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흐림동두천 10.8℃
  • 흐림강릉 18.4℃
  • 연무서울 12.8℃
  • 구름많음대전 12.0℃
  • 구름많음대구 12.1℃
  • 구름많음울산 15.1℃
  • 구름많음광주 11.0℃
  • 구름많음부산 14.5℃
  • 흐림고창 8.2℃
  • 구름많음제주 14.7℃
  • 구름많음강화 9.9℃
  • 구름많음보은 6.7℃
  • 구름많음금산 7.5℃
  • 구름많음강진군 9.4℃
  • 구름많음경주시 12.7℃
  • 맑음거제 11.8℃
기상청 제공

문화

[이진우의 슬기로운 와인한잔] 애별리고(愛別離苦), 슬픔이여 안녕…

 

 

(조세금융신문=이진우 소믈리에) <지난 호에 이어> 

 

세상에는 별별(별의별)이 많습니다. 그 중 가장 힘들고 아픈 별(別)은 이별(離別), 작별(作別), 결별(訣別), 고별(告別), 사별(死別), 석별(惜別), 송별(送別), 상별(相別), 한별(恨別), 월별(遠別), 원별(遠別), 애별(哀別), 구별(久別), 야별(夜別), 영별(永別) 등 무수히 많은 헤어짐과 관련된 별일들입니다.

 

불교에서는 이런 모든 헤어짐을 중생이 겪는 여덟 가지 괴로움 팔고(八苦) 중 하나로 ‘애별리고(愛別離苦)’라는 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2022년 9월 23일 현재 근무하고 있는 업에서 저의 20대~30대를 함께한 사랑하는 형님 한 분이 운명하셨습니다. 우리 함께 40대도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보자며 와인 한잔 기울인 것이 불과 얼마 되지 않았는데 생각지도 않은 갑작스러운 죽음은 큰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가까운 지인의 죽음을 통한 이별의 경험이 없었던 저에게는 충격을 넘어 그 이상의 찢어지는 아픔의 연속이었습니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내 옆에 있었고 있어야 되며 앞으로도 있을 당연함 속에서 던져진 비보는 준비되지 않은 헤어짐에 안타까움과 그리움을 동반하며 심장을 찌르는 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애도와 일상적인 삶 속에서 당연히 함께할 인연의 부재가 전하는 아픔이 있는 분들께 위 내용과 연계될 수 있는 한병의 와인을 추천합니다.

 

평소에 가장 사랑하는 이도 ‘당연히 내 옆에’라는 일상적인 안도의 반복을 진행하지만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아픔을 겪은 경우처럼, 와인 중에서도 너무도 뜻깊은 의미를 간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게 된 와인이다 보니 주류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에게 눈으로만 보고 스쳐 지나가는 와인들이 많습니다. 이 부분은 이별하게 된 사람이 바쁜 일상 속에서 기억에서 잠시 사라지는 모습과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슬픈 일이 있을 때는 ‘샤또 샤스 스플린’

 

위 내용에 부합되면서도 이별과 슬픔에 가장 연관된 와인 하나로 꼽자면 CHATEAU CHASSE SPLEEN(샤또 샤스 스플린)을 우선적으로 추천합니다.

 

불어로 되어 있는 Chasse(샤스)-내쫓다, Spleen(스플린)-우울이란 뜻으로 1820년 George Gordon Byron(조지 고든 바이런)이 프랑스 지방 도로를 누비며 혁명을 지원하다 지금의 와이너리에 방문하여 성대하게 환영 받은 후 한병의 와인을 마시며 “Quel remede pour chasser le spleen(우울함을 쫓아버릴 굉장한 약)” 즉, “우울증(Spleen)을 쫒는(Chasser) 데는 이만한 것이 없다”라는 극찬에서 착안해 샤또 오너가 지금의 상품 명칭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됩니다.

 

또한 상징파 시인으로 알려진 Charles-Pierre Baudelaire(샤를 피에르 보들레르)는 고질적인 정신장애의 속에서 이 와인을 마시며 고통을 해결해 갔고 ‘슬픔이여 안녕’이란 뜻으로 재해석하였으며 상징주의 미술의 선구자인 프랑스 화가 Odilon Redon(오디롱르동)도 너무 사랑한 한병의 와인으로 꼽으며 더욱더 유명해졌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만화 ‘신의 물방울(The Drops of GOD)’ 만화 7권에 등장하며 슬픈 일이 있을 때는 주문처럼 마시는 와인으로 국내 와인 애호가에게 인기와인으로 식음 매장에서 코딩이 되면서 더욱더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샤또 샤스 스플린의 원산지를 설명하자면 프랑스의 레드품종으로 까베르네쇼비뇽, 메를로, 쁘띠베르도, 까베르네 프랑의 절묘한 조화로 블랜딩의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보르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보르도 내에서도 그랑 크뤼 클라세(GCC) 1등급~5등급의 마고, 뽀이약, 쌩쥴리앙, 쌩떼스테프 사이에서 강을 벗어나 좀 더 내륙 쪽으로 들어간 지역 물리-장-메독(Moulis-en-Medoc)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시중에서 만나실 수 있는 2017 빈티지의 포도품종 비율은 까베르네쇼비뇽 50%, 메를로 41%, 쁘띠 베르도 6%, 까베르네 프랑 3%입니다.

 

샤또 샤스 스플린의 묘한 매력에 빠진 이들 중 대부분이 아티스트가 많아서인지 매년 빈티지마다 각기 다른 아티스트의 유명 싯구를 기재하고 있다는 것도 마시는 와인의 풍미를 넘어 눈으로 보는 레이블에서는 2차 감동을 선사합니다. 물론 빈티지별로 불어, 영어로 되어 있어 즉흥적인 해석이 힘들 수 있다는 점은 참고 해주셨으면 합니다.

 

최근 인상 깊었던 빈티지별 싯구절을 들자면 2000년 빈티지(이 와인을 마시는 것은 천년의 추억을 가지는 것과 같다), 2001년 빈티지(오 육체는 슬프지만 나는 모든 책을 다 읽었다), 2002년 빈티지(슬픔이 나를 고향을 떠나게끔 방랑케 하였고, 슬픔은 모든 곳으로부터 내게 다가왔지만 난 그래도 좋다), 2003년 빈티지(행복하여라, 멋진 항해를 한 사람 율리시스처럼), 2004년 빈티지(마음속 깊이 스며드는 이 서글픔은 무엇 때문인가?), 2015년 빈티지(예술과 와인은 자유인의 가장 큰 기쁨이다)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샤또 샤스 스플린의 레이블이 전하는 숨겨진 재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주 자세하게 들여다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레이블 정면 이미지(샤또 이미지) 위에 사자형상을 한 이미지가 2005년까지 있다가 2006년부터 CHS라는 단어로 바뀌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9년 빈티지부터 정면 와인 레이블 하단에 ‘CELINE VILLARS FOUBET’라고 기재가 되기 시작했는데 부인(Celine Villars)과 남편(Jean-Pierre Foubet)의 ‘빌라스’ 가문이 2009년부터 소유하며 추가 문구가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샤또 샤스 스플린을 빈티지별로 수집하는 수집가분들께는 2003년을 꼭 추천해드립니다. 빈티지 자체가 보르도 그레이트 빈티지는 아니지만 유일하게 2003 빈티지가 레이블 상에서 Moulis en Medoc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빈티지입니다. 또한 다른 2004년 이후부터 표기되는 빈티지의 컬러가 빨간색으로 바뀌는데 2003이 검은색상 빈티지로 표기되는 마지막 빈티지이기도 합니다.

 

위 언급된 정보와 함께 다시 언급하고 싶은 저의 소중한 이의 떠나간 슬픔을 다시 샤또 샤스 스플린과 연결하고 싶습니다. 나와 우리를 떠난 사랑하는 형님은 흔들림 없는 외유내강, 이름 석자를 대외적으로 알리지는 않았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주류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임하였던 탐구인, 또 대중적임을 벗어나 본인만의 취향이 확고했던 아티스트적인 면모는 추천해드린 샤또 샤스 스플린과 더 없이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상황에 따른 슬픔과 아픔이 있을 때 보내기 위함, 잊기 위함, 회상하기 위함의 한잔!

매 빈티지마다 표현되는 싯구의 의미 해석으로 마음의 한잔!으로 곁들임에 샤또 샤스 스플림을 더욱 더 추천드려 봅니다.

 

 

 

[프로필] 이진우

• ShinsegaeL&B 재직중(Hotel/Fine Dinning 전문 세일즈 및 교육)
•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생물공학과 와인양조학 석사)
• 한국 소믈리에 협회 홍보실장 역임
• Germany Berlin Wein Trophy 심사위원 역임
• 한국직업방송 ‘소믈리에 가치를 선사하다’ 출연
• 전) The Classic 500 Pentaz Hotel Sommlier 근무
• 전) Grand Hyatt Seoul Hotel 근무
• 전) Swiss Kirhoffer Hotel 근무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