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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가격 과세위험과 대응전략

국제적인 동향에 대응전략을 고민하고 글로벌 위상에 걸맞은 관리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 등록 2014.10.25 11:31:09
(조세금융신문) 해외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해외 관계사가 실현하는 글로벌 영업성과가 한국기업의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세계 각국의 과세당국들은 자국의 과세소득을 확보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세무조사를 하고 있고 최근 들어 거액의 과세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다국적기업들의 관계사간 국제거래에 대한 과세문제는 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조세행정이 발달한 선진국에서 제기되어온 이슈였지만, 최근에는 중국, 베트남,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우리기업들이 많이 진출해있는 국가의 과세당국들도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예전에는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의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문제가 주된 이슈였는데 최근 해외관계사와 국제거래가 있는 한국기업들의 이전가격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전가격이란, 다국적기업이 특수관계에 있는 해외 관계사와 수행하는 재화, 용역, 무형자산, 금융 등 모든 국제거래에 적용되는 거래가격을 의미한다. 거래가격에 따라 각국의 과세소득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자국 소재 납세자의 과세소득이 부당히  낮게 신고 된 경우 해당 과세당국이 이러한 거래가격을 부인하고 제3자 독립기업간 거래가격, 즉 정상가격을 기준으로 과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상가격원칙(arm’s length principle)이 국제적 기준으로 확립되어 있다.
  
다국적기업들은 각국의 시장상황, 사업환경, 세율차이, 관계 회사간 경쟁우위, 추가 투자기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룹전체의 이익극대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전가격을 결정하고자 한다. 반면 과세당국들은 국가 간의 공정한 소득배분을 명분으로 과세소득 확보수단으로 이전가격세제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전가격 문제는 국제거래를 하는 모든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항이 되고 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공격적인 이전가격조사 등 각국의 적극적인 과세권 행사의 주된 배경으로, 국제적인 장기불황, 국가예산 증대 등에 따른 세수부족 문제를 과세규모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는 이전가격세제를 통해 해결하려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실제로 중국 과세당국은 이전가격 조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고, 특히 영업이익이 낮은 납세자에 대하여 자국의 세수가 감소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거래가격을 웬만해서는 정상가격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또한 최근 국제조세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G-20국가의 논의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고 있는 ‘세원잠식 및 소득이전(BEPS, Base Erosion and Profit Shifting)’ 방지를 위한 국제기준에 관한 논의이다. 현재 2015년 까지의 Action Plan이 나와 있고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각 국가들이 OECD의 논의에 따른 권고안을 자국 세법에 도입할 경우, 다국적기업들의 국제거래에 대한 과세정보 제출 및 보고의무가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이러한 일련의 국제적인 추세를 고려하여 우리기업들도 해외사업을 통한 성장정책과 더불어 진출국가에서의 과세환경 검토, 글로벌 사업의 거래구조 관리(value chain management) 등 해외에서의 과세위험에 대처할 수 있도록 더욱 치밀하고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기업들이 고려할 수 있는 몇 가지 대응전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사의 통합관리가 가능한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글로벌 이전가격 정책의 수립이다. 지금까지의 이전가격 대응방법은 관계회사들 각각 진출국가의 과세당국을 일대일로 상대하고 해결하는 각개 전투의 모습이었다. 따라서 그만큼 임시방편이 많았고, 시간이 경과하면서는 이전의 임시대응 논리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책수립 단계에서부터 보다 투명하고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가격정책을 도입한다면, 본사가 있는 한국과 진출국가의 과세당국에 동일한 논리로 명확하게 설명이 가능하고 그만큼 조세투명성이 확보되어 과세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둘째, 기업의 글로벌 사업목적도 달성하면서 이전가격 과세위험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관리 및 통제가 용이한 거래구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통상기업들은 인건비나 재료비가 낮은 곳에 제조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이 형성된 곳에 판매법인을 설립하며, 통합관리가 필요한 곳에 총괄관리법인 등을 설립한다. 이 경우 원부자재, 제품, 상품, 로열티, 관리서비스 등이 일반적으로 이전가격 대상거래가 되지만, 본사, 제조법인, 판매법인, 관리법인간 거래구조를 어떻게 설정하는가에 따라 과세위험 대응능력에는 많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해외에 법인설립을 했으니 그 법인이 잘되어서 주주인 본사가 배당을 많이 받으면 되겠지’ 라는 사고는 이전가격과세를 초래하는 가장 위험한 생각이다. 이전가격세제는 배당과 관계없이 거래단계에서 정상가격 원칙이 적용되었는지 여부만을 묻는다.
  
셋째, BEPS 논의와 관련하여 세계 각국 정부의 강화된 이전가격 문서화 및 정보 제공 요구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본사가 중심이 되어 국제거래 전반의 주요정보 및 문서화에 대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 거래규모가 크고 복잡한 기업일수록 이전가격 과세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관계회사들의 이전가격 등 국제조세 문제를 총괄하는 조직과 관리를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여 긴밀한 협의가 가능해야 한다.
  
BEPS 논의를 통해 소개된 이전가격 문서화 규정은 기존의 현지법인 이전가격 보고서 구비의무와는 많이 다르다. 기존 현지법인 이전가격 보고서와 유사한 Local File은 물론, 기업의 글로벌 사업조직 및 개요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Master File, 글로벌 사업에 참여하는 법인 간 비교분석 및 진출국가간 비교분석 자료를 요구하는 Country by Country (CbC) Report까지 포함하는 3가지 형태의 문서가 주기적으로 구비되고 업데이트 되어야한다. 또한 각국의 과세당국이 요구하면 적시에 제출하여야 한다.
  
넷째, 잠재적 과세위험이 높은 주요 국제거래에 대하여는 해당 국가 내 법률상 권리구제 수단뿐만 아니라, 조세조약을 통해서 보장되는 과세당국 간 상호합의절차(MAP, Mutual Agreement Procedures)와 정상가격사전승인제도(APA, Advance Pricing Agreement)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전가격 과세에 따라 국가 간에 이중과세가 발생할 수 있다. 상호합의절차는 과세 당국 간 협의를 통해 정상가격을 확인하고 증액 과세된 소득만큼 상대 과세당국이 과세소득을 감액 조정함으로써 기업이 이러한 이중과세를 부담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제도이다. APA제도는 기업이 과세당국과 협의하여 정상가격 산출방법을 사전에 승인받는 제도다. 과세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는 한쪽 과세당국에게만 사전승인을 신청할 수도 있고, 한국 국세청과 현지 과세당국 간 협상을 통해 정상가격 산출방법을 확정해 줄 것을 요청할 수도 있다. 승인결과는 계약서 형태로서 대상기간, 대상거래, 정상가격 산출방법 등이 명시된다. 또한 쌍방 과세 당국 간에 APA협의가 진행 중인 경우에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도 신청된 거래에 대한 세무조사가 유예되므로 이전가격 과세위험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방안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많은 한국기업들이 영업성과 위주로 글로벌 사업 확대 정책을 펼쳐왔다. 적절한 방향성이었고 실제로 눈부신 성장을 해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눈부신 성과가 해외 과세당국들의 치열한 과세권 다툼 속에서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글로벌 사업의 거래구조와 가격정책을 다시 점검하고 각국에서의 과세위험을 진단하여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BEPS 등 국제적인 동향에 한발 앞서서 대응전략을 고민하고 글로벌 위상에 걸맞은 관리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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