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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여행 칼럼]산티아고 순례길 여행 18일차 - 삶의 경계에서 선택한 길

El Burgo Ranero에서 Puente de Villarente까지

(조세금융신문=송민재)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갖는 유일하는 방법은

긍정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다.

사람은 생각한대로 살지 않고, 사는 대로 생각한다.

- 보간 퀸

 

오늘도 비가 온다

El Burgo Ranero에서 레온까지  40k,m 거리이다. 마음먹고 가면 충분히 걸어갈 거리이지만 날씨도 안좋고 밤새 춥게 잔 탓인지 몸도 무거운 느낌에다 쫓기듯 서둘러 가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걷고 싶어 El Burgo Ranero에서 Puente de Villarente까지 24km만 걷기로 했다.

알베르게에서 짐을 챙겨 나올 때까진 하늘이 흐리기만 해서 우비를 배낭에 넣고 나왔는데 몇 걸음 걷기도 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비가 오기 시작하면 우비를 꺼내 입기가 불편할 듯 하여 아예 우비를 갖춰 입고 출발한다.

 

 

 숙소에 있는 Bar에서 간단한 아침거리를 사서 식사를 했다. 꽤 넓은 알베르게 안을 잠시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보니 비가 오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 정보: El Burgo Ranero에서 Puente de Villarente까지>

El Burgo Ranero에서 Puente de Villarente까지 24km 구간이다. 이 날짜에 맞춰 Leon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걸으면서 쉴만한 곳에서 멈추는 것도 괜찮다.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구간은 도로 옆에 난 보행자 길을 따라 걸어가는 길이다. 다행히 차량 통행량이 적어서 소음에 많이 시달리지는 않아도 된다.


 

 마을을 벗어나는 입구에서 앞을 보니 도로를 따라 가는 길이 지평선까지 이어지는게 보인다. 문득 뒤 돌아보니 하루 머물렀던 마을이 보인다.

 


 출발할 때 비가 조금 내리기 시작하더니 계속 오락가락 한다. 마을까지 중반을 넘어 와서 Reliegos 조금 가까워 지고부터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기 시작해서 사진도 찍지 못하고 마을 입구에 있는 Bar에 급히 들어간다.

 

 

Reliegos

12.8km를 걸어오면 도착할 수 있는 마을이다. 출발할 때 내리던 비는 오락 가락하다가 갑자기 많이 내리기 시작한다. 출발할 때 스패츠까지는 안했었는데 점점 신발 안으로 물이 스며들까 걱정될 정도로 비가 많이 오기 시작한다. 스패츠도 갖추고 잠시 휴식도 하고 싶은데 쉴만한 곳에 쉽게 도착하지 않는다. 얼마나 더 걸어야 도착할까하며 이제나 저제나 하는 중에 Reliegos 마을 입구에 바(Bar)에 도착한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길을 지나치며 마주친 순례자들은 모두 여기 있는 듯 하다. 몸도 녹이고 조금 이르긴 하지만 점심도 먹고 출발한다. 다시 출발하면서는 계속 비가 더 올 듯 하여 스패츠까지 차고 나서니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비가 멈춘다. 비가 그친다고 좋아했더니 파란 하늘이 보이면서 바람이 많이 불기 시작한다. 걷다 지겨울 까봐 날씨가 온갖 변덕을 다 부리는 듯 하다.

Reliegos 마을은 크지 않지만 알베르게가 3군데가 있고 Bar와 상점이 있어 순례자들이 방문 했을 때 불편하진 않은 곳이다.

 

 

 

 비가 많이 내려서 마을 입구의 Bar에 들어가니 아는 얼굴들이 반겨 준다. 갑자기 손님이 많아져서 자리가 모자란다. 식당으로 사용하는 공간까지 순례자들이 앉을 정도가 되고 주인장은 무척이나 바빠진다. 조금 이르기는 하지만 들어온 김에 바게트 샌드위치에 오렌지 주스를 점심 식사로 한다.

  

 Reliegos를 벗어난 지 얼마 안되어서 하늘이 열리면서 맑고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Mansilla de las Muras

18.7km를 걸어 도착할 수 있는 도시이다. 도시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보여도 주변에서는 도시를 볼 수 없다. 도시는 도로를 넘어가는 고가도로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 성벽의 일부가 옛 도시 중심부를 감싸고 있고 번성했던 시절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성당 2곳과 2곳의 알베르게가 있다. 시립도서관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인터넷이 되는 알베르게에 머무른다면 크게 의미가 있지는 않을 듯 하다.

비가 많이 올 거라고 스패츠까지 착용하고 출발을 했었는데 걸어오는 동안 날씨가 맑아지면서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는 더 비가 안오겠지 싶어 스패츠와 우비를 챙겨 넣고 잠시 휴식한다. 출발할 때는 여기에서 내일 레온을 향해 출발할까 했는데, 날씨가 좋아진데다 체력도 괜찮아져서 차라리 조금 다음 날 좀 더 이른 시간에 레온으로 들어가면 도시를 구경하기 더 좋을 듯 하여 한 두 마을까지 더 걸어가보기로 한다.

 

  

 Mansilla de las Muras에 대한 표지판은 보이는데 도시는 보이지 않는다. 쉼터 같은 공간과 사망한 순례자 기념 조형물이 보고 나서는 고가를 지나 넘어가야 도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앞서 갔던 툰다를 음료수 한 잔 마시러 들어간 Bar에서 다시 만났다. 마을을 벗어나는 동안 잠시 같이 동행을 했다

  

 툰다는 추운지 맑아졌는데도 우비에 모자까지 쓰고 간다. 뒷모습을 보면서 배낭에 칼을 엑스자로 꽂으면 닌자 같다고 닌자 툰다라고 별명을 붙여준다.

  

 변덕스런 날씨였지만 결과는 파란 하늘이라 기분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Villamoros de Mansilla

22.7km 정도 걸어와서 도착한 마을이다. 도로를 따라 길게 마을이 이어지는데 빵 가게 외에는 순례자를 위한 시설이 없는 곳이다. 마을을 지나가는 동안 아스팔트 위를 걸어야 하니 발바닥에 화끈거리는 느낌이 점점 더커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별다른 시설이 없으니 그냥 길가에 앉아 신발도 벗고 열 나는 발을 잠시 식혔다 다시 출발한다.

 

  

 순례자를 위한 서비스가 없다고 설명되어 있더니 정말 아무 것도 없다. 그냥 길 가에 주저앉아 휴식하며 길도 찍고 지붕에 있는 안테나를 하늘 배경으로 남겨본다.

  

 오늘 목적지가 되는 Puente de Villarente 도시 안내 표지판이 이전 마을을 벗어나 조금만 걸어가면 바로 나타난다. 실제 도시까지는 조금 더 걸어 가야 한다.

 

 

 강을 건너가면서 낚시를 하는 사람이 보인다. 운동하는 곳과 놀이터도 보이는 곳을 지나면 도시 안으로 들어 가게 된다.

 

 

Puente de Villarente

24.7km 걸어와서 도착한 곳이다. 직전 마을에서 2km 정도 걸어오면 되는데 작은 숲을 지나 강을 건너는 동안물속에 몸을 담그고 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도 있다. 다리 밑에 있는 공원을 지나가면 도시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2곳의 알베르게가 있는데 San Pelayo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서 머물렀다. 빨래는 모아서 주니깐 건조까지 해서 가져다 주는 서비스를 해 준다. 1층과 2층에 자는 곳이 있는데 머물 수 있는 규모가 제법 크다. 예전에 축사로 쓰던 건물을 알베르게로 꾸몄다고 한다. 주방과 벽난로는 물론 휴식할 만한 공간이 많이 있는 곳이다. 식사는 신청하면 알베르게 식당에서 순례자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신청했다.

미국에서 왔다는 조라는 순례자를 만났다. 도착해서 짐 정리하고 와이프와 통화를 하는데 옆에서 듣기에 상당히 다정하게 대화하는 느낌이다. 통화가 끝난 뒤 왜 같이 오지 않았냐고 하니 와이프는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혼자 왔다는 것을 유머 스럽게 말한다. 처음 출발한 곳이 생장이 아니고 다른데서 넘어온 거라고 하면서 눈 길을 헤치고 넘어오는 동영상도 보여준다. 조금 수다스러우면서 유쾌한 성격의 순례자다


  

 알베르게로 들어와서 빨래도 맡기고 저녁 식사를 예약하고 기다리는 동안 나무 벽난로에서 불을 쬐며 휴식했다. 마르코와 까를로는 또 만났다. 다들 같이 식사하며 왜 순례길을 택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오늘의 일기

최근들어 부쩍 날씨하고의 싸움하는 날이 많아진다. 처음 시작할 때보다 더 추워지고 비바람이 치는 날이 많아진다. 고생을 많이 할수록 기억에 오래 남는 다던데 앞으로 오래 남을 추억이 될 행운인가 보다.

길을 걷다 보니 이 길을 걷다가 사망한 사람들의 추모비가 가끔씩 보인다. 누군가를 추모한다는 건 우리들 살아가는 날에 일상사이지만, 나를 추모하고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에는 그냥 나도 모르게 가슴만 먹먹해진다. 먼지처럼 사라져간다고 삶이 허무 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믿어보지만,  많은 것들이 시간 속에서 흩어져 사라져 가는 동안 남은 것들 중에 소중히 해야 할 것이 있는지 조금씩 더 깊이 살펴 봐야겠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 것…… 길 위에 서니 익숙했던 것들과 늘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이 그리워 진다. 가까이 있을 땐 그 소중함을 모른다더니 얼마나 소중했는지 가슴이 아려올 정도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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