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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CEO탐구]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데이터는 물” 디지털 미래전략 매진

3연임 신화… 역대 최고 실적 ‘승승장구’
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는 숙제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지난 1월 22일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하나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김정태 하나 금융 회장을 단독 추천했다.

 

회추위는 김 회장과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사장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과 심층면접, 질의·응답 등을 거친 후 최종 후보로 김 회장을 낙점했다. 김 회장은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과 사상 최대 실적, 높은 주가 상승률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3월 주주총회를 거쳐 3연임에 성공했다.

 

금융업계에서 지주 회장 ‘3연임’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4연임)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3연임) 등 은행, 그룹의 역사와 함께해온 인사들만이 경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라 전회장과 김 전 회장은 모두 은행장을 거쳐 지주사 설립을 주도했던 인물들이다.

 

역대 3번째로 3연임 회장 반열에 오른 김 회장은 올해 역시 우수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분기 기준 하나금융은 총 1조89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주사 출범 이후 3분기 누적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22.8% 증가한 수치며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 2조36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본 적정성과 자본 건전성도 개선됐다. 국제결제은행(BIS) 보통주 자본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0.25%p 높아진 12.99%를 기록했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7%p 낮아진 0.61%로 나타났다.

 

김정태, 김승유 그늘 걷고 ‘친정체제’ 구축

 

김정태 회장은 1952년 부산 출생으로 경남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서울은행에 입행하며 은행권에 처음 발을 디딘 그는 입행 5년만인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1992년 창립 구성원으로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이후 하나은행 중소기업부 부장과 지방지역본부장, 가계영업총괄담당 본부장, 가계영업본부담당 부행장보, 영업사업본부 부행장, 가계고객사업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2005년에는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을 맡았으며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 2008년 하나은행장 등을 거쳐 2012년 하나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앉았다.

 

6년 넘게 하나금융 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김 회장이지만 취임 초기에는 그룹 내 입지가 지금처럼 확고하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 출범을 진두지휘했던 김승유 전 회장의 그늘이 한 동안 지속됐기 때문이다.

 

2012년 김승유의 후계자로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은 김정태 회장이 아닌 김종열 전 하나금융 사장이었다.

 

김종열 전 사장은 김승유 전 회장과 같은 한국투자금융 출신으로 김승유 전 회장에 이어 하나은행장에 올랐던 인물이다.

 

하나금융 사장으로 있으면서 김승유 전 회장과 함께 외환은행 인수를 주도하기도 해 가장 강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여겨졌다. 하지만 김종열 전 사장은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 조직의 원활한 통합을 위해 물러나겠다”며 돌연 사퇴했고 김정태 회장이 새 회장으로 결정됐다.

 

김 회장 취임 이후에도 하나금융 내부에는 김승유 전 회장의 측근 인사들이 대거 남아있었고 김 전 회장은 ‘왕회장’으로 불리며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일부 임직원들은 김 전 회장에게 따로 업무에 대해 보고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김정태 회장이 이른 바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은 약 2년 후인 2014년이다. 김승유 전 회장은 그해 3월 고액고문료, 하나은행 미술품 비자금 의혹 등으로 하나금융 고문직에서 물러났다.

 

동시에 김 전 회장과 가까운 임창섭 전 하나대투증권 사장과 최흥식 전 하나금융 사장도 임기가 만료돼 하나금융을 떠났다.

 

지난 2015년 초대 KEB하나은행장에는 같은 서울은행 출신 함영주 당시 충청영업그룹 부행장을 깜짝발탁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은행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상황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리자 업계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친정 체계가 완성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영업의 달인, 하나·외환 등 조기통합 등 성과 김 회장은 지점장 시절부터 ‘영업통’ ‘영업의 달인’ 등으로 불렸다. 솔직하고 화통한 성격으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고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었다.

 

함영주 은행장 선임 당시에도 하나금융 측은 “함 행장은 두터운 신망과 소통 능력을 지닌 영업통으로 통합은행의 화학적 결합과 영업력 회복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하며 ‘영업’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회장은 임직원과의 소통에도 뛰어난 인물이다.

하나은행 본부장 시절에는 지방 영업점을 포함해 1500여명에 달하는 부하직원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경조사 직접 챙겼으며 하나대투증권사장 때는 사내장기자랑 행사에 직접 트레이닝복을 입고 춤을 추기도 했다.

 

회장 취임 이후에는 회장 집무실에 ‘회장실’ 문패 대신 영어 이름의 약자를 따 ‘Joy Together’ 문패를 걸며 권위를 낮추려고 노력했다. 하나-외환은행 통합 이후에는 소통의 가치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김정태 회장은 ‘뚝심’있는 인물로도 평가받고 있다.

 

김 회장이 취임했을 당시 하나금융의 내부 분위기는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외환은행 인수에는 성공했지만 ‘5년 독립경영’ 조항 때문에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기 어려웠으며 통합에 대한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회장은 그룹 미래를 위해 조기통합이 필요하다고 외환은행 노조 측을 끊임없이 설득했다. 김 회장은 당시 홀로 외환은행 노조 간부들과 만나 밤샘 협상을 벌이며 통합 이유와 미래 비전 등에 대해 설명했고 결국 2015년 조기 통합을 이뤄냈다.

 

올해 초 3연임 결정 과정에서도 김 회장의 뚝심이 발휘됐다. 올해 초 금융당국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연기해달라고 하나금융 측에 권고했다. 하나금융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던 아이카이스트 부실 대출,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 등 금융감독원의 검사들이 모두 정리된 이후 절차를 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예정된 선임절차를 고수했고 김 회장은 정면돌파 방식으로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다.

 

금융회사에서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김정태 회장의 향후 미래 경영 전략으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은 ‘디지털’이다. 10월 30일 김 회장은 그룹의 미래 방향을 ‘데이터 기반의 정보회사’로 설정하는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선포식에서 김 회장은 “휴매니티를 기반으로 미래하나금융그룹은 데이터를 활용해 손님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는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생활금융플랫폼(Life Platform) 역할 강화 ▲글로벌 네트워크에서의 디지털 강화 ▲디지털 채널 비중 40%까지 확대와 같은 구체적인 전략들도 제시했다.

 

김 회장은 과거 행원 시절 전산부에서 근무했으며 직접 새로운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타 외부행사에는 잘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만 IT관련 행사는 꼭 직접 챙기며 IT부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인천 청라 통합데이터센터 행사에서는 데이터를 ‘물’에 비유하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항상 주변에 존재하는 방대한 데이터들을 모으고 가공해 사용할 수 있는 정보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 직원의 IT화도 추진 중이다. 현재 하나금융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딩을 교육하고 있으며 1800명 정도인 통합데이터센터 인력을 향후 35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디지털 강화는 글로벌 전략에도 접목된다. 지난 10월 26일 KEB하나은행은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 라인(LINE)의 금융자회사 LINE Financial Asia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으로 라인파이낸셜아시아는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의 지분 20%를 가진 2대주주가 됐으며 양사는 현지에서 함께 디지털뱅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니 하나은행은 ▲현지인들이 익숙한 라인 사용자의 뱅킹 고객화 ▲리테일뱅킹 강화를 통한 저금리성 예금 확대, 포트폴리오 개선 ▲라인의 브랜드 역량, 기술, 플랫폼, 콘텐츠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역량, 전문성 강화 등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가장 시급한 보완 요소로 꼽히는 것은 비은행부문 강화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그룹의 총당기순이익 1조8921억원 중 KEB하나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2.89%(1조7576억원)에 달한다. 이는 신한금융지주(73.1%)나 KB금융지주(72.47%), 농협금융지주(86.71%)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 역시 내년부터 금융지주로 전환한 후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는 더욱 시급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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