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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예산] 514조 '슈퍼예산…2023년엔 600조 넘어

혁신성장 가속화에 13조…12개 분야 모두 예산 증가
홍남기 "재정 역할로 성장경로 복귀하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

내년 정부 예산안이 올해보다 9.3% 늘어난 513조5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9.7%)에 이어 2년째 9%대로 증액한 것은 경기 하방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29일 임시국무회의를 열고 올해 본예산 469.6조원보다 43.9조원 증액한 513.5조원의 2020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다음 달 3일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는 법정시한인 12월 2일까지 심의·의결해야 한다.

 

지출증가율 9.3%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2009년(10.6%) 이후 최고 수준의 확장적 재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경제가 어려운데 재정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서 성장경로로 복귀하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면서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월등히 확장적 기조"라고 말했다.

 

정부는 먼저 내년 혁신성장 가속화에 올해(8.1조원)보다 59.3% 많은 12.9조원을 쏟아붓는다.

 

세부적으로는 일본의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에 대응해 핵심 기술개발과 제품 상용화, 설비투자 확충을 위한 자금공급에 올해보다 163%(1.3조원) 늘어난 2.1조원을 투입한다. 추가 소요에 대비해 목적예비비를 5000억원 증액하고, 특별회계 신설을 추진한다.

 

데이터와 5G 네트워크,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플랫폼과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자동차 등 3대 핵심사업에는 46.9%(1.5조원) 늘어난 4.7조원을 투입한다.

 

6500억원을 들여 AI·소프트웨어 인재 4만8000명을 양성하고, 모태펀드에 1조원의 예산을 출자해 2.5조원 규모의 자금을 벤처 시장에 공급하는 등 제2 벤처 붐 확산에도 5.5조원을 푼다.

 

무역금융을 4.2조원으로 확대해 수출 부진을 해소하고 정책자금 14.5조원을 풀어 중소·중견기업의 경영 애로를 덜어준다.

 

12개 분야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는 23.9조원으로 27.5%(5.2조원) 늘린다.

 

미세먼지 대응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환경예산은 8.8조원으로 19.3% 늘어난다.

 

소재·부품·장비 기술개발 등 연구개발(R&D) 예산도 24.1조원으로 17.3% 확대된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2.3조원이다. 12.9% 늘린 것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두 자릿수 증가율이다.

 

내년 일자리 예산을 올해(21.2조원)보다 21.3% 늘린 25.8조원으로 편성했다. 사상 최대 규모다.

 

노인일자리 74만개 등 재정지원 일자리를 95만5000개 만들고 고용장려금과 창업지원, 직업훈련 등을 통해 직·간접적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 공공부문 사회서비스 일자리 9만6000개 창출을 지원하고 국가직 공무원 일자리는 경찰 등 현장 인력을 중심으로 1만9000명 충원한다.

 

일자리를 포함한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181.6조원으로 12.8%(20.6조원) 늘어난다.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4%로 상승,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초연금(11.5조원→13.2조원) 등을 크게 증액하고 실업급여(7.2조원→9.5조원)의 액수와 기한을 늘린 영향이다.

 

교육예산은 72.5조원으로 2.6%(1.8조원) 늘어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55.5조원으로 0.2조원 (0.4%)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복지와 교육예산을 합하면 254조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일반·지방행정 예산도 80.5조원으로 5.1%(3.9조원) 늘렸다. 이중 지방교부세는 52.3조원으로 2000억원(0.3%) 감액됐다.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합한 내년 지방이전재원은 107.8조원로 1000억원 늘었다.

 

사병봉급 인상 등의 영향으로 국방예산은 3.5% 늘어난 50.2조원으로 처음 50조원을 넘어섰고, 외교·통일 예산은 남북협력기금 사업비 확대로 9.2%(0.5조원) 늘어난 5.5조원으로 계획됐다.

 

이에 따라 전체 12개 분야별 예산이 모두 증가했다.

 

반면 내년 총수입은 482조원으로 1.2%(5.9조원)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국세 수입이 올해 294.8조원에서 내년 292조원으로 0.9%(2.8조원) 줄면서 10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세입 부족을 보전하기 위한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올해 33.8조원에서 내년 60.2조원으로 갑절 가까이 늘어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재정 건전성 지표들은 악화한다.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72.1조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34.5조원, 국가채무는 805.5조원으로 64.7조원이 각각 늘어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3.6%로 1.7%포인트 악화하고, 국가채무비율은 39.8%로 2.7%포인트 뛴다.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2023년까지 5년간 연평균 재정지출은 6.5% 늘어나는 반면, 국세 수입은 3.4%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2023년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넘고 국가채무비율은 46.4%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증가는 얼마나 가파르게 증가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국가채무비율이 5년 뒤 40% 중반대까지 가는 것은 불가피하고, 그 정도는 용인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리재정수지 비율의 마이너스 폭이 커지더라도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 다시 성장경로로 복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이후에는 다시 아래(흑자 방향)로 내려오도록 재정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 정부의 한해 총예산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100조원,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200조원,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300조원을 돌파하고 박근혜 정부 때인 2017년 400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내년 500조원을 돌파하지만, 정부는 증가율이 낮아지도록 관리하기로 했다. 2020∼2023년 전년 대비 총지출 증가율은 9.3→6.5→5.2→5.0%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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