의만 두 달 삼성바이오…반쪽 결론 논란

회계변경 사안 판단 유보…금융위, 금감원 관계악화 우려 비등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심의 결과에 대한 비판적 평가들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력과 관련된 핵심쟁점을 피해간 ‘반쪽 결론’이라는 지적이다.

 

증선위는 어제(12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관련 5차 회의를 진행한 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1일 금융감독원이 삼성바이오 사전조치안을 공개한 이후 두달여 만이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협력사 미국 바이오젠과 체결한 콜옵션 약정사항에 대한 공시를 고의로 누락한 것으로 결론내고 담당임원 해임권고와 검찰고발, 감사인 지정 등의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구조를 부당하게 변경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핵심 혐의에 대한 금감원의 판단이 유보돼 있어 조치안의 내용이 행정처분의 명확성과 구체성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결론이다. 증선위는 금감원에 해당 사안에 대한 감리를 추가로 실시한 후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구조 문제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쟁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감원은 과거 삼성바이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기준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꾸는 과정에서 분식회계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삼성바이오는 상장 직전년도인 2015년 삼성바이오를 자회사에서 관계사로 전환시키며 1조9000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자회사가 관계사로 변경되면 회계처리 상 장부가액으로 평가되던 보유지분이 공정가액(시장가액)으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 평가 방식을 장부가액에서 시장가액으로 변경할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 때문에 종속회사에서 제외시켰다고 반박했다.

 

핵심쟁점에 대한 확실한 판단을 증선위가 내놓지 못하자 정계와 시민단체에서는 ‘반쪽 짜리 결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선위가 ‘담당임원 해임권고, 감사인지정 및 검찰고발’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사실상 금감원에게 다시 미뤘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지배력 판단 부당 변경’에 대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추가감리 형태를 빌어 ‘기각’ 판정을 한 것”이라며 “금융감독원이 이미 특별감리까지 한 상황에서 추가 감리의 실익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이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감리 요청을 받은 금융감독원 역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증선위가 금감원 감리안을 심의한 후 다시 감리를 요청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겸 증선위원장은 재감리를 요청하며 ‘명령’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근 삼성증권 배당 오류 조사결과,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 등의 사안에서 이견을 내비쳐온 금융위와 금감원의 관계가 보다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13일 오전 11시에 입장 표명을 위한 긴급브리핑을 계획했다가 1시간 전에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대신 최대한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금감원은 “증선위가 삼성바이오 감리와 관련해 지난 6월부터 두 달에 걸친 여러 차례 회의 끝에 심사숙고해 결정한 내용에 대해 존중한다”며 “면밀히 검토해 구체적인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 측은 증선위의 발표에 대해 “공시 누락을 지적받은 2012~2014년은 상장사가 아니었다”며 “콜옵션과 주주 간 약정 사항을 공시하지 않아 피해를 입을 일반 투자자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IFRS 국제 회계 기준에 따라 모든 회계 처리를 적법하게 이행했다”며 “금감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사에서 관계사로 바꾼 사안을 가장 문제 삼았는데 증선위가 이 판단을 보류한 것은 명백한 위법 행위가 아님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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