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9 (목)

  • 맑음동두천 9.9℃
  • 맑음강릉 11.2℃
  • 구름많음서울 9.5℃
  • 맑음대전 12.3℃
  • 맑음대구 15.4℃
  • 맑음울산 11.3℃
  • 맑음광주 12.8℃
  • 맑음부산 13.0℃
  • 맑음고창 9.6℃
  • 맑음제주 11.9℃
  • 맑음강화 7.7℃
  • 맑음보은 11.3℃
  • 맑음금산 12.3℃
  • 맑음강진군 13.3℃
  • 맑음경주시 12.7℃
  • 맑음거제 12.8℃
기상청 제공

경제 · 산업

[송두한칼럼] 기축통화국 아니니 민생경제가 다 짊어지고 가라?

기축통화와 재정운영은 별개의 영역...재정을 위해 국민이 희생하는 나라 없어
과감한 확대 재정으로 코로나 데스벨리 넘을 때

(조세금융신문=송두한 민주연구원 부원장) 최근 대선토론에서 기축통화 논쟁이 불거지면서 기득권 지식인들의 공격이 도를 넘어서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골자는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기축통화국이라 국채를 늘려도 되고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해 정부부채를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기축통화 여부와 한 나라의 재정 및 부채운영과 무슨 상관이 있으며, 코로나 경제 하에서 재정을 위해 가계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우기는 것은 또 무슨 경우란 말인가?

 

엄밀히 따지면, 국제간 결제나 거래의 기본이 되는 기축통화국은 미국이 유일하다. 유로화나 엔화 등도 국제통화로서의 위상을 지닌 것은 맞으나 기축통화국은 아니다. 물론, “G10”에 진입한 우리나라 역시 선진국 경제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으나 기축통화국은 아니다.

 

그렇다면,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은 부채를 발행하면 재정제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부채를 미국보다 낮게 관리해야 할 것이다. 물론, 논리도 맥락도 없는 주장일 뿐만 아니라, 선험적으로도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한 나라의 국가부채는 크게 정부부채, 가계부채, 기업부채의 합으로 구성된다. 하여, 정부가 빚을 내지 않으면 가계나 기업이 빚을 내야하는 구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의 재정운영에는 명확한 방향성이 존재한다. 비상경제 상황에서는 정부가 과감하게 빚을 내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의 부채팽창 위험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펜데믹 위기 국면에서 재정을 조이면 민간의 부채의존도가 높아져 금융리스크가 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신흥국 등을 막론하고 모든 국가들이 재정부채를 늘려 코로나 위기 극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정부가 부채를 늘려 가계와 기업이 짊어질 부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정말 그러했는지 수치로 확인해 보도록 하자.

 

세계 주요국들은 유례없는 펜데믹 위기국면에서 정부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가계와 기업부채가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의 정부부채를 GDP에 견주면, 2019년 109%에서 125%로 급증했으나 가계부채는 74%에서 77%로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정부부채 비율은 기축통화국, 비기축통화국, EU, 신흥국, G20 등 어떤 준거지표와 비교해도 과도하게 낮은 게 사실이다.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인용되는 재정건전성 문제가 정부의 재정부담을 민간 주체에게 전가시키는 빌미로 활용되는 것도 사실이다.

 

 

얼마 전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추경이 통과되면서 국민경제가 코로나 재정 중독에 빠졌다는 언론 보도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입했으면, 다른 나라들은 멀쩡한데 우리나라만 재정이 파탄에 이를 지경이란 말인가?

 

작년 10월 기준으로 주요국들의 코로나 재정투입을 비교해 보자. 우리나라의 재정투입은 GDP 대비 6.4%로 OECD 평균인 14.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이니 GDP의 25% 이상을 코로나 구제지원에 썼다고 치자. 그렇다면, 비기축통화국인 호주(18.4%)나 캐나다(15.9%) 등은 생각이 없이 막대한 재정을 구제지원에 퍼부었단 말인가? 우리나라가 얼마나 코로나 위기에 소극 재정으로 대응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처럼 세계주요국들이 과감한 확대재정에 나선 이유는 재정이 아무리 중요해도 국민생존권에 우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재정을 중심으로 국민이 관치재정과 국민을 중심으로 재정이 움직이는 미래지향적 재정운영과의 차이다.

 

지금처럼 국민경제가 정부의 재정 공백을 가계부채로 메운다면 펜데믹 위기극복이 가능할까?

 

그 답은 민생경제가 부채가 부채를 부르는 부채함정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경제 하에서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1,862조원을 넘어섰는데, 얼추 계산해도 GDP와 비슷한 규모다. 여기에,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되는 개인사업자대출(417조원, 작년 3분기)까지 포함하면, 실질 가계부채는 GDP 대비 118% 수준으로 늘어난다.

 

이 뿐만이 아니라, 900조원을 돌파한 자영업자대출까지 감안하면 민간의 부채위험은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코로나 이면에 가려진 위험은 재정건전성 문제가 아니라 경제 현안으로 부상한 가계부채 문제인 것이다.

 

재정을 위해 국민의 희생이 불가피하다고 믿는 자들이나 기축통화 논쟁을 정쟁의 장으로 끌어들이려는 기득권 세력들이 민생경제가 짊어진 삶의 무게를 이해할 리 만무하다. 기축통화국이든 그렇지 않든 국민이 어려울 때 국가가 확대 재정을 통해 민생 구제에 나서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親기업∙親자본 사상이 뼛속까지 물든 자들의 눈에는 “가슴이 웅장해진다”거나 “최고의 똥볼 찼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축통화 이슈로 정부의 민생구제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행태는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관치의 잔재들일 뿐이다.

 

끝으로, 바람직한 재정운영은 국민이 어려울 때 과감하게 곳간을 열어 민생 구제에 나서고, 경제를 다시 살려낸 후 다시 곳간을 채우는 재정운영 역량을 내재화하는 것이다. 지금은 정부부채만 관리하면 된다는 협소한 사고에서 벗어나 그 범주를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까지 넓혀야 할 시기임에 분명하다.

 

 

[프로필] 송두한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dsong2@gmail.com)

◾ 국민대학교 특임교수

◾ KDI 경제정책 자문위원

◾ 전) NH금융연구소장(NH금융지주)

◾ 전) Visiting Assistant Professor

(Otterbein University, Columbus, Ohio)

※ 저술: 서브프라임 버블진단과 파급효과 진단, 주택버블주기 진단과 시사점, 경영분석을 위한 고급통계학 등 다수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