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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

금융조세포럼, “배당 분리과세, 대주주 있는 기업엔 통하지만 만능키는 아냐”

이상엽 경상국립대 교수, '기업 밸류업과 배당 분리과세' 관련 발제자로 나서
"한계세율 높은 대주주일수록 세제 혜택 민감…배당 기업 요건 문턱 낮춰야 실효성"
17일 금융조세포럼과 법무법인 율촌 공동 주최...'배당 관련 세제의 현황과 전망'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실질적인 배당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대주주의 특성을 정밀하게 고려한 정책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국책연구원 출신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이상엽 경상국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17일 서울 삼성동 법무법인 율촌 렉처홀에서 열린 제130차 금융조세포럼에서 "기업 밸류업과 배당 분리과세 : 경제학적 이론과 2014년 정책실험을 통한 평가"라는 주제로 발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 2014년 ‘배당소득 증대세제’의 교훈: 대주주가 움직여야 배당 늘어
이 교수는 이번 밸류업 세제 지원책이 지난 2014년 도입된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구조적·목적상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Lee and Hong(2020)의 실증 분석 결과를 인용해 과거 정책 실험의 성패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배당소득세 인하는 모든 기업의 배당을 일률적으로 늘리지 않았다. 핵심 변수는 ‘대주주(Major shareholders)’였다.

 

종합소득과세로 인해 높은 한계세율을 적용받는 대주주가 있는 기업일수록, 세제 혜택에 반응해 배당을 더 큰 폭으로 늘리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세후 기대수익률을 중시하는 대주주의 의사결정이 기업의 배당 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한계 투자를 유보 이익으로 조달하는 기업의 경우 배당소득세 변화가 투자나 배당 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새로운 견해(New View)’를 지지하는 증거도 발견됐다. 세제 혜택이 모든 기업에 ‘만능키’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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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신설 제도, “진입장벽 높고 기존 고배당 기업에 혜택 집중 우려”
정부는 최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2026년부터 3년간 요건을 갖춘 ‘고배당기업’ 주주에게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최고 45%에 달하는 세율을 구간별로 차등해 최고 30%까지만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이 교수는 이번 제도에 대해 “2014년에 비해 요건이 단순화된 측면은 있으나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배당성향 40% 이상(또는 배당성향 25% 이상 및 배당총액 증가율 10% 이상)이라는 절대적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전년 기준 이를 충족하는 기업은 전체 상장사의 약 9.4%에 불과하다. 특히 배당 증가 요건까지 고려하면 대상 기업은 약 2.5% 수준으로 좁혀진다.

 

이 교수는 “현재의 엄격한 요건은 신규로 배당을 확대하려는 기업을 유인하기보다, 이미 배당을 많이 하던 기업의 주주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요건 완화 필요성을 시사했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세제 넘어 지배구조 개선 병행돼야"
이날 세미나에서는 배당 분리과세뿐 아니라 한국 시장의 저평가 원인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도 이뤄졌다. 이 교수는 한국의 총주주환원율(29%)이 미국(91%)은 물론 신흥국 평균(38%)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와 과도한 사내유보 선호 경향이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배당은 미래 수익성에 대한 경영진의 자신감을 전달하는 신호(Signal)이자, 대리인 비용을 줄여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수단”이라며 “세제 지원이 단순한 세 감면을 넘어 실제 기업가치 제고(Value-up)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과 연계된 정교한 정책 설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윤재원 홍익대 교수 “패키지 지원 필요” vs 최완 율촌 변호사 “이중과세 정상화”
토론자로 나선 전문가들 역시 정책 보완을 주문했다. 윤재원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는 “정부의 고배당 기업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며 “배당 분리과세뿐만 아니라 상속세 완화 등 대주주의 유인을 자극할 수 있는 패키지 형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최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배당 분리과세를 바라보는 시각의 교정을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배당소득은 이미 법인세가 부과된 이익을 나누는 것이므로 근본적으로 이중과세 성격이 짙다”며 “이를 ‘부자 감세’라는 프레임으로 볼 것이 아니라 조세 체계를 정상화하고 자본 유출을 막는 글로벌 스탠다드 확립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포럼의 결론은 세제 혜택이라는 당근과 함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근본적인 체질 강화가 병행되어야만 밸류업 정책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으로 토론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날 130차 금융조세포럼에는 (사)금융조세포럼과 법무법인 율촌이 주최했으며 1부와 2부 세션으로 나눠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1,2부 세션에는 변혜정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전 국세청 납세자보호관)이 좌장을 맡았다.

 

 2부 세션에는 설미현 변호사(법무법인 린, 전 서울지방청 국제거래조사국 근무)가 해외자회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 평가 및 추가 논의사항에 대해 발제 했다.

 

토론자로는 정현 법무법인 율촌 회계사, 이경근 서울 과학종합대학원 교수(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이 참석해 배당 관련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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