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흐림동두천 17.2℃
  • 흐림강릉 23.4℃
  • 연무서울 17.6℃
  • 흐림대전 18.4℃
  • 흐림대구 19.7℃
  • 흐림울산 21.6℃
  • 흐림광주 18.1℃
  • 흐림부산 19.0℃
  • 구름많음고창 19.2℃
  • 구름많음제주 20.0℃
  • 흐림강화 15.7℃
  • 흐림보은 17.4℃
  • 구름많음금산 17.4℃
  • 흐림강진군 19.0℃
  • 흐림경주시 20.8℃
  • 구름많음거제 22.3℃
기상청 제공

[특집] 조세 전문가들이 바라본 '2017년 세법개정안'(부가세)

매년 증발하는 숨은 세원 9조원을 찾아라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제도 닻 올렸다

정부가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을 담아서 ‘일자리 창출, 소득재분배, 세입기반 확충’에 역점을 두고 있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이 되도록 현행 조세지원제도를 일자리 중심으로 전면개편 ▲소득 재분배 개선을 위해 고소득층에 대한 과세 강화, 서민·중 산층의 세부담은 축소 ▲저성장·양극화 극복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세입기반을 확충 한다는 것이다.


문 정부, 핀셋증세로 82.6조원 재원 마련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공약 추진을 위해 필요한 재원 178조원 중 95.4조원은 세출절감, 나머지 82.6조원은 세입확충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5대 국정목표’와 ‘100대 국정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선 국민이 앞으로 5년간 지금보다 약 82.6조 원의 세금을 더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정부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조정하고,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을 신설하는등 소위 ‘핀셋증세’를 통해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세부담을 늘리지 않고 필요한 재원을 조달할 계획을 세웠다.


예년처럼 이번 세법개정안은 세목별로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세목은 소득세의 경우 ‘소득세 최고세율 조정’, 법인세의 경우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 신설’이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내용은 부가가치세 체납이 많은 유흥업종을 대상으로 2018 년부터 신용카드 결제분에 대해 신용카드사가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는 매입자 납부제도(Reverse Charge)를 먼저 도입한다는 것이다.

 

부가가치세 속 검은 그림자
부가가치세는 1954년 프랑스에서 최초로 도입한 후, 현재는 전 세계 약 166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7년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최초로 도입해 현재 가장 중요하고 세수기여도가 높은 세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부가가치세를 도입한 모든 국가는 예외 없이 다음과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첫째, 부가가치세는 간접세로서 납세하는 자와 국가에 납부하는 자가 다르다. 물건을 구입하는 자가 물건가격과 더불어 부가가치세를 결제하면, 판매자가 이를 보관하고 있다가 정해진 기간에 국세청에 납부한다.

 

따라서 결제시점에서 매입자는 부가가치세를 부담하지만, 실제로 공급자가 국가에 납부하는 시점과는 시차가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업이 어려워져 폐업 또는 도산하게 되면 보관하고 있던 부가가치세를 국가에 납부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내가 낸 세금이 소위 ‘배달사고’로 국가에 귀속되지 않고 증발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 부가가치세는 소위 폭탄업체를 이용해 계획적으로 매출세액을 취득한 후 사라지는 전문 탈세꾼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이는 국제간 거래에서도 악용되어 소위 회전목마 사기를 통해 부가가치세를 계획적으로 탈세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EU가 2016년 8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폐업, 도산, 폭탄업체, 회전목마 사기 등으로 인한 27개 회원국의 평균 부가가치세 탈세 규모 비율이 14.03%라고 한다. 담세자가 부담했음에도 매년 약 208조원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가 탈세 또는 체납으로 중간에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부가가치세를 세계 최초로 도입한 프랑스의 탈세 규모가 14.18%, 이탈리아 27.55%, 그리스 27.99%, 영국 10.14%, 독일 10.37%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발생한 부가세 체납발생건수가 200만건이 넘고, 체납액도 8조9500억원에 달한다.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간접세라는 특징 으로 인해 납세자는 자기가 낸 세금이 중간에 도둑맞았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정치권과 언론도 관심이 없다.


‘배달사고’ 차단하는 매입자납부제도 도입
부가가치세의 체납과 탈세문제가 점차 심각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2000년대 이후 EU 회원국을 중심으로 우선 취약업종에 대해 매출자 대신 담세자인 매입자가 직접 국가에 부가가치세를 납부하게 해 소위 ‘배달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매입자납부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2008년 이후 금지금, 고금, 구리 및 철 스크랩등 부가가치세 탈세 가능성이 높은 업종의 B2B 거래에 대해 매입자납부제도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신용카드 결제분에 대한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제도는 B2C 거래에 대해서도 부가가치세 체납, 탈세 등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우선 신용카드 사용비율은 높으면서 체납비율도 타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유흥업종에 동 제도를 적용하고, 단계적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해 추후 업종과 관계없이 모든 신용카드 거래에 매입자납부제도를 적용할 경우, B2C 거래에서 일어나는 부가가치세 체납을 대부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연간 약 9조원의 부가가치세 배달사고만 차단해도 공약 이행에 필요한 상당 부분의 재원을 손쉽게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숨은 9조원, 성실납세자에게 거둬선 안 돼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소득세 최고 세율 조정’ 등을 통해 소득세에서 약 2조1938억원,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 신설’ 등을 통해 2조5599억원을 더 거두어 들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부가가치세에서 내가 낸 세금이 중간에 배달사고로 국가에 귀속되지 않는 금액이 매년 약 9조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동제도를 완벽하게 전 업종에 적용할 경우 매년 9조원, 5년간 최소 45조원의 세수를 성실납세자의 추가부담 없이 더 거두어들일 수 있다. 과연 어느 정책이 더 중요하고 시급을 요하는 것인지 자명하다.


세수증대 효과나 문제의 심각성, 정책의 시급성 등 모든 면에서 현재 언론에서 야단법석하는 ‘소득세 최고세율 조정’이나 ‘법인세 최고 과표구간 신설’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부가가치세 매입자납부제도를 통해 체납을 원천적으로 방지해 내가 부담한 세금이 중간에 배달사고로 증발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프로필] 김 재 진
• 한국조세법학회 조세정책분과위원장
• 사회보장제도 신설 변경 협의회 위원장
• 전 한국지방세학회 부회장
• 전 한국조세연구포럼 부회장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