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3 (일)

  • 흐림동두천 12.6℃
  • 흐림강릉 15.8℃
  • 서울 14.1℃
  • 대전 14.0℃
  • 흐림대구 18.6℃
  • 흐림울산 17.0℃
  • 흐림광주 12.3℃
  • 부산 16.5℃
  • 흐림고창 12.2℃
  • 제주 14.1℃
  • 흐림강화 11.8℃
  • 흐림보은 14.1℃
  • 흐림금산 14.2℃
  • 흐림강진군 12.5℃
  • 흐림경주시 16.8℃
  • 흐림거제 15.9℃
기상청 제공

보험

[기자수첩]설계를 못하는 '보험설계사'의 설자리는 없다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업계 판매채널의 핵심인 보험설계사, 복잡한 보험상품 및 특약을 소비자의 필요에 맞춰 ‘설계’한다는 의미를 지닌 그들의 직업명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

 

대다수 설계사들은 직업명이 무색하게 실제 보험상품을 설계하지 못하고 있다. 보험사와 GA에서 ‘자가설계’하는 설계사들에게 ‘시책’을 지급하고 있는 이유다.

 

자연스레 실제 보험계약의 설계는 영업 지점에 상주하는 ‘설계 매니저’가 담당하고 있다. 설계사라는 직업을 지닌 이들의 대다수가 실제로는 단순히 계약을 모집하는 ‘영업사원’의 역할 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보험설계사라는 판매채널 자체의 강점을 좀먹는 원흉이 되고 있다. 실제로 본인이 설계하지 않은 계약이 불완전판매가 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도 할 수 없는데다 추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리 만무하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도 알수 있는 일차원적 문제다.

 

보험업계도 바보가 아니다. 이 같은 치명적인 문제점에도 불구, 수 십년간 설계사와 설계 매니저라는 기형적인 형태로 판매채널을 운영한 이유는 결국 ‘확장성’ 때문이었다.

 

기실 한국 보험 시장은 ‘이성’과 ‘논리’보다는 ‘인맥’과 ‘정’으로 쌓아온 보험계약 위에 서있었다. 현 20~30대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보험 아줌마’가 바로 현재의 보험업계를 형성한 주역이었다.

 

즉 당시 설계사에게 요구되는 것은 정교한 상품 이해도나 특약 조합 등 ‘설계’ 능력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보험금 지급 까지 십수년이 소요되는 보험 상품의 특성상 성장기의 보험업계에게 중요한것은 하나라도 많은 계약을 모집하고 한푼이라도 보험료 수익을 늘리는 ‘규모의 경쟁’의 시대였던 셈이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며 이 같은 영업 환경 자체가 확연히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보험시장은 가구당 보험 가입률이 90%를 넘어선지 오래다. 성장과 확장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보유 계약을 건전하게 운용, 이익을 보전하는 ‘유지의 시대’다.

 

변화를 준비하지 못한 설계사들에게는 재앙이 닥쳤다. 더 이상 새로운 상품을 판매할 수 없는 상황에서 판매채널은 기존 보험상품을 새로운 상품으로 ‘리모델링’, 다시 말해 갈아태우는 영업에만 목을 메고 있는 것 역시 이같은 어려움이 단적으로 드러난 결과라고 생각된다.

 

비대면채널의 대두, 보험플랫폼 업체의 약진 등, 설계사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판매채널의 중심은 이미 이동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최저가 경쟁’에서 설계사들의 패매는 명확한 미래다. 그 시기가 빠르냐 느리냐의 차이만이 존재할 것이다.

 

설계사들의 무기는 결국 단순 데이터가 처리하기 어려운 ‘전문성’에 있다. 소비자의 사정을 밀착해 이해하고 이를 최적으로 보장하는 다양한 상품과 특약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이뤄지는 비대면 채널과의 차별성은 필수다. 설계사가 진정 보험설계사이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전문직’으로써 비대면 채널 대비 높은 비용을 요구하되 그만큼의 대가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하는 셈이다.

 

때문에 판매채널의 변화의 중심인 현재는 설계사들에게 있어 생존을 위한 마지막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미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설계사들의 역량을 평가해 소비자가 ‘등급’을 메기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다. 변하지 않는 설계사가 설 땅은 보험업계에서 조만간 한조각도 남지 않을 것이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