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흐림동두천 18.8℃
  • 구름많음강릉 24.5℃
  • 연무서울 19.7℃
  • 흐림대전 20.7℃
  • 흐림대구 25.3℃
  • 연무울산 19.5℃
  • 연무광주 19.5℃
  • 연무부산 17.3℃
  • 흐림고창 18.9℃
  • 흐림제주 17.7℃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20.9℃
  • 흐림금산 21.0℃
  • 흐림강진군 19.0℃
  • 구름많음경주시 24.8℃
  • 흐림거제 18.5℃
기상청 제공

사회

온갖 갑질에 바이러스 취급까지…코로나19에 더 힘든 경비원

용역업체는 마스크 안 주고 약국에 갈 시간도 없어 감염 우려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A씨는 요즘 주민들에게서 오는 연락으로 골치가 아프다. 관리사무소에 보관하는 택배를 집 앞까지 가져다 달라는 요청이 잦아져서다. A씨는 "이런 연락을 받고 짐을 날라줄 때마다 심부름꾼이 된 기분"이라고 했다.

 

13일 수도권의 여러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경비원들의 말을 들어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 간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관리사무소 직원이나 경비원들이 주민들로부터 갑질이나 다름없는 온갖 민원을 떠안게 돼 난감해하고 있다.

 

다른 입주자와 대면접촉해야 하는 층간소음 항의가 코로나19 사태로 새롭게 등장한 대표적 민원이다.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은 "요즘 사람들이 집 안에만 있다 보니 층간소음이 배로 늘었는데 피해자들이 '대신 직접 찾아가서 말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 난감하다"며 "문제가 된 세대에 찾아가면 저는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이분들은 안 쓰고 있어 매우 불쾌해한다"고 말했다.

 

예전 같으면 경비원을 직접 만나 처리했을 민원도 최근에는 인터폰으로 대신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임대차계약 연장 서류를 전달하거나 각종 점검 등을 하려면 해당 세대를 직접 방문해야 하는데, 세대원들이 "오지 말라"고 해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한다.

 

마스크를 쓰고 벗는 데도 주민 눈치를 봐야 하는 서글픈 일도 생긴다.

 

대구·경북에서 지역사회 집단감염으로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기 전까지는 마스크를 쓰고 일하면 "병 걸렸냐"며 불만스러워하는 주민이 많았다고 한다. 경비원 A씨는 "2월 중순까지도 마스크를 쓰고 일하면 주민들이 '마스크를 왜 썼냐, 병 걸렸냐'며 마스크를 벗으라고 다그쳤다"고 했다.

 

반면 사태가 심각해지자 거꾸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민원이 들어온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B씨는 "주민들이 사무실 안에 앉아 있는데도 '왜 마스크를 안 썼냐'고 항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강동구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마스크를 종일 끼고 있으면 답답해 사무실에서는 코 밑으로 내리고 있는데 주민들의 눈초리가 무서워 눈치를 보게 된다"고 했다.

 

주민들이 '병균' 취급하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이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영등포구의 또 다른 아파트 경비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민들이 우리를 바이러스 취급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며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일부러 멀찌감치 떨어져 가는 등 노골적으로 피하기도하는데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서운하다"고 말했다.

 

경비원들은 마스크 등 필수 방역 도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감염에 노출된 환경도 걱정한다. 아파트나 용역업체에서 이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지 않는 경우가 많고, 주로 약국이 문을 닫은 시간에 퇴근하다 보니 일주일에 2장 살 수 있는 공적 마스크도 구하기 어렵다.

 

성동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은 "얼마 전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려고 출근 전인 아침 7시부터 줄 서 기다렸는데 10∼20분 만에 동이 났다"며 "도저히 마스크를 구할 길이 없다"고 했다. 영등포구의 한 경비원은 "마스크 하나로 2∼3일씩 버티는데 그마저도 부족하면 소독제를 뿌리고 삶아서 다시 쓴다"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