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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교수의 관세 이야기] 독일의 관세범죄에 대한 법리 해설(12)

 

(조세금융신문=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1998. 12월 중순부터 1999. 3월 말까지, 폴란드 주류밀수조직이 피고인 T, H, R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에서 폴란드로 7개 화물을 밀수했다.

 

화물에는 각각 2만 8600리터(트럭 1대)와 5만 7200리터(트럭 2대)의 초순수 알코올(순도 96%)이 들어 있었다.

 

각 화물은 당초 EU 역내운송절차에 따라 우크라이나로 수출허가를 받았다. 운송과정에서 T는 프랑스에서 주류를 구매하고 대금지불의 책임을 맡았다.

 

T는 밀수조직으로부터 주류 트럭 한 대당 최소 3000마르크의 사례금을 받았다.

 

T의 형 PT는 폴란드 출신 신원미상 사람들과 함께 운송을 관리하고, 위장서류를 입수하고, 폴란드 암시장에서 주류판매를 조직했다.

 

H는 위조 화물서류로 운송된 주류를 철도 컨테이너로 환적하고 CMR(Convention on the Contract for the International Carriage of Goods by Road) 탁송화물 운송장의 위조상태를 점검하는 일을 맡았다. H는 함부르크 자유항 S 창고 관리자인 R을 환적업무에 투입했다.

 

H는 환적된 주류 트럭 한 대당 3000마르크, R은 컨테이너당 1000마르크를 각 사례금으로 받았다. 문제의 운송은 다음과 같이 수행되었다.

 

T는 프랑스 G회사에 주류를 주문하고, 룩셈부르크 회사 E를 통해 (대개 현금으로) 대금을 직접 지불했다. G회사는 발송인으로서 프랑크푸르트/오데르 국경세관을 통해 EU 역내운송절차를 신고했다.

 

수취인은 주류밀수조직이 위장 수취인으로 설립한 우크라이나 비노그라도프 ‘V’로 등록된다. 이후 밀수조직원들은 프랑크푸르트/오데르 국경세관으로 가는 대신 트럭을 타고 함부르크까지 주류를 운송했다.

 

함부르크 항구 도착 전, 알코올 운송에 필요한 프랑스 첨부 행정문서(DCA)는 독일 내에서 화학물질 화물인 것처럼, 독일 주소 발송인으로 기재한 CMR 탁송화물로 바꿔치기됐다.

 

DCA는 세관감시하에 알코올이 정상 수출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수출확인 스탬프가 위조·날인되어 EU 역내운송절차를 신고한 G회사로 T를 통해 반환됐다.

 

H는 CMR 운송장의 위조상태를 확인한 후, R과 함께 철도 컨테이너에 실려 폴란드로 향하는 알코올 화물을 환적하는 작업을 담당했다.

 

알코올 화물을 은폐하기 위해, H와 R은 스위스 캄피오네(Campione)의 I회사에 환적작업을 위탁했고, I회사는 화물 운송업체 Rü의 도움을 받아 화학물질로 위장한 알코올 화물을 환적한 후 폴란드로 운송했다.

 

운송과정에서 H는 PT 및 폴란드 출신 신원미상 사람들과 연락을 유지하며 위장화물의 컨테이너 번호를 제공했다.

 

피고인 T, H, R 모두 독일에서 운송서류를 바꿔치기하고 알코올 운송의 세관감시를 회피하면 독일의 주류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해당 세금신고서를 세관에 제출하지 않았다.

 

그들은 독일과 폴란드가 국경감시를 공조하기 때문에 EU에서 적법한 수출로 위조 라벨을 붙여 폴란드로 수입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폴란드의 암시장에서 비과세 알코올만이 판매의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독일 연방대법원은 피고인 T, H, R의 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은 조세형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BGH 5 StR 600/01 – 2002.10.24. 판결).

 

[피고 H]는 위조된 화학물질 선적용 CMR 운송장을 고의로 사용했다. H가 저지른 위조는 알코올이 함부르크 도착 전 독일에서 밀수조직원들이 첨부된 행정문서를 위조된 CMR 운송장으로 바꿔치기하는 행위까지 확장된다.

 

밀수조직원들의 행위는 마치 H 자신의 행위인 것처럼 H에게 귀속되므로 H는 프랑스에서 폴란드로 알코올을 밀수하는 조직원들이 저지른 모든 범죄의 공범으로 취급된다.

 

밀수조직 내에서 H는 상당한 물류적 노력과 여러 회사의 참여가 필요한 알코올 환적 및 폴란드로 상품선적에 대한 책임이 있다.

 

따라서 H는 공모해 분업에 기반한 밀수조직내에서 귀중품에 대한 거의 독점적인 통제권을 가졌다.

 

다른 밀수조직원과 공모한 H는 위조된 CMR 운송장과 DCA를 바꿔치기한 후, 알코올 관리법(BranntwMonG)상 세금신고서의 즉시 제출의무를 위반했다.

 

조세상 중대한 사실을 명확히 통지할 특별한 의무가 있는 사람만이 AO 제370조 제1항 제2호의 조세포탈죄 정범이 될 수 있지만, 이 사건에서 이러한 통지의무가 H에게 지워지는 것은 역내운송절차상 세관감시를 회피한 자로서 H가 직접 주류세 납부의무자로 확정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수출 목적으로 EU 역내운송절차상 프랑스에서 독일로 운송된 주류는 독일에서 운송절차의 세관감시가 회피됐으며, 이러한 회피는 H에게 귀속된다.

 

[피고 R]은 피고 H에 의해 함부르크에서 알코올 운송의 환적을 위해 참가했고, 이는 그의 책임영역에 속하며, 사실상 밀수조직내 피고 H보다 상당히 낮은 직책을 맡았고, 더욱이 R이 받는 대가는 피고 H와 T가 받는 보수보다 상당히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이 전체 범죄활동의 주요과정에 대해 상당한 통제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공범으로 간주된다. 알코올 환적이 S 창고 관리자인 ​​R의 통제하 이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R은 은닉목적으로 환적수행을 위임받은 회사 I와 독자적으로 연락을 취한다. 이런 핵심위치에 있는 R을 통해서만 H는 폴란드의 주모자들이 알코올이 담긴 용기의 수령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컨테이너 번호를 얻을 수 있다.

 

[피고 T]는 개인적으로 세금신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부작위에 의한 조세포탈의 정범이 될 수 있다. T가 EU 역내운송절차에서 주류에 대한 세관감시를 회피하는데 직접적이고 개인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알코올 운송 중 밀수조직원들이 공모에 따라 저지른 행위는 T의 행위로 간주되어 T는 ‘운반자’로 취급된다. T의 행위가 단순히 타인의 행위를 돕는데 그치지 않고 모든 참가자 행위의 일부로 평가된다.

 

H처럼 범죄참가 대가로 운송 건당 3000마르크의 사례금을 받는 T는 알코올 운송 실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으며, T가 없었다면 그러한 운송방식은 존재할 수 없다.

 

밀수조직내 T는 주문 수량의 알코올에 적합한 공급업체를 찾고, 가격협상을 포함한 구매를 진행하며, 최종적으로 직접 대금을 지불하고 알코올 운송시기를 결정하는데 기여하는 전적인 책임을 맡았다.

 

[프로필] 김용태 건국대 경제통상학과 교수

· 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 졸업

· 서울시립대 일반대학원 법학과 석사과정/박사과정(행정법전공)

· 독일 Giessen대학교 경제형법연구소 객원연구원(2001.4∼2001.9)

· 관세청 FTA집행기획관실·조사감시국 관세행정관

· 서울본부세관 조사국 외환조사팀장

· 법무법인 화우 관세팀 파트너 관세사

· 관세사 자격시험 출제(34·38회)·채점(34·35·37·38회) 위원

· 국세공무원교육원 외환조사기법 및 사례연구 담당 외부교수

· 건국대(글로캠) 경제통상학과 겸임교수/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 (현) 한국관세법판례연구회 사무총장/(사)한국FTA원산지연구회 사무총장

· (현) 법무법인 『린』 관세 전문위원

 

[주요저서]

·FTA원산지이야기(2022)

·관세행정법 with 관세형사법(2023)

·외국환거래법 with 외환형사법(2024)

·관세평가의 법리와 판례연구(2024)

·국제경제법(공저,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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