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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숙 변호사 “계약 기간 남았어도 미리 명도소송 가능한 경우 있어”

세입자가 위법을 저질렀다면 계약해지와 동시에 명도소송 가능
계약해지 안 됐어도 ‘장래이행의 소’로 미리 판결받을 수 있어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2년 계약을 맺은 세입자가 1년이 지난 후부터 임대료를 2개월째 연체 중입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임대료를 내지 않을 것 같다는 겁니다. 아직은 임대료 연체가 3기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남아 있는 기간을 생각하면 손해가 확실해 보이는데 미리 명도소송이 가능할까요?”

 

세입자가 위법을 저질렀음에도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탓에 명도소송을 망설이는 건물주들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명도소송은 원칙적으로 계약이 종료되어야만, 제기가 가능하다고 당부한다.

 

엄정숙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명도 분쟁은 시간이 흐를수록 건물주의 피해가 가중될 수 있어 명도소송이 가능한 계약종료까지 기다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탓에 건물주들은 계약종료 이전부터 명도소송이 가능한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세입자가 종료 전부터 명도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했다면 미리 명도소송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명도소송’이란 건물을 비워달라는 취지로 건물주가 세입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명도소송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명도소송센터의 ‘2024 명도소송 통계’에 따르면 가장 오래 걸린 소송은 21개월, 가장 짧은 기간은 2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명도소송 기간은 4개월인 것으로 조사됐다.

 

명도소송을 제기하려면 기본적으로 세입자에게 계약해지 사유가 발생해야 한다. 다시 말해 계약 기간 중이라도 계약해지 사유가 발생한다면 언제든 제기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계약해지가 가능한 사유로는 대표적으로 세입자가 3기 이상 임대료를 연체했거나 무단으로 다른 사람에게 점유권을 넘기는 무단전대가 있다. 문제는 세입자가 위법을 저질렀더라도 계약이 자동으로 해지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엄 변호사는 “계약 기간 중 세입자가 위법을 저질렀다면 내용증명, 카카오톡 메시지, 전화 통화 등으로 세입자에게 해지통보를 해야만 법률상 해지 효력이 생긴다”며 “정상적으로 해지 의사 전달이 완료된다면 계약은 종료되어 명도소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물주가 계약 기간 중 해지를 통보하고 명도소송을 제기하려면 세입자가 위법을 저질러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따른다. 가령 임대료 연체의 경우 법률상 위법에 해당하는 임대료 연체 범위((상가 3기, 주택 2기)에 다다르지 않았다면 단순한 추측만으로 계약해지조차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반면 계약이 해지된 상황은 아니지만, 예외적으로 명도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세입자가 계약종료 이전부터 건물주에게 부동산을 인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했다면 장래이행의 소로 미리 명도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다.

 

장래이행의 소란 장래에 이행할 것을 청구하는 소송을 말한다(민사소송법 제251조 참조). 즉 장래에 벌어질 분쟁을 대비해 미리 청구할 필요가 있어야 가능한 제도로 소의 적법 여부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되고 있다.

 

엄 변호사는 “명도소송에서 장래이행의 소는 현재 세입자의 태도로 보아 계약종료일이 되어도 부동산 인도를 거부할 것이 명확하고 의무 이행을 명백히 기대할 수 없을 때 제기할 수 있다”며 “해당 경우가 인정되어야만 명도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명도 분쟁에서는 법원이 쉽게 받아드리진 않는다”고 당부했다.

 

한편 건물주가 제기한 장래의 소가 인용된다면 어떤 판결이 내려지게 될까.

법원으로부터 장래이행의 소가 성립된다면 판결문에는 ‘계약종료일이 도래하면 세입자는 건물주에게 부동산을 인도해야 한다’고 판결이 내려지게 된다.

 

건물주 입장에서 한 가지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은 즉시 인도를 기대했지만, 대부분 계약종료일에 맞춰 건물을 인도하라는 판결이 내려진다는 점이다.

 

엄 변호사는 “세입자의 위법행위로 미리 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법원에서는 세입자에게 기한의 이익이 있는 이상 즉시 인도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건물주는 장래이행의 소를 제기하여 미리 판결을 받아두고 계약종료일에 세입자가 나가지 않는다면 바로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고 전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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