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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국세청 개혁, 이제는 ‘행정 과제’가 아니라 ‘국정 과제’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국세청이 개청 60주년을 맞아 26일 대대적인 세정 개혁을 선언했다. 체납관리 혁신, 반사회적 탈세 근절, AI 대전환,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하나같이 국세청 내부 차원의 개선을 넘어, 정무·정책 판단 없이는 실행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언을 더 이상 국세청의 ‘업무계획’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반복해서 강조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세청은 징수기관이 아니라 동반자여야 한다”, “적극행정으로 국민 목소리에 바로 답해야 한다”, “성실납세자가 손해 보지 않는 세정이 조세정의의 출발점이다”, “AI 전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국세행정을 만들겠다.”

 

이는 수사가 아니라, 국세청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문제는 이 선언이 국세청 내부 결의로 끝나느냐, 국정 운영 원칙으로 격상되느냐다.

 

지금 국세행정은 단순한 징수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시장 신뢰, 부동산 안정, 조세 형평, 국가 재정 건전성, 민생 회복까지 모두 관통한다. 국세청이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져도, 정치·정책 라인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번번이 중간에서 멈춰왔던 영역이다. 역외탈세, 대기업·자본시장 탈세, 국세외수입 통합징수는 특히 그렇다.

 

체납관리단 출범은 상징적이다. 임 청장은 “자료가 아니라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했다. 생계형 체납자를 재기 대상자로, 악의적 체납자를 반사회적 범죄로 구분하겠다는 발상 전환이다.

 

그러나 이 구조는 복지, 금융, 법무, 지자체 정책과 얽혀 있다. 국세청이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체납관리 혁신을 말하려면, 정부 차원의 채무조정 연계, 정보 공유, 법·제도 정비가 동시에 가야 한다. 정무 라인이 이 사안을 ‘국세청 사업’으로 둘 것인지, ‘정부 공동 프로젝트’로 끌어올릴 것인지가 관건이다.

 

반사회적 탈세 대응 역시 마찬가지다. 임 청장은 “반칙과 특권을 통한 탈세는 더 이상 설 곳이 없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주가조작, 상장사 터널링, 사회지도층·인플루언서 탈세, 역외탈세는 모두 정치적 부담과 이해 충돌을 수반하는 영역이다. 국세청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다.

 

금융당국, 수사기관, 공정당국, 외교 라인이 동시에 움직이지 않으면 ‘조사 발표’ 이상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정책 라인이 분명히 답해야 한다. 성역 없는 과세가 국정 원칙인가, 선언용 문구인가.

 

AI 대전환과 국세외수입 통합징수는 더 노골적으로 정책 결단을 요구한다. 이는 전산 사업이 아니라 권한 구조 재편이다. 여러 부처의 기능과 이해가 충돌하는 영역이다. 임 청장이 말한 “세계 최고 AI 국세행정”은, 예산·입법·조직 재설계 없이는 불가능한 과제다. 대통령실과 기재부가 전면에 서지 않으면, 국세청의 미래 전략은 보고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민생 세정 역시 정책 라인의 태도가 성패를 좌우한다. 임 청장은 “국민에게 ‘안 됩니다’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고 답하는 국세청”을 주문했다. 그러나 세수 압박 속에서 국세청에 동시에 ‘지원’과 ‘성과 숫자’를 요구한다면 적극행정은 작동할 수 없다. 지금 국세청의 1순위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부터 정부가 명확히 해야 한다.

 

국세청의 60주년 선언은 조직 구호가 아니다.

정무·정책 라인에 던지는 요구서다.

 

체납관리 혁신, 반사회적 탈세 근절, AI 전환, 통합징수는 모두 국정 우선순위로 격상시키지 않으면 실패가 예정된 과제다. 이제 질문은 국세청이 아니라 정부를 향한다.

 

국세 개혁을 행정 개선으로 둘 것인가, 국정 개혁으로 끌어올릴 것인가.

임광현 국세청장이 던진 메시지를 정책 권력은 받을 준비가 돼 있는가.

 

여기에 대한 답이, 국세청 ‘60주년 대도약’의 진짜 출발점이 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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