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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양기철 (주)하나감정평가법인 부회장·감정평가사) 경제가 좋아지면 집값은 오른다. 그 반대로 경제가 나빠지면 집값도 당연히 내려간다. 더욱이 세계가 단일경제권으로 묶여있는 글로벌 경제체제에서는 다른 나라(특히 미국) 집값 추이가 국내 집값에도 영향을 미친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미국 집값이 26.7% 폭락하였던 시기, 국내 집값도 국토교통부 ‘주택실거래가지수’기준 약 9%가 하락하였으며 강남 재건축아파트 하락폭은 무려 30%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지금의 집값도 ‘코로나19’가 초래할 경제충격으로 인해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처럼 지속적인 집값하락을 가져올 것인가? 집도 재화의 일종이므로 집값은 수요와 공급이라는 기본원리에 주로 구매심리(투자심리), 실물경기(경제), 정부정책에 영향을 받는다.

 

‘코로나19’가 금년 상반기까지 지속된다면 향후 2~3년간 집값하락은 불가피

 

집값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을 차례대로 살펴보자. 먼저 투자심리를 살펴보자. 지난해 12월 16일 발표된 9억 초과 주택에 대한 사실상의 주택담보대출금지 조치로 고가주택에 대한 투기적 수요는 어느 정도 잠잠해졌다.

 

그러나 대출이 가능한 9억 이하 주택이 많은 지역의 중저가 주택에 대한 매매수요는 꾸준하다. 수도권 분양시장도 여전히 호황인 것을 보면 아직은 투자심리가 살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물경기가 부동산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통상 6개월 정도의 시차가 있으므로 ‘코로나19’ 영향이 집값에는 아직 미반영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 실물경제(경기)를 살펴보자. 대외 경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집값은 국내경제(경기)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제가 안 좋으면 실업률과 대출연체율이 높아지고, 주택 수요도 감소하여 집값은 하락한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코로나 사태가 1년 이상 지속된다면 모기지주택(미국은 대부분의 집을 장기모기지(대출) 형태로 구입)연체율은 40~50%,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약 27%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가 세계경제 위축과 집값하락에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인지는 ‘코로나19’ 지속기간과 연관되어 있다.

 

만약 금년 상반기까지도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이 잠잠해지지 않으면 경제시스템 붕괴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때처럼 향후 2~3년간은 집값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에도 35개월 연속 오르고 있었던 집값은 ‘글로벌금융위기’를 기점으로 3년간 하락하였다(서울 -10%, 강남 -30%).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가 미국금융기관 부실이 ‘글로벌금융위기’를 거처 부동산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면, '코로나19'는 국가 간, 지역 간 봉쇄로 인한 실물경제 위기가 부동산가격 폭락으로 이어지는 구조이다.

 

그 시작지점만 다를 뿐 결과는 동일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사태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이다.

 

정부, 총선 이후에도 기존 규제정책은 지속하면서, 제한적인 공급정책 펼 듯

 

마지막으로 정부정책을 살펴보자. 문재인 정부는 2017년 6월 19일부터 2019년 12월 16일까지 총 19번의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정책의 핵심내용은 보유세 강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규제를 통한 투기수요 억제이다. 집값을 좌우하는 요인 중 공급보다는 수요를 통제하여 집값을 안정화시키고자 하는 정책이다.

 

이러한 정부정책에 대해 국민여론은 10명중 6명이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19년 12월 18일 리얼미터 조사).

 

총선 이후 정부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집값관련 각 정당의 총선(2020년 4월 15일 국회의원 총선거)공약을 살펴보자.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작년에 이미 발표한 주택공급대책을 종합하여 “수도권 3기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 등에 주택 15만여 가구를 지어 청년, 신혼, 무주택자들에게 공급한다”는 공약을 제시하였다. “투기수요 억제를 위한 강력한 규제 등 현재의 정책기조는 지속해 나가되, 무주택자 및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주택공급은 병행한다”는 정책방향이다.

 

미래통합당은 “제3기 신도시 전면재검토,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고가주택 기준 9억에서 12억으로 완화 등 기존 규제를 완화 내지 철폐하여 시장논리에 따라 민간아파트 공급량을 확대한다”는 공약을 제시하였다.

 

정의당은 “3주택이상 다주택자들에 대한 보유세 대폭인상, 10만호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공약” 등을 제시하였다.

 

각 정당이 전략적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는 연령층 혹은 지지층을 위한 맞춤형 공약을 제시한 것으로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이와 같은 총선공약 및 총선결과, 코로나19, 투자심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집값은 향후 어떻게 움직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집값은 실물경기 및 투자심리 위축으로 당분간은 조정내지 하향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 지속여부에 따라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때처럼 2~3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집값과는 반대로 전세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수도권 전세 가격은 작년 7월 이후 40주 연속 오름세이고 매매가격의 60%를 넘어서고 있다.

 

투기가 있을 수 없고 철저히 시장논리에 의해 결정되는 전세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다는 것은 시차를 두고 향후 매매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전조이다(전세가가 오르는 이유는 지난 호 칼럼 참조). ‘전세가 상승, 앞으로 코로나 극복을 위해 풀릴 막대한 현금, 저금리’는 주택매수심리를 언제든지 자극할 수 있는 휘발성이 강한 요인이다.

 

그동안의 규제정책과 ‘코로나19’로 인해 투기적 수요가 잠잠해져 있는 지금시점이 2~3년 후의 집값 폭등에 대비하여 신규공급방안 등 중·장기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적기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재고주택 거래활성화로 공급 늘리고, 진영논리 벗어나 합리적인 대책 마련해야

 

첫째, 지난 1~2년 사이에 쏟아냈던 시장의 흐름을 왜곡시킨 비정상적인 부동산정책들을 정상화시켜 시장기능이 작동하도록 물꼬를 터 주어야 한다. 투기수요 차단을 위해 다주택자 보유세 인상 정책을 계속 유지하려면 거래세(취득세, 양도소득세)는 낮추어 주어야 기존 재고주택의 거래가 활성화되어 공급이 늘어난다.

 

거래활성화를 통한 기존 재고주택의 공급 없이는 집값은 안정되지 않는다. 신규공급으로 집값안정에 성공한 사례는 ‘노태우 정부’시절 제1기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등)를 동시에 조성하여 ‘주택 200만호’라는 천문학적인 물량을 한꺼번에 공급한 정책이 유일하였다.

 

정부가 집값 안정의 공급물량으로 계획하고 있는 15만 가구로는 턱없이 부족하여 집값 안정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지금은 여러 여건상 과거처럼 한꺼번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공급부족분을 기존 재고주택 거래활성화로 채워야만 집값은 안정된다.

 

둘째, 무주택자들이 청약주택 혹은 기존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는 대출규제를 대폭 완화해 주어야 한다.

 

입지가 괜찮은 곳은 분양가가 높기 마련인데, 대출 없이 중도금·잔금을 감당할 수 있는 무주택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지금처럼 획일적인 대출규제는 청약시장을 ‘현금부자들만의 리그장’으로 만들어 줄 뿐이다.

 

셋째, 진영논리를 배제하고 각 정당들의 집값관련 ‘4.15 총선공약’들을 혼합하여 다수 국민들이 지지할 수 있는 합리적인 집값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부동산 문제는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고, 이해관계도 매우 첨예하게 대립한다.

 

집값정책이 성공하려면 국민적 지지가 필수적인데, 지지 세력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반대편 정당의 정책도 받아들여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적 동의가 가능하여 집값대책은 성공할 수 있다.

 

4.15 총선 당시 각 정당들의 정책을 혼합해 보면 “투기수요차단, 거래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 투기억제를 위한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사회초년생·신혼부부·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신규주택 및 금융지원 등”이다. 얼마나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정책들인가?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나 투기세력만 없다면 집값은 비교적 상식적으로 움직인다. 돈이 많이 풀리면 돈 가치가 떨어지고, 실물자산(집) 가격이 오를 거라는 것도 예측가능한 상식이다.

 

지금 손 놓고 있으면 2~3년 후에 집값은 폭등할 가능성이 크다. 대책이 늦을수록 폭등 시기는 더 단축될 것이다. 닥쳐오기 전에, 더 늦기 전에 중·장기적인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마련하는 정책의 핵심키워드에는 ‘중용’, ‘상식’, ‘시장기능회복’이 들어가야 한다.

 

[프로필] 양기철  (주)하나감정평가법인 부회장

• 감정평가사/경영학박사

• 가천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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