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2 (목)

  • 맑음동두천 1.5℃
  • 구름많음강릉 6.6℃
  • 박무서울 3.4℃
  • 박무대전 3.3℃
  • 연무대구 5.1℃
  • 구름많음울산 7.4℃
  • 연무광주 6.0℃
  • 맑음부산 9.7℃
  • 맑음고창 3.4℃
  • 맑음제주 9.0℃
  • 맑음강화 2.0℃
  • 맑음보은 0.6℃
  • 맑음금산 1.6℃
  • 맑음강진군 5.7℃
  • 맑음경주시 4.4℃
  • 맑음거제 7.0℃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대기업 선별복지 ‘부영 출산장려금’…서민도 법도도 없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부영 출산장려금 1억원 지원에 세금지원을 마련하라고 지시하자 소위 주류 언론에서 시나리오를 풀고 있다.

 

언론에서 말하는 시나리오는 이러하다.

 

1. 부영이 근로소득의 대가로 출산장려금을 준다.

 

2. 그러면 근로소득 누진세율에 걸려 근로자가 최대 4180만원 세금을 내야 한다.

 

3. 출산장려금을 근로자 자녀에게 공짜로 주는 증여로 처리하면 어떨까.

 

4. 근로자는 1000만원 증여세를 부담하지만, 회사는 2600만원 비용처리를 못 한다.

 

5. 법을 바꿔서 2600만원 비용 처리해주면 안 될까?

 

부영은 일단 4번으로 처리하려 하고 있지만, 5번이 안 되는 게 부담스러운 모양새다. 기업 증여는 비용 처리가 불가하다.

 

언론들은 3월 말 법인세 신고 종료 전에 5번을 해달라고 보도를 쏟아 내는데 이건 대단히 위험하다.

 

출산만이 아니라 혼인, 고연봉을 받는 고성과자 독려 등으로 빼먹을 수 있는 영역을 열어줄 수 있다.

 

3번도 위험하다. 제3자에게 적당히 명목을 세워 공짜로 돈을 줄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면, 회사 대주주 일가가 돈을 빼먹을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준다.

 

굳이 방법을 생각해보자면, 소득세법 12조 3호 저목. 대통령이 지정하는 복리후생비에 넣어서 비과세 근로소득 처리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이건 시행령으로 손댈 수 있다.

 

다만, 인당 1억원짜리 비과세는 엄청나게 큰 건데 그걸 시행령으로 푼다면 위헌성 여지가 있다(위임입법 한계 일탈).

 

3~5번은 어떻게 보면 논란 여지도 많고, 법체계를 흔들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이거 말고 상대적으로 깨끗한 방법이 있다.

 

이중근 부영 회장이 사재 털어서 직원 출산장려를 위한 재단을 세우고, 그 재단에서 장려금을 주는 것이다.

 

재단에서 나가는 장려금(증여금)을 손비처리가 가능하겠느냐는 것이 쟁점이 되겠지만, 적어도 기업회계에 손대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그러려면 운용수익을 감안할 때 1750억원 정도를 내셔야겠지만.

 

위의 것들보다 더 기가 막힌 건 아래 1, 2, 3이다.

 

1. 회사 출산장려금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느냐.

 

2. 주주들과 은행들이 몇 년이나 쌩돈 나가는 걸 참을 수 있겠나.

 

3. 장려금 먹튀는 어쩔 것인가.

 

1번은 우리나라에서 지금 출산율 운운하는데 애초에 혼인율 자체가 낮다.

 

2020년 기준 30~34세 미혼율이 56.3%다. 35~39세는 30.7%, 40~44세는 21%다. 이 수치는 점점 밀려 올라가게 될 게 분명하다. 2000년대만 해도 외환위기 이후 10‧7‧5% 경제성장률을 찍었다. 지금은 경제성장률이 1~2% 한다.

 

그리고 출산장려금을 줄 수 있는 회사가 몇이나 되겠는가.

 

근로자 90%가 중소기업을 다니는데 꿈도 못 꾸는 이야기다.

 

2022년 출산·보육수당을 받은 근로자는 47만명, 전체 근로소득자의 2.3%밖에 안 된다.

 

 

지주회사 부영은 2022년 798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주력회사라는 부영주택을 보면 1148억원 순손실이 났다.

 

부영은 장기임대주택을 한다지만, 앞으로 부동산PF 터진다는데 70억원이란 현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앞으로 몇 년이나 감당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최근 주당 1400~1500원 배당을 하고 있다. 그런데 직원 출생 자녀란 명목으로 1억원씩 꽁돈을 뿌린다면 이걸 보고 눈 돌아가지 않을 주주가 몇이나 될까.

 

주주들이 가만히 있을까. 거긴 외국인 주주들도 많은데?

 

다른 대형 건설사에서도 이걸 할 수 있을까? 당장 터져나가는 사업장 부실이 코앞인데 수십억원을 직원들에게 뿌린다고? 희망퇴직이나 종용하지 않을지 모르겠다.

 

3번. 출산장려금을 받은 직원들이 받고나서 사직서 던지면 어떻게 할 건가.

 

회사 내규? 기술유출 등 대단히 제한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다. 헌법상 직업선택 자유와 충돌될 가능성이 크다.

 

저 돈을 출산장려란 명목으로 줬다고 하지만, 그 돈을 양육에 쓴다는 보장이 없다.

 

그 돈으로 도박할지 코인할지 알 수가 없다.

 

좋은 복지제도란 수혜대상이 넓고, 목적대로 쓰여야 하며, 법체계상 무리가 없어야 하고,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

 

반면, 부영 출산장려금은 복지제도로서는 가장 안 좋은 것만 모아 놨다.

 

수혜대상은 극히 적고, 목적대로 쓰인다는 보장이 전혀 없으며, 법체계상 상당한 무리를 수반하며, 부영조차도 계속할지 안 할지 알 수 없다. 

 

지금 이게 윤 대통령이 지시했다는, 기재부가 3월에 발표하겠다는, 대형 언론들이 설레발을 치는 부영 출산장려금의 실체다.

 

기재부는 뭘 하고 있는지 절대 함구하며, 3월 법인세 신고 개시까지 시간만 벌고 있다

 

이걸 정말 하겠다면 대단히 참담하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