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구름많음동두천 14.3℃
  • 구름많음강릉 19.5℃
  • 연무서울 15.1℃
  • 구름많음대전 15.9℃
  • 구름많음대구 15.5℃
  • 흐림울산 18.8℃
  • 연무광주 13.7℃
  • 흐림부산 17.6℃
  • 흐림고창 11.5℃
  • 흐림제주 16.8℃
  • 구름많음강화 13.4℃
  • 구름많음보은 10.6℃
  • 흐림금산 11.6℃
  • 흐림강진군 12.1℃
  • 구름많음경주시 17.8℃
  • 구름많음거제 16.2℃
기상청 제공

문화

[詩가 있는 아침]엇노리

시인 최정신, 낭송 김동현

 

엇노리_최정신

 

무릎은 복숭아 속살이어야 한다

한사코 피마자기름 들고

내 무릎에 집착하던 당신,

 

짐짓 당신 무릎은

무명 치마 속 깊게 숨긴 부끄러움이었다

나는 그 감춤을 자꾸만 들춰

두들두들 손마디로 음 소거 자장가를 듣곤 했다

 

신여성 날개 꺾은 시살이는

삼실 비벼 길쌈 짓느라 피멍 가실 날 없었다는 무릎을 들려주던 밤,

싸락눈 쌓이던 소리 귓등에 아삼했다

 

삼실처럼 질긴 명이 되라고

윤달에 지은 베옷 한 벌

것도 말짱 헛소리,

육순 막 넘긴 해 말끔히 차려입고 목실로 이주했다

폐업한 생이 십수 년,

월수 찍듯 보름밤이면

매끈하고 둥근 무릎이 창틀에 걸터앉아 궁금을 염탐한다

고해(苦海)에 두고 간 나룻배가 못 미더워 노심초사 내려 본다

 

어쩐 일로 빛이 처연할까

슬픔의 문양은 둥글었을까

 

사사건건 엇박자 장단이나 맞추던 나는

이승 버린 후에도 맘 못 놓는 애물단지,

무사한 무릎 접어

안심 한 잔 진설할 기일이 달 포 남짓 남았다

 

*고려 가요의 하나로, 아버지의 사랑보다 어머니의 사랑이 더 크고 지극함을 낫과 호미에 비유하여 읊은 노래

 

[시인] 최 정 신

경기도 파주 출생

2004년 《문학세계》로 등단

시집 『구상나무에게 듣다』

동인시집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느티나무의 엽서를 받다』 등

 

[詩 감상] 양 현 근

어머니의 사랑만큼 조건없는 사랑이 있을까.

아무리 퍼주어도 아깝지 않은 사랑,

주고도 늘 모자라기만 한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이다.

칭얼대는 나이 어린 자식 돌보랴

거친 농사일하랴 지친 몸이지만

저녁에는 바느질과 길쌈으로 가사를 돌보아야 했던 것이

우리 어머니들의 숙명이기도 했다.

길쌈을 하느라 어머니 무릎에는 힘든 세월만큼이나

푸른 멍자국이 소리없이 내려앉곤 했다.

그 어머니도 이제는 안 계시고,

회한과 그리움을 가득 채워 진설하는 마음을 누가 알랴.

 

[낭송가] 김 동 현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기술국장

무진어패럴 재직중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