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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 제2금융

제2금융권 예금보험료 인하요구 봇물…당국 "신중히 검토"

보험업계 부담금 연간 1조, 4년만에 2배로…"통합체제 손봐야"
저축은행업계도 "요율 낮춰달라"…예보 "지원금 다 갚고 말하라"

제2금융권에서 예금보험료 인하 요구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예보료 부담이 급증한 보험사와 요율이 높은 저축은행 업계가 중심이다.

 

이들의 요구는 단순히 요율을 낮춰달라는 게 아니다. 현행 예금보장 체계가 시대에 뒤떨어지고,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전면 재검토 주장까지 펴고 있다.

 

업계의 건의서를 받아든 당국은 '신중히 검토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체계 자체를 뒤흔들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돈을 걷는 예금보험공사는 "큰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부정적이다.

 

◇ 보험권 예보료 부담 급증…"손 벌린적 없는데 생돈만“

 

보험업계 예보료 부담금은 2013년 5641억원에서 2017년 1조148억원으로 약 2배가 됐다. 예보료(고유계정, 저축은행 특별계정)와 특별기여금을 더한 규모다.

 

은행이 지난 4년 동안 1조6151억원에서 1조9164억원으로 2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보험사들의 부담금 증가세가 가파르다.

 

특히 생명보험사는 2017년 7439억원으로, 손해보험사 부담금의 2배를 넘었다.

 

현행 예보 체계에서 순수한 의미의 예금보장(1인당 원리금 5000만원) 기능에 손을 벌린 적이 거의 없는데도 막대한 예보료를 내고 있다는 게 보험사들의 불만이다.

 

과거 부실금융회사 구조조정에 투입된 자금 상환(특별기여금)만 있다는 것이다.

 

예보료만 놓고 보면 생보사들은 한 푼도 지원받은 게 없고, 손보사들은 226억원으로 납부액(9995억원)의 2%에 불과하다.

 

'저축은행 사태'로 4조5276억원의 예금보험금을 갖다 쓴 저축은행들의 납부액이 1조5432억원에 불과한 것과 대비된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예보료) 기준이 논리적으로 합리성·타당성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나 해서 (금융당국과) 협의 중"이라며 "보험의 경우 예금의 성격을 갖지 않기 때문에 되짚어볼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저축은행들의 부실로 비롯된 예보료 부담을 생·손보사를 포함한 다른 금융권이 분담하는 '통합체제'를 손봐야 한다는 의미다.

 

◇ 저축은행들도 가세…"저금리 체제에서 부담 크다"

 

저축은행 업계도 건전성이 개선됐다며 예보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저축은행 예보료율은 0.40%로 은행(0.08%)의 5배에 달한다.

 

국내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작년 3분기 14.5%로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8%를 큰 폭으로 넘어선다. BIS 비율이 높을수록 건전성이 높게 평가된다.

 

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연 24%로 조정된 만큼 예금보험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줘야 한다는 논리도 펼치고 있다.

 

박재식 신임 저축은행중앙회장은 21일 선출되자마자 "저금리 체제에서 과도하게 부담이 되는 예금보험료 인하"를 1대 과제로 꼽았다.

 

하지만 저축은행 부실 사태로 만들어진 저축은행 특별계정을 지금까지도 다른 금융사들이 함께 보전하는 처지다.

 

예보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2026년까지 회수하고자 특별계정에 모든 금융업권 예보료의 45%(저축은행은 100%)를 투입하도록 했다.

 

예보료율이 조정되면 2026년으로 정해 둔 상환 일정도 변경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 당국 "제도 형평성 살펴보겠다"…예보 "저축은행은 지원금부터 갚아야“

 

금융당국은 생·손보사들과 저축은행들의 요구에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예보료 부담이 커지는 상황은 잘 알지만, 특정 업권의 사정만 고려할 수도, 그렇다고 당장 예보 체계 전반을 손보기도 어렵다는 속내로 읽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예보제도 개선은 금융권 전체의 틀에서 봐야 해서 단기간에 가시적인 개선 방안을 내기는 어렵다"며 "다만 금융사들이 하는 얘기는 잘 듣고 있고, 예보제도의 실효성과 업권 간 형평성 등의 차원에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예보 측은 금융사들이 예금보험 시스템이 정상운영될 때 반사적으로 얻는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보 관계자는 "지금까지 보험사 부도가 나더라도 예보가 있기에 다른 보험사로 무사히 계약 이전이 될 수 있었다"며 "최근 일부 보험사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와도 소비자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예보료를 두고는 "다른 업권이 저축은행 특별계정에 예보료를 붓는 상황인데 단순히 저축은행 예보료율을 내리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현재 저축은행 예금은 예금보호를 받는 5000만원 이하 계좌가 대부분이어서 제도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업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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