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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㉒] 5차 재난지원은 ‘선별·보편 믹스’가 답이다

소급적용에 준하는 “선별·보편 믹스”로 내수업황 부진 타개해야
과거 손실은 선별로, 미래 손실은 보편으로 매출증대 지원
선별 패키지, 자영업·소상공인 타깃 지원에 전액 투입해야
보편 패키지, 온전한 전국민 소비진작책으로 설계해야

(조세금융신문=송두한 백석예술대학교 초빙교수) 코로나 경제 하에서 재난지원은 복지정책과 경제정책의 사선을 넘나드는, 유례없는 국가 위기에 전례 없는 정책으로 대응한 성공 사례 중 하나다.

 

2020년 코로나 충격 이후 총 4차례 걸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는데, 이들 모두 경제정책보다는 복지정책의 성격이 강하다. 1차 재난지원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보편적 복지 정책에 가깝고, 나머지 2~4차 재난지원 사례들은 자영업·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타깃 지원한 구제지원책에 가깝다.

 

4차례의 재난지원 사례들은 구제지원이라는 고유 목적에는 충실하나 경제정책으로 보기에는 경제적 성과가 미흡한 게 사실이다. 그래도 보편으로 지급된 1차 재난지원 때에는 어느 정도의 소비진작 효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내수활성화와 무관한 2~4차 선별 재난지원은 충실한 구제지원책, 실패한 경제정책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처럼 중요한 재난지원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선별과 보편을 가르는 경제적 원칙과 기준을 알 길이 없다는 점이다. 정작, 정책 수요자인 국민들은 1차 재난지원을 보편으로, 2~4차 재난지원을 선별로 결정한 근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선별과 보편을 둘러싼 이념적 논쟁만 난무하곤 했는데, 재난지원이 경제정책이라면 이런 소모적 논쟁은 무의미해진다. 단지, 경제적 효과가 있는 정책과 그렇지 못한 정책만 있을 뿐이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5차 재난지원만큼은 소비충격으로 인한 내수업황 부진을 타개할 수 있는 완벽한 경제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 선별 패키지로 자영업·소상공인의 과거 손실을 일정 부분 보상해 기초 체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동시에, 보편 패키지로 전국민의 수요를 결집해 자영업·소상공인이 매출증대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선별·보편 믹스’로 추진하는 재난지원이 경제정책인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대표가 밝힌 정책적 지향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얼마 전 송영길 대표는 과감한 확대 재정을 통해 경제 회복의 온기를 살려내야 할 시기임을 강조하며, 실질적인 손실보상과 전국민 소비진작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소급적용에 준하는 자영업·소상공인 손실보상은 선별로 추진하고, 소비진작책은 보편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번만큼은 정부에서도 손실보상과 매출보상을 담고 있는 선별·보편 패키지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 당·정간 이견이 크지 않은 지금이 바로 예상을 뛰어 넘는 과감한 내수대책을 준비할 적기임에 분명하다. 또한, 코로나발 매출 충격은 업종을 가릴 필요가 없을 정도로 피해 범주가 광범위해 손실보상과 피해지원 업종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과거 손실의 일정 부분은 선별로 직접 보전하고, 전국민 소비진작책으로 미래의 매출 증대를 간접 지원해야만 내수업황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금의 경제 상황은 선별로 과거 손실을 어느 정도 보상하면서 동시에 보편으로 미래에 발생할 손실을 방어하는 경제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을 보면, 여전히 선별 복지의 틀에 갇혀 경제 상황에 맞는 경제정책으로 발전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별·보편” 믹스로 쓰고 “선별·선별 믹스”로 읽는 자기모순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경제부총리는 소비진작을 위해 폭넓게 지원하겠다고 하면서도 소득 하위 50%, 70% 등으로 보편의 대상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자영업·소상공인 지원도, 전국민 소비진작책도 모두 선별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소신이나 신념이 경제적 원리와 충돌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재난지원 경제학의 성패를 좌우하는 기본 원리는 “선별은 선별답게, 보편은 보편답게” 추진하는 것이다. 복지 정책이 아닌, 경제 정책의 관점에서 재난지원을 조망하면 선별과 보편의 문제는 아주 간단한 경제 산식에 불과하다. 코로나 경제가 처한 위험이 특정 분야에 대한 구제 지원을 요구하면 선별로, 만성적인 수요 부진을 타개하라 하면 보편으로 추진하면 된다.

 

만약, 둘 다 필요한 위기 상황이면 선별과 보편을 함께 탑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 물론, 올해 하반기 중 집단면역이 예상되는 내수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은 손실보상을 통한 구제책과 미래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전국민 소비진작책으로 대응할 상황임에 틀림없다.

 

재난지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색지대에 놓인 '전국민 선별'(소득 하위 70% 기준 등)을 경계해야 한다. 이는 손실보상도 소비진작책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정책이기 때문이다. 부자든 가난한 자든 모든 국민이 소비 기반확장에 참여할 때만 충분한 수요결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편 지급의 소비진작 효과는 이미 1차 재난지원 사례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효과가 있었다고 하면 그게 팩트인 것이다. 여기에 복잡한 분석이나 통계를 붙이는 것은 사족에 불과하다.

 

맥락 없이 회자되는 보고서나 해외 사례 등을 언급해 보편 지급의 당위성을 희석시키는 행위도 자제해야 한다. 특히, KDI 보고서나 OECD 논평 등으로 전국민 소비진작책을 희석시키는 것도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다. 반대 논리가 10가지면 찬선 논리도 항상 10 가지인 것이 세상 이치다.

 

일례로, 1차 재난지원의 매출증대 효과가 30%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한 KDI 보고서는 연구방법론에 구속된 결과에 불과하다. 재난지원금 사용률은 99.5%로 거의 다 소비됐는데, 14.2조원 중 약 4조원만 매출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소멸성 재난지원금이 저축 등 다른 용도로 전용되었다는 해석은 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문제의 본질로 접근해 보자. KDI 보고서의 분석이 틀린 것은 아니다. “전년동기 대비”를 기준으로 매출증대 효과를 산출하면 4조원이 맞다. 문제는 전체 카드매출에서 매출 증분을 분리하는 기준으로 전년 동기(2019년)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2019년은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정상 경제상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상 경제에 비교해서 재난지원금의 매출기여도를 산출하면, 당연히 그 효과가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다. 역설적으로, 평균 점수가 높은 2019년을 기준으로 재난지원금이 4조원의 매출증대 효과를 거두었다면, 이는 실로 대단한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즉, 나머지 10조원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소비충격으로 인한 급격한 매출하락의 각도를 완화하는데 숨어버린 것이다. 골자는 보고서 등이 선별을 지원하는 수단으로 전용되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올해 초과 세수가 30조원(1분기 1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정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만큼, 당·정 협의를 통해 제대로 된 “선별·보편” 패키지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자영업·소상공인을 위한 선별 패키지는 한 바구니에 이것저것 섞어찌개 방식으로 담기보다는 과거 손실보상에 전액 투입해 정책의 실질·실효를 높여야 한다.

 

전국민 소비진작책은 취지에 맞게 온전하게 추진해야 전국민 수요결집이 내수업황의 매출증대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단 한 번의 선별·보편 패키지가 정상 경제로 가는 문을 열 수 있다는 절박함으로 대규모 내수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프로필] 송두한 백석예술대학교 초빙교수

• KDI 경제전문가 자문위원

• 전) NH금융연구소장

• 전) Visiting Assistant Prof. (Otterbein University, Columbus, Ohio)

•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 저술: 《서브프라임 버블진단과 향후 파급효과 진단(2007)》, 《주택버블주기 진단과 시사점(2012)》, 《경영분석을 위한 고급통계학(2015)》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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