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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미래에셋 박현주의 '꿈'이 시작됐다...대우증권 결합 글로벌IB '등극'

산은,"국내 증권산업 해외진출의 신호탄 기대"


(조세금융신문=조창용 기자) “국내 자산관리의 선두주자인 미래에셋과 정통 증권업 사관학교인 대우증권의 결합을 통한 초대형 증권사 출현으로 국내 증권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해외시장 개척 등 해외진출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산업은행은 24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고 대우증권 패키지(대우증권·산은자산운용)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컨소시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도 대우증권 인수에 따른 포부를 밝혔다.

24일 박 회장은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미래에셋의 진정성을 알아주신 것으로 생각하며 이에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자본시장 이노베이터로 성장해온 미래에셋과 업계 최고인 대우증권의 장점을 잘 결합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발전해 나가겠다”며 “향후 투자활성화를 통해 한국 경제의 역동성 회복과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한 국민의 평안한 노후준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강한 포부를 드러냈다.

대우증권 인수로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규모 8조원의 압도적 1위 증권사로 거듭나게 됐다. 대우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4조349억원으로 NH투자증권(4조4954억원) 다음으로 큰 2위 증권사다. 반면 대우증권 인수로 그룹 내 비은행부문을 키울 계획이었던 KB금융지주는 2년 전 우리투자증권 인수 실패에 이어 이날 또다시 악몽이 재현됐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미 2007년에 발간된 박현주 회장의 자서전에 미래에셋을 모건스탠리나 골드만삭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키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며 "대우증권 인수는 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결정적인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은 유상증자를 감안할 경우 3조5000억원 수준이다. KDB대우증권의 자기자본 4조349억원과 만날 경우 단순 합산 기준 8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미래에셋은 메가증권사로의 재탄생을 위해 이번 매각 본입찰에서 2조4000억원대 중후반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KDB대우증권의 장부가 1조7758억원, 21일 본입찰당시 매각대상지분 43% 시가총액 1조4000억원 수준을 크게 웃도는 가격으로, 인수로 가져올 경영권에 1조 가량의 프리미엄을 과감하게 쳐준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이 KDB대우증권에 대해 과감한 베팅에 나설 수 있던 것은 박현주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대우'의 미래를 보고 시세보다 1조원 이상 높은 금액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그동안 금융투자업계에 입문한 후 특유의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면서 전환점을 만들고 위기를 돌파해왔다. 1986년 당시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에 입사한 뒤 4년6개월여만에 서른둘의 나이로 전국 최연소 지점장으로 발탁되면서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이후 1997년 국내 1호 자산운용사인 미래에셋투자자문을 설립하면서 독립한 뒤 경영자로서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본인의 이름을 딴 '박현주펀드'가 모집과 실적에서 소위 대박을 치면서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1999년에는 미래에셋증권을 설립하고, 2003년에는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홍콩에 해외법인도 세웠다.

2005년에는 미래에셋생명보험도 출범시키며 금융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2007년에는 베트남, 베이징, 영국, 홍콩 등에 잇따라 자회사의 사무소를 개설하며 활발한 해외진출 성과도 거뒀다.

특히 2007년 중국 상하이 미래에셋타워, 2009년 호주 담수화 시설, 2013년 호주 시드니 포시즌호텔, 2014년 하와이 페어몬트오키드 호텔, 2015년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오키드 호텔 등 해외부동산 투자에서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2011년 미국 아큐시네트(타이틀리스트)의 인수도 성공적인 딜로 평가받는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경영에만 몰두해왔다. 본인의 이름까지 활용해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치다가 한순간 업계와 언론 등에서도 좀처럼 얼굴을 보기 힘들게 되자 '은둔의 승부사'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미래에셋증권의 한 관계자는 "기존 미래에셋증권이 가진 다변화된 수익구조와 해외진출 성과가 뛰어난 IB역량이 있는 KDB대우증권과 만나 창출할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아시아 대형 투자은행으로의 변모를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자본력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아시아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미래에셋증권은 자산운용사 중심의 금융그룹 계열사로 연금과 자산관리(WM)에 특화됐다. 반면 대우증권은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강자인데다 채권과 IB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상호 보완을 통한 시너지 발휘, 업계가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선 미래에셋증권은 8조원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국내외 IB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게 됐다.

이미 사업계획서를 통해 향후 10조원대 수준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낸 만큼, 일본의 다이와증권이나 중국의 중신증권과 충분한 경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이 그간 IB 시장에서 쌓아온 업력도 큰 힘이다. 대우증권은 올해 제일모직 상장을 대표 주관한 데 이어 내년 호텔롯데의 상장도 주관할 예정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그간 기업공개(IPO) 시장이나 회사채 시장에서의 역할을 비교해보면 대우증권은 대기업 중심, 미래에셋증권은 중소기업 중심의 역할을 담당해왔다"며 "리그테이블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선 대우증권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의 자기자본이 늘었다는 뜻은 그만큼 리스크 테이킹도 더 크게 취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부동산금융을 앞세운 구조화 금융 시장에서도 미래에셋증권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미래에셋이 다음달 4일까지 입찰가격의 5%에 해당되는 입찰보증금을 납부하면, 내달 중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내년 2월에는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대상으로 확인실사작업에 나선다.

이대현 부문장은 “빠르면 내년 1분기, 적어도 2분기 내에는 모든 절차를 마무리해 신속한 매각 목적도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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