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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여전히 못 미덥다”…정상화 합의에도 ‘먹튀’ 우려

지분 매각 제한·비토권 확보 불구…단계적 철수 가능성
“대주주 책임 원칙 보이지 않아”…대출 지원 문제 지적

(조세금융신문=김성욱 기자) 정부와 GM이 한국GM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패키지 지원방안에 합의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분 매각 제한과 산업은행의 비토권을 ‘먹튀 방지책’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GM이 극단적 결정을 했을 때 이를 원천봉쇄할 수단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산업 환경을 감안하면 한국GM이 다시 경영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GM에 총 71억5000만 달러(약 7조7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의 ‘한국GM 관련 협상 결과 및 부품업체 지역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GM 본사는 한국GM에 빌려준 대출금 28억 달러(약 3조원)를 우선주로 출자전환키로 했다. 또 설비투자 등을 위해 36억 달러(약 3조9000억원)를 추가 지원하고 산업은행은 우선주 출자 형태로 7억5000만 달러(약 8100억원)를 지원한다.

 

이는 정부가 한국GM에 대한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차 배정과 고정비 절감 노력 등이 이행될 경우 매출원가율과 영업이익률이 점차 개선되면서 회생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한국GM이 향후 10년간 한국을 떠나지 않고 충실히 경영정상화 과정을 이행할지 여부다. GM이 호주에서처럼 정부 지원만 받고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GM이 한국GM에 대출을 해주고 산은이 지분율에 따라 출자하는 이번 협상은 정부가 그동안 강조한 대주주 책임 원칙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결국 이번 사태에 대해 GM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협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GM이 한국GM에 출자전환키로 한 올드머니는 어차피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면 회수할 수 없는 돈”이라며 “대주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국GM에 투입하는 뉴머니를 대출이 아닌 지분율에 따라 출자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또 “GM은 호주에서도 정부 지원만 받다가 이후 바로 철수해버린 전례가 있다”며 “우리 정부도 GM의 먹튀 우려를 안은 채 8000억원에 달하는 혈세를 쏟아붓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는 GM의 한국GM에 대한 지분 매각을 올해부터 5년간 전면 제한하고 이후 5년 동안도 35% 이상 1대 주주 지위를 유지토록 하면서 나름의 방지책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또 GM이 한국GM 총자산 20% 이상을 매각·양도할 경우 산은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비토권도 회복했다.

 

그러나 GM이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에서 일부 공장 폐쇄 등을 결정하는 상황을 막을 방법은 없다. 산은이 가진 비토권은 주주총회에서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역시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이뤄졌다.

 

박 교수는 “정부가 GM의 먹튀 방지를 위해 5년 동안 지분 매각을 전면 제한했다고 하지만 5년 뒤에는 35%를 유지하는 선에서 매각이 가능하다”며 “이는 GM이 결국 5년 뒤부터 지분을 조금씩 매각하면서 단계적으로 철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연학 서강대 교수는 “만약 한국GM이 철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한국시장에서 생산량 등을 어느 정도의 규모로 운영할지가 중요하다”며 “공장 폐쇄와 같은 결정에 거부권을 가질 수 없다면 비토권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GM이 구조조정을 통해 100만대 생산 규모를 37만대 수준으로 줄인 상황에서 37만대를 10년 동안 유지한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나중에 5만대나 10만대 정도만 생산하면서 배짱을 부릴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GM이 10년간 한국을 떠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국내 자동차산업 환경 속에서 한국GM이 이번 지원을 통해 정상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3월 국내 자동차 생산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9.5%, 12.5% 감소했다.

 

김준우 인천대 교수는 “대출 형식의 지원은 경기가 좋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경기가 좋지 않으면 한국GM이 채무를 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악의 경우에는 정부가 투자한 자금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연구원 산업혁신팀장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가격경쟁력 하락과 자율주행차, 전기차 부문에서의 경쟁 심화로 인해 국내차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GM의 자구책이 없다면 경영정상화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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