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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계약과 다른 물건이 수입되었다고?

- 무역계약 위반 물품 피해 최소화하기

 

(조세금융신문=고태진 관세사·경영학 박사) 우리는 여러 위험을 무릅쓰고 ‘수입’을 하고 있다. 말도 통하지 않고 대금수령도 불확실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다. 이유는 무얼까.

 

한 가지만 얘기하라면 ‘만족’이다. 그 만족의 포인트가 물건 자체에 있든, 가격에 있든 국내에서 얻을 수 없는 만족을 해외 그 어디에선가 찾아내어, 내 것으로 함으로써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이 수입이다.

 

그런데 수입해 도착한 물건이 나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기는커녕 아예 엉뚱한 상품들이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수입자는 애초부터 까다로운 일련의 수입절차를 밟을 고려조차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수출입을 하다 보면 매우 다양한 사유로 이와 유사한 사례가 비일비재 일어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어떤 표준인증, 예를 들어 KC인증을 받아야 하는 헬스기구를 계약했는데 인증 없이 반입된 경우라든지, 계약 당시 제시했던 견본과 품질이 다른 경우 또는 수출입계약서에 명시된 규격이나 양 등이 다른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위반 사례는 수출입 무역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중 일부에 불과하며, 이외에도 위반 사례는 다양하다. 따라서 수입자는 수출입계약서와 다른 물품을 수입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한 검토를 하고, 수출입계약서에 명시된 물품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적법한 수출입 절차와 법적 규정을 충분히 따져 보아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통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면 우선 수출입 ‘양당사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 첫 번째다. 물론, 협상이 불가능한 경우1) 법률상 조치를 취할 수 있겠지만, 많은 무역거래에서 소송까지 가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시간과 비용측면에서 그리 유용하지 않다.

 

1) 타협과 화해와 같이 당사자 간의 원만한 해결이 제일 좋으나, 이로 해결이 나지 않을 경우에는 제3자를 통한 알선, 조정, 중재, 소송의 문제 해결방법이 있다. 본문에는 문맥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중재 등의 비교적 우호적인 제3자 개입에 의한 해결법은 배제했다.

 

계약위반 물품에 대한 세금은?

 

기술한 바와 같이 계약과 다른 물품의 제공으로 피해를 복구하는 작업은 양 당사자 간의 문제다. 그러나 수입자가 그 물건을 수입할 때 이미 납부해버린 관세는 또 다른 문제다. 일반인끼리의 민사적 문제가 아닌 정부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관세는 수입신고 당시 물품의 가치와 종류에 따라 책정된다. 수출입계약서에 명시된 물품과 다른 물품이 반입된 경우에도 해당 물품에 대한 관세는 어쨌든 부과된다.

 

그리고 수입통관을 거친 이후에서야 수입자는 계약과 다른 물품임을 인지하게 되는 게 일반적이다. 그때야 비로소 물건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풀기 위해 수입자는 위반 사실을 수출자에 통지하며 협의과정을 거치게 된다. 주로 계속된 사업자 간에는 이러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 통상적으로 거래가 끊기는 것이 두려운 수출자는 위반 물품에 대한 반품과 함께 새로운 제품을 송부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이때 수입자는 잘못 받은 물품에 대한 리스크가 어느 정도 회복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쓰지 않고 돌려보낸 물품을 애초에 들여올 때 납부했던 세금은 억울할 따름이다. 다행스럽게도 관세법은 이런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해 뒀다. 즉, 이런 일이 생기면 납부했던 관세를 돌려받을 수 있는 환급제도를 두고 있다. 관세법 제106조에서 마련한 ‘계약 내용과 다른 물품 등에 대한 관세 환급’ 규정이다.

 

그런데 정부가 알아서 척척 돌려주면 좋겠는데 사실 그 많은 각자의 개별 사연을 알 수 없다. 그래서 당사자가 법이 규정한 대로 잘 준비하고 신청해야 하는데,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다. 계약내용과 다른 물건이 들어왔음을 입증하는 것이 우선이고, 이어 수입통관 당시의 물품 성질이나 형태가 변경되지 않아야 한다. 국내에서 사용되지 않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의 사용은 결함 발견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사용은 제외된다.

 

즉 외형으로 한눈에 결함이 있음을 알 수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에야, 계약내용과 다른지 여부를 눈치채기 위해서는 일단 써봐야 하기 때문에, 그때까지의 변형은 인정해 준다는 얘기다. 실제로, 수입한 플라스틱 봉을 사용하기 위해 ‘절단’한 경우도 본 케이스의 환급이 가능하다는 관세청의 질의회신 사례가 있다.

 

또 달리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 위반물품이 수입통관(수입신고수리)일로부터 ‘1년’ 이내에 ‘보세구역’에 반입되어 재수출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즉, 10년이고 100년이고 아무 때고 발견된 하자 물품에 대해 환급해주지 않는다. 딱 1년 이내 반품하는 물품이어야 한다. 그리고 보세구역에 우선 반입하고 수출해야 한다. 따라서 1년 이내에 보세구역에 반입만 이루어지면 되므로 실제 재수출이 1년을 초과하여도 환급받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원상태 수출 환급?

 

그런데 유사한 환급제도가 있다. 수입된 상품을 그대로 외국에 수출하는 경우에도 환급을 받을 수 있는 ‘원상태 수출 환급’2)이 그것이다. 원상태 수출환급은 관세의 소비세적 성격의 실제 구현뿐만 아니라 중계무역3)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서, 각각 다른 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2) 수출용원재료에대한관세등환급에대한특례법(관세환급특례법) 제3조

3) 대외무역관리규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협의의 의미가 아닌 넓은 의미로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해온 물자를 그대로 제3국에 수출하여 매매 차액을 취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무역 형식’을 말한다.

 

그러므로 앞서 언급했던 계약위반 사례와 같이 관세법에 의해 받아야 할 환급금을 관세환급특례법에 의한 원상태 수출 환급제도로 환급을 받았다면 부정환급이 되어 처벌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기술한 관세법에 의한 ‘계약내용과 다른 물품에 대한 환급’이나 관세환급특례법에 의한 ‘원상태 수출 관세환급’이나 실제 구별실익도 없고 명확하게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반품 대신 물품가격 인하?

 

수령한 물건이 계약과 다른 경우 다시 돌려보낼 수도 있지만, 반품할 때 드는 국제운송 등 각종의 비용과 절차로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럴 땐 차라리 물품 가격을 깎아주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수입자 입장에서도 계약에는 일치하지 못해 100% 만족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쓸 수 있는 상태라면 수출자의 그러한 제안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도 관세다.

 

재수출 대신 취한 가격할인은 할인된 가격을 그대로 과세가격으로 인정해 주면 좋을텐데 그렇지가 않다. 즉 하자물품이 아닌 원래의 계약물품 가격 그대로를 과세가격으로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금액의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수입자는 관세부담을 전부 제거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전량 원수출자에게 반송할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비용과 자원의 이만저만한 ‘낭비’가 아니다.

 

가뜩이나 환경과 자원이 화두인 최근의 경제 환경 측면에서 보아도 가격할인을 과세가격 결정 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시대착오적 행정이다. 오히려 정부정책이 앞장서서 자원의 낭비를 막기 위한 정책을 만들고 장려하고 유도해야한다. 향후 할인가격이 과세가격으로 인정될 수 있도록 합리적 개선방향이 나와야 할 이유다. <참조: 관세법 법리연구(2015) (전한준)>

 

 

[프로필] 고태진 관세법인한림(인천) 대표관세사

•(현)경인여자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겸임교수
•(현)중소벤처기업부, 중기중앙회, 창진원 등 기관 전문위원

•(전)NCS 워킹그룹 심의위원(무역, 유통관리 부문)
•고려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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