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흐림동두천 16.2℃
  • 흐림강릉 22.8℃
  • 흐림서울 17.2℃
  • 흐림대전 18.3℃
  • 흐림대구 21.7℃
  • 흐림울산 19.6℃
  • 흐림광주 17.9℃
  • 흐림부산 17.2℃
  • 흐림고창 16.2℃
  • 제주 16.7℃
  • 흐림강화 14.6℃
  • 흐림보은 17.7℃
  • 흐림금산 17.7℃
  • 흐림강진군 16.4℃
  • 흐림경주시 20.5℃
  • 흐림거제 17.9℃
기상청 제공

[회계사회장 선거]⑤ 뜬금없는 안보기부…10억 약정하는데 검토는 일주일

갑작스럽 기부 결정, 국방안보와 접점 없어
최중경 공로 크지만 비례적 운영 아직 갈 길 멀다

회계사회는 이권단체가 아니라 공익성을 인정받는 법정단체다. 회장선거를 포함, 운영 역시 공공성과 투명성을 담보해야 한다. 그런데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선거규칙을 바꾸고, 피선거권 문턱을 높이는 등 차기 회장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17일 결정될 45대 회장 선거와 관련 회계사회의 운영 실태를 진단해봤다.  <편집자 주>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최중경 회장 집행부가 갑작스러운 거액의 안보기부를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회계사회 운영 구조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고, 의원 구성도 비례성에 맞게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진·산불에도 꿈쩍 않던 회계사회

안보기부에 10억 ‘턱’

 

2019년 10월 17일 회계사회는 한미동맹재단 주재하는 한미동맹의 밤 행사에 참석해 1억원의 기부금을 쾌척했다. 이날을 더해 매년 1억원씩 총 1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약정까지 맺었다.

 

회계사 A씨는 “회계사회는 기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단체는 아니다”라며 “과거에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최근 수년간 안보기부를 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동맹재단은 한미연합사 출신 군간부들과 주한미군전우회 등 전현직 주한미군 간부들이 주요 멤버인 재단법인이다.

 

후원으로는 록히드 마틴, 한화그룹, 풍산, 동아일렉콤 등 방산업체 외 명예사단장으로 유명한 우오현 회장의 SM그룹 등 국방부와 유무형의 관계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회계사회는 국방, 안보 분야와 전혀 접점이 없었다. 지난해 10월 안보기부 이전, 포항지진·강원산불 등 국가적 재난에는 기부하지 않던 회계사회였다.

 

회계사회 관계자는 “공익차원에서 안보도 중요한 부분이므로 후원을 결정했다”며 “회칙에 따라 절차를 지켜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여러 공익기부 중 안보기부를 선택했는지는 “합법적 절차에 따라 의결했다”고만 답했다.

 

절차를 지켰다지만, 민의를 수렴했는지는 의문이다.

 

회계사 B씨는 “안보기부는 전례 없던 일이라서 회원 사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며 “사실상 회장 개인의 의지로 통과시킨 안”이라고 말했다.

 

최중경 회장과 이사회는 안보기부 안건을 상정 일주일여 만에 고속 통과시켰다.

 

최중경 회장이 어떤 이유로 안보기부를 결정했는지는 정확히 사실로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차기 회장이 들어서면 어떤 형식으로든 기부약정을 끊을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동의하는 목소리가 크다.

 

회계사 C씨는 “업계 상생협력기금 예산이 연간 10원억인데, 매년 상생기금에 10%에 달하는 거금을 안보기부에 쓴다는 것은 다소 황당한 일”이라며 “차기 회장이 들어서면 이것부터 없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회계사회 다변화, 예정된 과제

 

회계사회 내부서는 운영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이러한 과단적 운영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회계사 A씨는 “회계사회는 탈이 없이 잘 운영되는 편이지만, 간혹 이런 문제가 터져 나올 때 빅4나 원로 위주의 운영이 지적되고는 한다”며 “이전에는 여러 현실을 따져서 서울에 있는 대형회계법인에 맡기고 나머지는 따라가는 방식이었지만, 통신수단이 대폭 발달하고 다변화된 요즘 같은 시대와는 좀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회계사회는 회장을 정점으로 10~15명의 이사회, 120~170명의 평의원회로 구성된다.

 

이사회는 서울에 있는 공인회계사회 회관에서 열리기에 지방의 인물들은 참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평의원회 구성도 중견·중소 회계법인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

 

4개 대형회계법인이 전체 회원에서 가지는 비중은 3분의 1이지만, 회원 추천으로 뽑는 평의원 의석 150석 중 40%가 대형회계법인 몫이다.

 

상대적 다수인 중소회계법인 의석은 40석 정도이며, 회원의 70%를 차지하는 청년회계사회 소속 평의원은 5명에 불과하다.

 

평의원은 최소 회원 5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평의원직을 부여받는다. 1000명의 직원을 가진 대형회계법인은 20명의 평의원을 동원할 수 있지만, 적게는 수 명에서 많아야 수십 명 규모의 중견·중소 회계법인들은 여러 회계법인이 연합해야 한 명의 평의원을 겨우 배출할 수 있다.

 

그나마도 회계법인간 이해관계 문제 때문에 ‘연합’도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군소세력은 대형회계법인보다 회원 수로 보면 다수지만, 평의원, 나아가 이사회 구성에서 늘 소수에 머물렀다.

 

회계사 C씨는 “이마저도 최중경 회장 때 들어서서 완화된 것으로 이전에 중소회계법인 의석수는 훨씬 적었다”고 말했다.

 

황병찬 청년회계사회 회장은 “최중경 회장이 되고 나서야 30~40대 청년회계사회 평의원 수가 0명에서 5명으로 의미 있는 개선이 이뤄졌다”라면서도 “그렇지만 아직 더 나아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청년회계사들은 회원 전체 인구의 70%이지만, 회원 추천을 받아 활동하는 평의원 비중은 3% 조금을 겨우 넘는 수준”이라며 “회계사회가 역동적으로 회원의 참여를 끌어내고, 공정성을 높여나가려면 비례성에 근거한 운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와 평의회 의결 간 구조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사회와 평의원회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의결권을 가지지만, 안보기부 건처럼 평의원회의 의결을 모두 이사회나 회장이 반드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회계사회가 불공정하다기보다는 그간 원로 중심의 수직적 운영이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회계사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일선에서 적응을 해야 살아남는 직업이지만, 정작 회계사회 운영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회계사 B씨는 “회계사는 새로운 변화를 가장 빨리 수용해야 하는 업종임에도 회의 운영에 대해서는 좀 더 빨리 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각 의결기관의 유권한을 인정하되 잘못된 사안에 대해서는 견제장치를 만들고, 평의원회 구성도 비례성에 근거해 더욱 다양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처음에는 좀 힘들겠지만, 회계사회를 더욱 공정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이 회원들의 단합과 나아가 회계개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