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흐림동두천 17.8℃
  • 흐림강릉 24.1℃
  • 흐림서울 17.9℃
  • 흐림대전 20.0℃
  • 흐림대구 23.9℃
  • 흐림울산 18.8℃
  • 흐림광주 19.1℃
  • 흐림부산 17.2℃
  • 흐림고창 18.0℃
  • 흐림제주 17.4℃
  • 흐림강화 14.1℃
  • 흐림보은 19.9℃
  • 흐림금산 19.9℃
  • 흐림강진군 17.8℃
  • 구름많음경주시 22.9℃
  • 흐림거제 18.8℃
기상청 제공

'회장님표' 김치·와인 계열사에 강매…태광그룹, 과징금 21억8천만원

공정위, 이호진 前회장·19개 계열사 검찰고발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이 자신의 가족이 지분 100%를 가진 회사를 살찌우기 위해 그룹 계열사들에 김치와 와인을 억지로 팔아넘겼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김치는 일반 김치보다 2~3배 비쌌지만 식품위생법 기준도 맞추지 않은 불량 김치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태광그룹 소속 19개 계열사가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티시스'의 사업부인 '휘슬링락CC'로부터 김치를 고가에 구매하고, 역시 총수일가 지분율 100%인 '메르뱅'으로부터는 합리적 기준 없이 와인을 사들인 사실을 적발해 이 전 회장과 김기유 그룹 경영기획실장은 물론 태광산업과 흥국생명 등 19개 계열사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1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2014년 상반기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그룹 계열 골프장인 휘슬링락CC가 공급한 김치 512t을 95억5000만원에 구입했다.

 

김기유 실장이 김치 단가를 종류에 관계없이 10㎏에 19만원으로 일방적으로 결정하고서 계열사별 구매 수량까지 할당해 구매를 지시했고, 각 계열사는 이를 받아 다시 부서별로 물량을 나눴다.

 

계열사들은 이 김치를 직원 복리후생비나 판촉비 등으로 사들여 직원들에게는 급여 명목으로 택배를 통해 보냈다.

 

직원들이 김치를 직접 산 것은 아니고 '보너스'처럼 받은 것이지만, 태광산업 등 일부 계열사는 이 김치를 사려고 직원들의 사내근로복지기금에도 손댄 것으로 드러났다.

 

휘슬링락CC 김치를 계열사들이 일사불란하게 구매하게 된 것은 휘슬링락CC가 속한 회사인 티시스가 총수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특별한 지위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휘슬링락CC는 원래 동림관광개발(총수일가 지분 100%)이 설립한 회원제 골프장이었으나 영업부진으로 고전하다 티시스에 합병됐는데, 합병 이후 티시스의 실적까지 나빠지게 되자 이를 만회하고자 '김치사업 몰아주기'에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직원들이 받은 김치는 제대로 된 김치도 아니었다.

 

강원도 홍천의 한 영농조합에서 위탁 제조됐으나 식품위생법에 따른 시설기준이나 영업등록, 설비위생인증 등을 준수하지 않아 고발돼, 현재 재판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 김치는 월등히 비쌌다. 알타리무김치든 배추김치든 1㎏당 1만9000원으로 계열사에 팔렸다.

 

CJ '비비고' 김치의 경우 배추김치는 ㎏에 6500원, 알타리무김치는 7600원이라는 점에서 태광의 '회장님표' 김치는 2~3배 비싼 것이다. 휘슬링락CC 김치의 영업이익률은 43.4~56.2%에 달해 2016~2017년 식품업계 평균 영업이익률(3~5%)의 11~14배에 달한다.

 

태광그룹은 2015년 7월부터는 아예 계열사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 직원 전용 사이트인 '태광몰'을 구축하고서 김치구매 포인트를 지급하는 식으로 계열사의 김치 구매를 더욱 체계적으로 만들기도 했다.

 

각 계열사는 복리후생비나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털어 포인트에 상당한 금액을 휘슬링락CC에 지급했다.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2014년 7월부터 2016년 9월까지는 이 전 회장의 부인과 딸이 지분 100%를 갖고 있고 부인이 대표이사를 맡은 계열사인 메르뱅으로부터 와인을 46억원어치 구매하며 일감을 몰아준 사실도 적발됐다.

 

그룹 경영기획실은 2014년 8월 계열사들에 명절 때 메르뱅에서 와인을 구매해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계열사들은 일사불란하게 사별로 임직원 선물 지급 기준을 개정한 뒤 복리후생비나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으로 와인을 구입했다.

 

계열사들은 보통 2병에 10만원 정도로 메르뱅에서 와인을 구매했는데, 와인 가격 등에 대한 합리적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가격 비교 등은 시도조차 못 했다.

 

이들 계열사는 경영기획실 지시에 메르뱅이 제시하는 가격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태광 19개 계열사가 2년 넘게 김치와 와인 구매를 통해 총수일가에 제공한 이익은 33억원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치 고가 매입을 통해 휘슬링락CC에 넘어간 이익은 25억5000만원 이상이며 이는 대부분 이 전 회장과 가족들에게 배당 등으로 지급됐고, 와인 대량 매입을 통해 메르뱅에 제공된 이익은 7억5천만원이며 이 전 회장의 부인 등에게 현금배당, 급여 등으로 제공됐다.

 

티시스는 2013년 당기순손실이 71억원에 달했지만 2014년 순이익 3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해 2015년 115억6000만원, 2016년 160억원 등 순이익을 키웠다.

 

메르뱅도 당기순이익이 2015년 5억7000만원에서 2016년 12억40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김성삼 기업집단국장은 “이번 조치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아래에서 합리적 고려 없이 상당한 규모의 내부거래를 통해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한 첫 제재”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