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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문화상품과 문화서비스 그리고 문화콘텐츠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지난 호에서 ‘BTS’와 ‘오징어 게임’ 등 K문화콘텐츠의 세계적 흥행에 대해 다뤄보았다. K대중문화콘텐츠는 국민 1인당 GDP 4만달러의 유리천장을 깰 수 있는 가장 현실적고 내공있는 무기로 보인다.

 

이 무기를 세계 확산에 가속화 하기 위해서는 문화콘텐츠의 고도화는 물론이려니와 서비스 교역에 관한 큰 틀을 제공하고 있는 WTO 다자간 협약인 GATS(General Agreement on Trade in Services, 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와 우리가 개별적으로 체결한 지역협정인 FTA 등 국제통상규범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나아가 문제를 풀어가는 접근방식으로도 꽤 세련돼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협정의 적용대상인 “문화콘텐츠”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이와 함께 유사하게 언급되는 “문화서비스”와 “문화상품”은 무엇인지, 그 정의부터 알아보는 것은 문제풀이의 첫 단계로 시작해야 할 일이다.

 

문화서비스? 상품? 콘텐츠?

 

‘문화’란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는 포괄적 개념이라 한마디로 설명하긴 힘들다. 일반적으로 문화란 ‘사회의 개인이나 인간 집단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정신적 과정의 산물’로 알려져 있다. UNESCO가 출간한 ‘Culture, trade and globalization: questions and answers’에서 “문화서비스”와 “문화상품”에 대한 설명이 있다.

 

이에 따르면 “문화상품”(Cultural goods)은 일반적으로 아이디어, 상징 및 생활 방식을 전달하는 소비재(Consumer goods)를 말한다. 정보를 제공하거나 즐겁게(entertain)하며, 집단 정체성을 구축하고 문화적 관행에 영향을 미친다. 개별적 또는 집단적 창의성의 결과(따라서 저작권 기반)인 문화상품은 산업 과정과 전 세계 배포를 통해 재생산되고 향상된다. 문화상품으로는 책, 잡지, 멀티미디어 제품, 소프트웨어, 레코드, 영화, 비디오, 시청각 프로그램, 공예 및 패션 디자인이 있다.

 

반면, “문화서비스”(Cultural services)란 문화적 관심이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형태를 갖고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정부, 민간 등 영역에서 지역 사회에 제공하는 문화적 관행을 위한 전반적인 조치와 지원 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서비스의 예로는 공연 및 문화 행사 홍보, 문화 정보 및 보존(도서관, 문서 센터 및 박물관)이 있으며, 무료 또는 상업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화서비스에는 ⑴극장, 오케스트라, 서커스 등 공연서비스 ⑵출판, 뉴스, 커뮤니케이션 ⑶영화, 텔레비전/라디오 프로그램 및 홈 비디오의 배포, 더빙 및 인쇄 복제, 영화 전시, 케이블, 위성 및 방송시설 또는 영화관의 소유권 및 운영과 같은 제작의 모든 측면을 포함한 시청각서비스 ⑷도서관 서비스, 기록 보관소, 박물관 및 기타 서비스가 있다.

 

이렇게 서비스를 정의하고 나누고 있지만 사실 엄격히 구분하기 애매한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영화필름이 그러하다. 영화필름은 상품이다. 상품은 HS를 부여받고 수입국 국경(관세선)을 통과할 때 관세를 납부하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 수입된 영화필름은 극장이나 방송국 송출을 통해 상영(방영)되므로 이는 영화 상영서비스(시청각 서비스) 즉, 서비스가 된다. 다시 말해 상품으로 분류된다면 서비스협상(협정)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되므로 혼란스럽다. 이는 다음 호에 기술할 국경 간 서비스 공급(Mode 1)에 있어 문제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문화서비스에 대한 얘기는 다양하지만 현재 무역문화서비스에 대한 공통되고 단일화된 세계적 정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무형의 “문화서비스”(Cultural services)도 과학기술의 발달로 얼마든지 무역의 대상이 되므로 유형의 “문화상품”(Cultural goods)을 아울러 포괄하는 개념으로 “문화상품”(Cultural products)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콘텐츠’란 게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웹툰, 음악, 공연, 뮤지컬, 축제, 테마파크 등과 같이 문화적 자산을 상품화함으로써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는 유무형의 정보 상품을 일컫는 말로 정의하고 있다1). 코로나19로 봉쇄된 환경에서 급신장한 OTT(Over-The-Top) 서비스2) 등 디지털 온라인 기술과 시장의 발달, 확장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손색없는 고부가가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1)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홈페이지

2) over-the-top 용어에서 top은 TV 셋톱 박스(set-top box)를 뜻한다. OTT 서비스는 초기에 셋톱 박스를 통해 케이블 또는 위성 방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하였다. 그러나 광대역 인터넷과 이동통신의 발달로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해져 이를 토대로 개방된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확장되었다.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인용)

 

서비스 분류 및 한계

 

다자간이든 양자간이든, 나라간 조약을 맺기 위해서는 협상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한 통일적 분류체계가 있어야 한다. WTO란 옥동자를 낳은 우루과이라운드(Uruguay Round) 이전까지의 협상에서는 무역의 대상으로 오직 ‘유형’의 상품(이하 상품)만을 생각했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는 ‘무형’의 상품인 서비스(이하 서비스)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 상품에 대해서는 HS(harmonized system) Code라는 국제통일상품분류 제도를 운용하며 비교적 정교하게 만들어 놓은 이 분류체계로 협상도 하고 협정도 만들고 이행도 한다. 반면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직 국제적으로 정립된 통일분류체계가 없다. 상품의 분류와 달리 서비스 자체에서 오는 특성으로 그 분류는 혼란하고 복잡하다.

 

우루과이라운드에서는 서비스협상과 개별 회원국의 서비스 양허표 작성 시 UN “잠정 중심상품분류체계”(Provisional Central Product Classification: CPC prov) 상의 서비스업종에 관한 분류체계를 이용하였다. 현재의 WTO협정을 구성하고 있는 ‘서비스 교역에 관한 일반협정’(GATS)은 이렇게 탄생한다.

 

그러나 상품의 교역에서 꼭 써야 하는 HS와 달리 CPC상 서비스 분류는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것이 아님에 차이가 있다. WTO GATS의 “SERVICES SECTORAL CLASSIFICATION LIST(서비스 부문 분류 목록)”의 서문에서 다른 진행 중인 서비스 협상에서 발전적으로 추가 수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It could, of course, be subject to further modification in the light of developments in the services negotiations and ongoing work elsewhere.)고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GATS의 서비스 분류체계는 대분류[분야](sector), 중분류[부분](sub-sector), 소분류[업종](activities)의 3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여기서 대분류는 사업서비스 등 12개 분야가 있고, 이를 또 중분류로, 다시 중분류는 소분류 155개로 세분한다.

 

그렇지만 아직 분류체계가 완전하지 않고 국가 간 이견으로 한계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화콘텐츠는 제작방법에 따라 디지털 기록된 CD 등 상품으로 제작될 수도 있고,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되는 디지털 콘텐츠도 있을 수 있다. 기술한 바와 같이 상품으로 제작된 문화콘텐츠를 수출입할 때에는 HS를 사용하여 국제(국내)규범에 따라 수출입 통관을 거치면 된다. 그런데 온라인을 통해 공급되는 디지털 콘텐츠를 두고는 나라마다 입장이 첨예하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는 이를 ‘상품’으로 보고 GATT의 규율 대상으로 본다3). 반면, EU는 ‘서비스’로 보아 GATT의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4). 미국과 EU가 이렇듯 각을 세우는 것은 자국 문화산업을 보호하고자 하는 EU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Apple TV+ 등 세계적 경쟁력으로 다른 시장을 파고들고자 하는 미국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전자적으로 전송되는 디지털 콘텐츠를 상품으로 본다면 GATT를 적용해야 하지만, 서비스로 간주한다면 GATS가 적용된다. GATS는 GATT와 달리 자국의 시장을 개방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EU는 서비스로 분류되길 바라고, 미국은 상품으로 분류되길 바라는 것이다.

 

3) 미국은 국경간 무역에서 국경간 무역에서 디지털로 전송되는 콘텐츠는 그에 상응하는 물리적 ‘상품’이 존재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이러한 디지털 콘텐츠가 전자적 전송이라는 방법으로 교역되는 경우에도 이를 상품으로 간주해야 하고, GATT나 GATS 안에는 그 전달방식이 물리적인 것인지 아니면 전자적인 것인지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를 구별하는 어떠한 규정도 없다는 점에서 ‘기술 중립적’(technologically neutral)이라는 WTO에서의 일관된 관행을 강조하면서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콘텐츠의 국경간 무역은 GATT의 규율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4) EU는 디지털 콘텐츠는 자체는 무형재이어서 그 자체가 상품이 아니지만 유형재인 물리적 매개체에 내장된 관계에서는 상품으로 취급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는 디지털 콘텐츠는 더 이상 유형재에 내장되지 않고 당초의 무형재 형태를 유지하면서 통신서비스인 인터넷 전송과 결합하여 국경간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무역의 일부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디지털 콘텐츠는 더 이상 “상품무역에관한일반협정(General Agreement on Trade in Goods: GATT)”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FTA의 문화서비스분야 활용가이드, 문화체육관광부)

 

 

[프로필] 고태진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 (현)경인여자대학교 무역학과 겸임교수
• (현)관세청 공익관세사
• (현)「원산지관리사」 및 「원산지실무사」 자격시험 출제위원
• (현)중소벤처기업부, 중기중앙회, 창진원 등 기관 전문위원
• (전)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 (전) 경희대학교 객원교수 / • 고려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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