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2 (목)

  • 맑음동두천 6.4℃
  • 구름많음강릉 5.9℃
  • 연무서울 6.5℃
  • 연무대전 5.7℃
  • 연무대구 7.6℃
  • 맑음울산 10.1℃
  • 연무광주 7.3℃
  • 맑음부산 12.1℃
  • 맑음고창 6.4℃
  • 구름많음제주 10.1℃
  • 맑음강화 5.7℃
  • 맑음보은 3.9℃
  • 맑음금산 5.0℃
  • 맑음강진군 9.0℃
  • 맑음경주시 9.8℃
  • 맑음거제 8.6℃
기상청 제공

보험

삼성화재 노조, 그룹사 '노조 와해' 사과문 수용할까

노조활동 방해 논란 여전…'반노조' 그룹 준법감시위원장도 논란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한국 노동조합총연맹의 지원을 받고 출범한 삼성화재 노동조합이 사측의 '노조 와해' 사과에도 불구, 순조로운 활동을 이어갈 수 없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노조 와해 공작'에 연루됐던 임직원들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회사 측이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삼성 측이 뿌리 깊은 '무노조 경영' 원칙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한것.

 

'노조 와해 공작'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삼성전자 이상훈 이사회 의장과 강경훈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법원은 이들을 포함해 삼성 계열사 임직원 26명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이후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대단히 죄송하다"며 재발 방지를 다짐하고, "과거 회사 내에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각과 인식이 국민의 눈높이와 사회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사과문을 발표 후 삼성의 노사문화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삼성 그룹 계열사에서는 여전히 사측이 노조 활동을 방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오전 한국노총 산하 제4 노조 측에서 직원들의 사내 이메일 계정으로 발송한 노조 가입 독려 이메일을 모두 삭제해 논란을 불렀다.

 

노조는 경쟁사와의 복지 혜택을 비교한 표를 제시하며 '노조에 힘이 생기도록 가입해 달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는데, 삼성전자 측은 이메일 발송이 '사규 위반'이라는 이유로 이런 조처를 했다.

 

당시 삼성전자 측은 "사규에 '회사가 제공하는 정보통신망을 업무 외적인 용도로 사용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있어 조치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달 6일에도 노조 측이 보낸 가입 독려 이메일을 모두 삭제했다.

 

삼성의 사과문 발표 당시 일각에서는 80여년간 이어져 온 '무노조 경영' 원칙에 근본적 변화가 생긴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불과 몇 달 만에 불거진 이메일 삭제 사태는 삼성 무노조 경영의 뿌리가 깊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삼성이 그룹의 윤리 경영을 위해 출범시킬 예정인 '준법 감시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에 '반노조 성향' 인물이 임명됐다는 점도 삼성의 신생 노조 수용 가능성에 부정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 노동단체와 민중공동행동 등 시민단체는 초대 준법 감시위원장에 임명된 김지형 변호사를 '노조 파괴를 옹호한 인물'로 규정하고 그를 준법 감시위원장에 내정한 것을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김 변호사는 판사 시절 삼성의 3대 세습을 위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에서 이건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며 "변호사 개업 후에도 노조 파괴로 악명 높은 유성기업 변호를 맡아 어용노조 설립과 직장폐쇄·해고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삼성화재 노조 측도 설립 준비 과정에서 회사의 방해 공작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내 우수지점장을 의미하는 '프로지점장'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자신들의 입장을 사측에 전하려 했으나 사측이 이를 번번이 막았다는 것이다.

 

오상훈 노조위원장은 "'프로지점장 협의체'를 만들었지만, 회사는 우리가 모이지 못하게 했다. 한명 한명 만나서 모임 장소에 가지 못하게 하고 불이익을 준다든지. 그래서 (협의체 구성원이) 밥 한 끼 같이 먹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이제 설립 단계인 삼성화재 노조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전망했다.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삼성이) 보이지 않게 노조 활동을 계속 방해하거나 통제하고, 관리자들을 통해 노조를 감시하고 불이익을 주는 등의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선임연구원은 노조 통제 의혹이 일었던 다른 기업의 사례를 언급하며 "그 기업의 노조 관리 방식이 삼성하고 비슷한데 결국은 어용노조를 만들다시피 해서 거의 와해 시키려고 하고 부당노동 행위 같은 것을 했다. 삼성은 더할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윤석 삼성전자 노조위원장은 최근의 이메일 삭제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해 삼성이 노조 관련해 대국민 사과가 최초로 나왔었고 우리도 기대했으나 역시나 삼성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진 위원장은 다만 새 노조의 원활한 정착 가능성에 대해 "회사가 (노조를) 파트너로 인정하기엔 아직 회사의 마인드가 성숙이 안 됐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다만, 그룹 내부 직원 사이에는 노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계속 변하고 있다. 따라서 (노조가) 정착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