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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체재의(量體裁衣)] 중대재해처벌법 사후처벌보다는 예방효과를 기대한다

 

 

(조세금융신문=문병윤 변호사)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 1월 27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률의 핵심은 중대재해에 대한 책임을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에게 직접 묻는 내용이다. 그럼으로써 안전 및 보건 관리시스템을 충분히 구축하고 중대재해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것이다. 즉, 과거 실무자 수준에게만 책임을 묻던 산업안전보건법 등만으로는 실효성 있는 예방효과를 볼 수 없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비해 강화된 처벌규정

 

중대재해처벌법은 총 16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목적·정의·적용범위 등 일반적인 내용을 제외하면 사업주 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와 위반시 처벌규정이 주된 내용이다.

 

특히 이 법률상 의무를 위반하여 사망자가 발생하는 중대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기타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각각 처해진다. 유사한 취지의 법률인 산업안전보건법이 근로자 사망사고에 대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는 점과 비교할 때 중대재해처벌법은 처벌이 강화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산업안전보건법은 유해·위험 방지 조치, 도급 시 산업재해 예방, 건설업 또는 기타 고용형태에서의 산업재해 예방, 유해·위험 기계 등에 대한 조치, 유해·위험물질에 대한 조치 등 조치 의무가 세분화되어 있고, 그에 따라 처벌의 강도도 다양하다.

 

반면에 중대재해처벌법은 발생한 중대재해가 사망사고인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1년 이상의 징역 규정과 7년 이하의 징역 규정을 구분하고 있으니 사망사고가 아닌 중대재해에 대해서는 상당히 처벌을 강화한 형태다.

 

중대시민재해라는 새로운 개념 도입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를 2가지로 규정한다. 하나는 ‘산업재해’로서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설비·원재료·가스·증기·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하여 사망 또는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으로서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피해를 입는 재해를 말한다.

 

둘째는 ‘시민재해’로서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재해로서 일반 시민이 피해를 입는 재해를 말한다.

 

산업재해는 이미 산업안전보건법에 관련 규정이 존재하지만, 시민재해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 4·16 세월호 사건 등을 계기로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다. 따라서 새롭게 등장한 중대시민재해의 해당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중이용시설과 공중교통수단의 개념은 법률에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만, 특정 원료 또는 제조물의 개념과 범위는 법률로써 제한되지 않았고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이라는 개념도 광범위하기 때문에 해당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가 5명 미만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에게는 산업재해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있으나, 시민재해에 대해서는 그와 같은 예외규정이 없으므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이 점 역시 시민재해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한 이유이다.

 

수범자 범위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달라질 것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을 그 수범자로 한다. 사업주란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는 자 또는 타인의 노무를 제공받아 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자신의 사업을 영위하는 자란 타인의 노무를 제공받지 않고 직접 사업을 영위하는 자를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자로 대상을 제한하는 산업안전보건법보다 적용 대상이 더 넓고, 사실상 모든 사업자가 이에 해당한다.

 

경영책임자등이란 민간분야에서는 ①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공공분야에서는 ② 중앙행정기관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지방공기업의 장, 공공기관의 장 등을 각각 말한다.

 

따라서 통상 대표이사가 경영책임자등에 포함된다는 점은 명확하다. 다만 형식상의 지위나 명칭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 안전·보건 분야에 대해서도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을 가진다면 역시 이에 해당한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지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대표이사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고 해석한다. 따라서 공동대표, 사업부문별 대표, 전체 총괄 대표 등이 복수로 존재하는 경우 책임 여부에 대한 판단은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후처벌보다는 예방효과를 기대한다

 

이 법률은 그 목적과 수단의 균형성, 수범자 및 적용범위의 적정성 등 꾸준한 문제제기도 있었으나 결국 다양한 보완을 거쳐 시행을 맞이하게 되었다. 다만, 수범자의 범위 및 준수의무가 광범위한 반면 그에 대한 처벌 수준은 높기 때문에 사후처벌에 치우치지 않도록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사후처벌로는 중대재해의 피해를 회복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부도 이 점을 감안하여 다양한 설명자료를 제작하여 법률의 내용을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과관계나 양형 등 실제 법률의 해석·적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례가 나와봐야 알 수 있겠으나 산통이 컸던 만큼 근로자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프로필] 문병윤 법률사무소 수영 대표변호사
•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 사시 54회(사법연수원 44기)
• 국회 보건복지위 행정안전위 비서관
•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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