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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은산분리 규제 완화 ‘눈앞’…대기업 은행 소유 열리나

완화대상 법률 아닌 시행령에 위임…여당 일부 시민단체 ‘반발’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주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과 관련해 여야가 잠정합의를 이뤄냈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정무위원회 간사들은 은산분리 완화 주요 쟁점들에 대해 큰 틀에서 의견을 종합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4%(의결권)였던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지분보유한도는 34%까지 완화하고 규제 완화 대상은 법이 아닌 시행령(대통령령)으로 정할 방침이다. 법 본문에는 “경제력 집중에 대한 영향과 정보통신업 영위 회사의 자산 비중을 살펴야 한다”는 내용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행령에는 구체적으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제외, ICT 또는 전자상거래업 비중 50% 이상 등의 내용을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주주자격 요건으로 최근 5년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조세법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벌금형 이상)하지 않아야 한다는 은행법 시행령 별표조항을 특례법에서는 법 본문 별표조항으로 끌어 올린다.

 

인터넷전문은행 업무 범위에 대해서는 대기업 대출을 금지하고 중소기업 대출은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기존에 여당이 유지해온 재벌 사금고화 방지 방안에서 한 발 물러난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여당은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은산분리 완화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하되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한 카카오와 KT에 대해서는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을 주장해왔다.

 

때문에 일부 여당과 진보 야당의원들의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영선 의원은 “K뱅크의 부실은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야 하고 능력이 없으면 퇴출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은산분리의 원칙은 지켜져야 하고 완화하더라도 부분적으로만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공약인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하고 모든 산업자본에 사실상 은행소유를 허용하는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제정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가 예정된 본관 4회의장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 규탄 시위’를 진행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는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면 재벌에 은행업 진출이라는 문을 활짝 열어주게 된다”며 “경제력이 집중된 재벌이 은행업까지 진출하면 해외송금 등을 통한 비자금 조성을 막을 수 없는 사실상 재벌 왕국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역시 성명을 통해 “ICT기업에 한정하겠다는 내용도 사라진 채, 사실상 모든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며 “최소한의 명분도 상실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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