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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고용·건설·투자 부진, 강해지는 경기하강 신호

설비투자 부진 길어지고 소비 제자리걸음…"SOC예산 확대 등 부양책 필요"

고용과 건설지표 부진에 경기하강 신호가 짙어지고 있다.

 

설비투자가 20년 만에 최장기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소비마저 보합으로 돌아서면서 내수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경제전문가들은 대외 여건이 계속 나빠지고 있고, 정책 불확실성도 커서 기업이 지갑을 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대 등 경기부양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경기동행지수 5개월째↓ 금융위기 후 최저…경기하강 우려 고조

 

2일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9로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8월(98.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올해 1∼3월 보합세였다가 4월(-0.1포인트), 5월(-0.1포인트), 6월(-0.2포인트), 7월(-0.3포인트)에 이어 5개월째 하락했다. 이 지수가 마지막으로 상승한 시점은 작년 3월이며 그 후로는 보합 또는 하락을 반복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생산, 소매판매 등 실제 경기와 같이 움직이는 7개 구성지표를 종합한 동행지수에서 추세변동분을 제거한 지표로 현재 경기국면과 전환점 파악에 이용된다.'

 

통계청은 통상 경기 전환점을 판단할 때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는 것을 기준 중 하나로 제시했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동행지수가 5개월째 하락 흐름을 지속해서 안 좋은 모습"이라며 "고용지표와 수입지표, 건설지표 세 가지가 작용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8월에는 40대 이하 연령대에서 일제히 취업자가 감소하는 등의 영향으로 전체 일자리가 3000개 늘어나는데 그쳤다. 9월에는 전체 취업자가 줄어들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어 과장은 "공식적으로 경기국면 전환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국내총생산(GDP) 등 다른 지표도 봐야 하는 등 추가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경기 기준순환일(정·저점)을 매우 신중하게 결정한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동행누적확산지수, 역사적 확산지수로 잠정 전환점을 설정한 뒤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총량 지표를 이용해 이를 검증한다.

 

여기에 전환점 분석기법을 활용해 확인하고, 경제 상황을 점검해 재확인한다. 이후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어 한국은행, 학계 등의 의견을 듣고, 국가통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기준점을 공표한다. 이는 통상 전환점에서 2년이 지난 뒤에야 이뤄진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수가 마지막으로 상승한 후 보합세를 기록했던) 작년 4∼5월이 경기의 정점이고 그 이후로는 계속 하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갈피 못 잡는 투자…개선 기미 없는 내수 부진

 

수출·국내총생산(GDP) 등 양호한 거시 지표에도 경기상황에 대한 비관에 힘이 실리는 것은 개선의 기미를 찾기 어려운 내수 부진과 관련이 깊다.'

 

설비투자지수는 호조세를 보이던 반도체 설비투자 조정 영향으로 올해 3월부터 무려 6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9월∼1998년 6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한 이후 약 20년 만에 최장기간이다.

 

건설투자도 올해 들어 8개월 중 5달 감소세를 기록하는 등 둔화 경향이 뚜렷하다.

 

반도체와 부동산 경기에 의지했던 투자 자금이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잔뜩 움츠린 모양새다.

 

7월까지 두 달 연속 늘어났던 소매판매도 다시 보합 수준으로 둔화했다.

 

위축된 내수는 기업의 체감 지표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8년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수출기업과 내수 기업의 대조적인 모습이 뚜렷했다.

 

수출기업(82)은 2포인트 오르면서 전체 산업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내수기업(67)은 오히려 2포인트 하락하며 2016년 3월(66) 이래 2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 부진을 먼저 꼽은 기업 비율도 23.6%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투자 부진 원인 중 하나로 경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정책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지갑을 선뜻 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이탈 우려 등 커지는 대외 불확실성도 기업이 투자 결정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외 여건도 계속 나빠지고 있고 정책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면서 "정책이 기업의 비용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지갑을 여는 등) 움직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투자가 마무리되니 투자감소 속도가 더 커지는 것 같다"면서 "수출지표에서는 여전히 반도체가 견인하고 있지만, 앞으로 반도체가 부진해질 가능성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SOC 예산 확대 등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경제성장의 30% 이상은 직간접적으로 반도체 쪽에서 나오는데, 반도체 생산과 투자가 모두 줄고 있다는 게 불안하다"면서 "복지나 고용 예산은 경기가 나쁠 때 취약계층 보호 정책이고, 경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SOC 예산 확대 등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이 투자를 꺼리면서 향후 고용에도 꽤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월 건설수주(경상)는 작년 8월보다 32.1%나 감소하는 등 일자리 창출 능력이 큰 건설업 전망이 불투명하다.

 

주 실장은 "예년에는 신규 취업자 중 약 30∼40%가 건설업에서 나왔는데 수주가 줄었기 때문에 향후 취업자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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