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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 제2금융

[이슈분석] 당국 지침보다 빨랐다…대출문 먼저 좁힌 새마을금고의 셈법

가계대출 목표 4배 초과…대출모집인 통한 가계대출 전면 중단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새마을금고가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크게 넘긴 가운데 연초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가계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했다. 금융당국의 지침이나 행정지도가 나오기 전에 취해진 조치로,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내부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가 오는 19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활용한 모든 가계대출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대출모집인 채널을 조이는 것은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 수단으로 활용돼 왔으나, 이번에는 연초부터 해당 채널이 닫히게 됐다.

 

새마을금고의 이번 결정은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 폭이 관리 목표를 크게 넘어선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지난해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약 5조3000억원 증가하며 목표치 보다 약 4배 높았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분양 입주 과정에서 발생한 잔금대출로 파악된다.

 

게다가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 아래 잔금대출 취급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실수요자의 자금 수요가 상호금융권으로 이동한 영향도 있다. 또한 지난해 말 새마을금고가 잔금대출을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 구간(3%대 후반에서 4%대 초반)에서 운영한 점도 수요 유입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 당국 지침 전 ‘자체 판단’ 나온 배경

 

대출모집인 채널은 지점 창구와 달리 외부 영업 인력을 통해 고객 상담과 대출 접수가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다. 이 경우 개별 대출 심사 절차 자체가 단축되는 것은 아니지만, 짧은 기간에 실행 대기 물량이 한꺼번에 쌓이면서 가계대출 실행 규모가 빠르게 불어날 수 있다. 특히 분양 입주 등 자금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대출모집인을 통해 접수된 대출이 한꺼번에 실행 단계로 넘어가면서 가계대출 잔액이 단기간에 빠르게 증가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 때문에 금융회사들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 시기에 대출모집인 채널을 주요 관리 대상으로 삼아왔다.

 

새마을금고가 대출모집인 채널을 먼저 중단한 것 또한 가계대출 속도를 조절하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대출 금리나 상품 조건을 직접 손대기보다는, 실행 경로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증가 속도를 관리하겠다는 선택이다.

 

다만 이번 조치가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관리 지침 없이 시행된 점은 이례적인 흐름으로 읽힌다. 통상 가계대출 총량 관리는 당국이 관리 방향을 제시하고 금융회사가 이에 맞춰 세부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구조였는데, 이번에는 개별 금융사가 먼저 영업 채널을 손질했다.

 

이러한 판단의 배경에는 행정안전부가 이달 말부터 예금보험공사,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과 새마을금고 대상 합동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합동 검사를 통해 검사 대상인 새마을금고의 57개 금고는 연체율, 손실, 유동성 관리 상황, 가계대출 취급 실태를 점검받게 된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향과 현재 대출잔액 흐름을 종합적으로 보며 재개 시점을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다만 새마을금고가 대출모집인 가계대출 중단 이전에 이미 절차가 진행 중인 대출까지 일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새마을금고는 오는 18일까지 집단대출 사전검토 요청과 세목 등록을 마친 경우 중도금 및 이주비 대출을 취급한다. 같은 날까지 상담자료 등록을 완료한 분양 자금 대출 역시 예외적으로 취급 대상에 포함된다.

 

◇ 총량 목표치 낮아진다…금융권 전반에 쌓이는 부담

 

아울러 새마을금고의 이번 조치가 2월 말 금융당국이 발표할 예정인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보다 앞서 시행됐다는 점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대출 집계가 마무리된 이후 올해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새로 설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목표치는 3.8%였으나 올해는 1.8%보다 낮은 수준이 검토되고 있으며, 목표치를 초과한 금융사에 대해선 불이익을 부과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1월 월례 간담회 중 “가계부채는 한국 사회의 굉장한 잠재적 리스크”라며 “작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이 약 1.8%인데 이것보다 조금 더 낮게 해서 관리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미 일부 금융사들은 지난해 목표치를 넘긴 데 따른 부담을 안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중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이 목표치를 1209억원 초과했다. 제2금융권에선 새마을금고가 가계대출이 5조3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그간 새마을금고는 감독 체계가 은행권과 달라 동일한 방식의 총량 페널티를 적용하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영업 채널을 선제적으로 조정하면서,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일정 부분 호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은행권과 상호금융권이 동시에 대출 관리에 나설 경우 분양 입주 잔금대출을 포함한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여건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취재진에 “분양 입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금대출의 경우 시기 조정이 어려운 수요라는 측면이 있는데, 은행과 상호금융권이 동시에 대출 문턱을 높이면,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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