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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세미나] 금융조세포럼, '전환사채 콜옵션' 과세 '입법적 보완시급'

김수경 두현 변호사, “현행 과세, 법적 근거·체계 정합성 부족…근본적 취약점" 지적
금융조세포럼-법무법인 화우 주최, '2025 금융조세관련 세법 개정안' 포럼서 강조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4일 서울 강남 아셈타워 화우연수원에서 열린 제129차 금융조세포럼에서 전환사채 콜옵션(매도청구권, CB) 과세 문제를 둘러싼 치열한 논의가 펼쳐졌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국세청이 콜옵션 지정 행위에 대해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적용해 과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법적, 회계적 타당성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고자 마련됐다.

 

금융조세포럼과 법무법인 화우가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서 토론자로 나선 김수경 변호사(법무법인 두현)는 국세청의 과세 논리가 여러 측면에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은 2022년 금융위원회가 콜옵션을 파생상품자산으로 인식하도록 한 감독지침을 근거로 삼아, 발행법인이 콜옵션을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에게 무상으로 지정하는 행위를 회사 자산의 사외 유출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회계기준의 변경이 곧바로 과세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세법이 회계와 달리 '권리·의무확정주의'를 따르므로, 실현 손익이 없는 상태에서는 과세할 수 없다는 원칙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콜옵션 지정 행위만으로 법인에 이익이 발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또한, 그는 콜옵션 지정 행위를 '비정상적 거래'로 단정하는 국세청의 시각이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국세청은 "유상 지정·양도"를 정상거래로 상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과세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현실적으로 콜옵션이 유상으로 거래된 전례가 드물다는 점을 꼬집었다.

 

특히, 유일한 유상 거래 사례로 언급되는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우도 실질적으로는 자산 양도가 아닌 '전환사채의 재발행'에 가까워 부채 증가로 인한 자금 유입이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통상적으로 조기 상환된 채권은 소각하는게 일반적이지만,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를 '자기전환사채'로 분류하고 현정은 회장 및 특수관계자에게 콜옵션을 부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회사는 2015년 11월 6일 발행한 20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중 820억원에 대해 871억을 지급해 조기 상환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51억 차액은 '사채상환손실'로 처리했다.

 

그러나 다음날, 현대엘리베이터는 소각되지 않은 이 사채를 '자기전환사채'로 분류하고, 현정은 회장 측에 871억원에 이 사채를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하며 그 대가로 78억원을 받았다. 이는 재무제표상 '전환사채매도청구권'이라는 파생상품 부채로 계상됐다.

 

이러한 거래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적은 비용으로 지분 방어 효과를 얻는 동시에, 조기 상환된 사채를 소각하는 대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회계처리가 경영권 승계나 지배력 강화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반 김 변호사는 "발행법인이 제3자를 지정하는 것은 이사회 결의에 따른 고유 권한이며, 이를 가상의 '유상 거래'와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세법 해석의 기본 전제인 정상거래 기준부터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변호사는 현행 과세 방식이 조세평등주의와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현재 국세청은 발행 법인에 법인세를 부과하고, 콜옵션을 받은 특수관계인에게는 상여 처분을, 이후 주식 전환 과정에서는 증여세를 과세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법인세, 소득세, 증여세 등 다중 과세가 이뤄질 경우 조세법률주의와 과잉금지원칙에 저촉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특히, 소득세 납부액을 증여세 계산 시 공제해주지 않아 사실상 삼중 과세가 되는 문제점도 지적했다.

 

특히 저가 유상증자나 저가 전환사채 발행과 유사한 자본거래임에도, 유독 콜옵션 지정에만 과세를 적용하는 것은 조세평등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김수경 변호사는 "신종 금융상품에 대한 회계기준 변경만으로 과세 정당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그는 현행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을 무리하게 적용하기보다는, 학계와 실무진의 심층 논의를 거쳐 입법으로 명확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콜옵션 지정 행위 자체를 과세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자본거래의 성격을 유지하면서도 조세 회피를 방지할 수 있는 별도의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의 주장에 오윤 한양대 교수 역시 "현재엘리베이터의 사례가 다른 일반적인 전환사채 거래와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전환사채의 소각' 여부와 관련이 깊다"고 말하면서 "보통 기업이 조기 상환한 채권은 부채를 정리하고 소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현대엘리베이터는 상환한 전환사채를 소각하지 않고, 이를 다시 활용하는 독특한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다만 "앞으로 법원에서 최종 판단에서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언급하면서 "회계기준원에서 자산이라고 하니까 세법도 따라 자산으로 봐야 되는 건지, 회계기준의 변경이 곧바로 과세근거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라며 오 변호사의 의견에 동참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형식적으로 법인과 대주주가 별개라 하더라도,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실질적으로는 대주주의 의사결정이 곧 회사의 의사결정"이라고 반대 의견을 내세우기도 했다.

 

특히 대주주가 콜옵션을 통해 얻은 주식을 장기적으로 처분해 이익을 얻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행위를 과세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시장의 형평성 측면에서 용납하기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포럼은 김 변호사의 발제 외에도 허시원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변호사가 2025년 금융조세 관련 세법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평가에 대해 발표했으며, 오윤 한양대 교수,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김병일 강남대 교수 등 여러 전문가들이 토론자로 참여해 다양한 관점에서 콜옵션 과세 문제의 근본적인 취약성을 공유하며 입법적 보완의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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