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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 유통 · 의료

[현장취재] "회생 아닌 폐점?"…홈플러스 사태에 쏟아진 절규, 정부는 어디에

입점 상인들, “3월 이후 정산금 지급 지연 등 자구책 무력화 불안"
노동자들, "사측 전환배치 사실상 구조조정에 가까워"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우리는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렸습니다. 회생이라더니 폐점 통보가 먼저였습니다”


지난 30일 마트노조와 홈플러스 입점 점주들이 10만명의 서명을 들고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를 찾았다. 회생을 명분 삼아 전국 점포가 속속 문을 닫는 가운데, 현장은 단식, 천막 철거, 매출 동결, 그리고 공포로 얼어붙었다.

 

 

◇ 사라지는 점포들…현장은 ‘공포의 소용돌이’
홈플러스는 지난 3월 4일 기습적으로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그리고 두 달여 만인 5월 29일, 장사가 잘되던 주요 점포 10곳을 포함해 총 27개 점포의 계약 해지를 공식 통보했다.

 

노조에 따르면 36개 폐점이 현실화될 경우 직영 노동자 3천명, 입점 상인과 그 가족까지 약 4만명이 생계에 위협을 받는다.

 

안수용 홈플러스 지부장은 단식 투쟁 중 쓰러진 뒤 회복 중인 상황에서도 “청산 계획이 회생보다 먼저다. 속도감 있게 점포 정리를 하고 있지만, 우리에겐 아무런 설명도 없다”라며 직접 나와 회사를 규탄했다.

 

인천 지역은 전체 점포의 절반이 폐점 대상에 올랐고, “전환 배치”라는 사측의 설명은 실제로는 “인력 구조조정”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 입점 점주들 “보증금 7천만원 날릴 판…신뢰는 이미 붕괴”
점주협의회 김병국 회장은 입점 상인들의 현실을 “사실상 계약 파기와 생계 붕괴”라고 요약했다. 자체 키오스크를 사용한 일부 점주는 “계약 위반”이라는 명목으로 계약 해지 협박을 받고 있고, 3월 이후 정산금 지급 지연, 이자 미지급, 운영 자금 차단 등으로 자구책도 무력화된 상태다.

 

강경모 부회장은 북수원점 사례를 들며 “매출이 잘 나오던 점포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이제는 하늘만 바라볼 뿐”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측은 “설명회를 열었다”고 했지만, 현장에선 “고용 승계하겠다”는 막연한 말뿐, 구체적 대안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 부회장은 특히 "최근 입점 업체가 보증금 수천만 원에 인테리어까지 투자했는데, 다음날 폐점 통보를 받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 정치권, ‘현장 정치’ 되찾나
노조와 점주들의 절박함은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정치권에 전달됐다. 윤호중 총괄본부장은 “민생의 현장에 정치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없었다”며 “10만 서명은 고통의 기록이고, 책임 있게 응답하겠다”고 밝혔다.

 

민병덕 을지로위원장도 “회생 계획 없이 청산만 진행되는 구조조정은 자본의 폭력”이라며 “정치는 약자의 가장 강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10만인의 이름은 생존의 외침”이라며 정부 주도의 대화기구 필요성을 강하게 역설했다.

 

인태연 민생살리기본부장 역시 “대형 유통기업의 자본논리는 노동자와 자영업자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며 “사모펀드 MBK에 대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생을 위한 규제가 경제 생태계를 지키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 정부의 책임은 어디에…“다음 정부 첫 과제로”
노조 측은 “MBK가 자구 노력 없이 부채보다 많은 자산을 팔아 ‘빚잔치’로 회생을 끝내려 한다”며, 이를 막기 위한 정부 개입과 채권단(국민연금 포함)에 대한 압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홈플러스에는 국민연금 자금 약 9천억원이 투입된 상태다.

 

참석자들은 ▲국회 청문회 개최 ▲노동자-점주-정부-사측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 구성 ▲회생계획안의 조속한 공개 등을 요구하며,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이러한 민생 과제를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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