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구름많음동두천 12.1℃
  • 흐림강릉 18.5℃
  • 연무서울 13.6℃
  • 구름많음대전 12.8℃
  • 흐림대구 13.5℃
  • 구름많음울산 16.6℃
  • 흐림광주 12.1℃
  • 구름많음부산 16.1℃
  • 흐림고창 9.7℃
  • 흐림제주 15.5℃
  • 구름많음강화 11.8℃
  • 맑음보은 7.4℃
  • 맑음금산 8.4℃
  • 흐림강진군 10.5℃
  • 구름많음경주시 13.7℃
  • 흐림거제 14.5℃
기상청 제공

문화

[詩가 있는 아침]오래된 울음

시인 이진환, 낭송 향일화, 영상 세인트1

 

오래된 울음_이진환

 

숲에서 하나 둘 나무를 세고가면
나무가 되었다 숲이 되었다 고요가 되었다
고요가 깊어지자 웅크리고 있던 숲이 안개처럼 몸을 푼다
불신의 늪이 꿈틀거려서다
한때, 뿌리 뻗친 늪에서 마구잡이로 우듬지를 흔들어대다
새 한 마리 갖지 못한 나무였다
눈도 귀도 없는, 그 몸속으로
흘러 다니던 울음을 물고 새들은 어디로 갔을까
어릴 적 어둑한 논둑길에서 두려움을 쫓던
휘파람소리와 함께 가슴을 졸이고 나오던 눈물이었다
울음의 반은 기도였으므로,
안개의 미혹(迷惑)에서 깨어나는 숲이다
고요란 것이 자연스럽게 들어서서 허기지는 저녁 같아
모든 생명이 소망을 기도하는 시간이 아닌가
두려움의 들녘에서 울던 오래된 울음이
징역살이하듯 갇혔던 가슴으로 번지고 있다
기도를 물고 돌아오는 새들의 소리다

 

[시인] 이 진 환
경북 포항 출생
2014년 <국민일보> 신앙시 공모전 대상 수상
2016년 《다시올문학》 등단
동인시집 『고양이 골목』 등

 

[시감상] 양 현 근
어둑한 밤길을 걸어본 사람은 안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막막함이나
어둠이 주는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것을 말이다.
어디선가 불쑥 무엇인가 튀어나올 것 같아 마음은 황망한데
멀리서 희미하게 반짝거리는 불빛이 있어 얼마나 큰 위안인가
두려움과 미혹의 들녘을 헤매다 돌아온 신새벽에
오래된 울음이 기도처럼 번지고 있다.
부질없는 욕심의 끝을 건너
기도를 물고 돌아오는 새들의 지저귐이 희망처럼 번지는 아침이다.

 

[낭송가] 향 일 화
시마을 낭송협회 고문
《시와표현》 시부문 등단
빛고을 전국시낭송대회 대상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