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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선D-46] 이재명·윤석열 금융정책 공약에 "왜곡·부작용 우려"

1천만원 청년기본대출·예대금리차 공시 강화에 금융권 부작용·시장질서 왜곡 우려
실수요 주택대출 규제완화는 공감…금융당국, 현 단계에서 LTV 상향 어려워

 

(조세금융신문=박청하 기자) 여야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후보(더불어민주당)와 윤석열 후보(국민의힘)의 금융정책 관련 공약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금융계는 이들 후보의 핵심 공약에 심각한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23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 두 후보의 공약이 국민의 금융부담을 덜어주려는 선의의 정책이라도 시장 질서가 왜곡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금융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청년 정책공약을 발표하면서 기본대출을 포함한 청년기본금융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층이 1천만원 이내의 돈을 장기간 은행 이자 수준으로 빌릴 수 있게 해 대부업체의 비싼 이자에 내몰리지 않게 하자는 게 기본대출의 취지다.

정부가 보증을 지원해 부실을 떠안는 구조인데 부실률을 5%로 높게 상정하더라도 예산 500억원으로 1조원 정도의 기본대출이 가능하다는 게 이 후보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지난 19일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를 투명하게 공시토록 하겠다고 밝히고, 가산금리가 적절하게 산정됐는지, 담합 요인은 없는지도 금융당국이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이 불합리하게 이자 부담을 금융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주택대출 규제와 관련한 정책 방향도 언급했는데, 이 후보는 최근 한국경제학회의 정책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투기수요는 억제하되 무주택자가 부동산을 살 때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해 집을 살 수 있게 하는 등 실수요자에 대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도 같은 질의에 대한 답변서에서 "대출은 실수요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소득수준에 맞게 하향 안정화할 수 있도록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것을 규제 핵심으로 둘 것"이라고 답했다.

주택 실수요자에 대해선 대출 규제를 완화해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데 두 후보가 기본적인 인식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윤 후보는 수치와 적용대상을 제시하며 대출규제 완화 공약을 좀 더 구체화한 상태다. 윤 후보는 지난 11일 "첫 주택을 장만하거나 청년주택 같은 경우 대출 규제를 대폭 풀어서 LTV를 80%까지 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LTV의 대폭적인 완화를 시사했다.


유력 대선 후보들의 금융공약이 구체화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금융계의 걱정도 늘고 있다. 정책 실효성은 크지 않으면서 부작용은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의 기본대출 공약에 대해 A은행 관계자는 "상환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까지 대출을 해주는 건 금융 원리에 반해 현실성이 없다"면서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 지원제도가 이미 있고 은행도 정부 정책에 따라 서민금융 쪽에 계속 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B은행 관계자는 "낮은 이자로 빌려주는 대신 갚지 않았을 때 주어지는 페널티가 커야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자 부담을 덜어준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실제로는 1천만원에 대한 이자 부담만 추가로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의 이자 폭리를 막기 위해 예대금리차를 투명화하겠다는 윤 후보 공약을 두고 C은행 관계자는 "지금도 예대 금리를 공시하고 있다"며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금리 하강기에는 차이가 축소되는 것은 수요공급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억울한 입장을 나타냈다.

D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금융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적정성 점검을 넘어선 당국의 과도한 개입은 시장 질서 훼손에 따른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두 후보의 실수요자 주택대출 규제 완화 방침에 대해선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인데, 현재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들도 대출 취급에 어려움이 있는 탓이다. 다만, LTV 규제 완화만으로는 정책 효과가 제한될 수 있어 차주의 상환능력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E은행 관계자는 "실수요자에 대해선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LTV 확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와 함께 이뤄져야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다른 관계자는 "통화긴축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이 우려되는 시기에 LTV를 높게 적용하면 담보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며 "소득과 자산현황 등을 고려해 상향 적용이 꼭 필요한 사례를 가릴 수 있도록 규제가 촘촘하게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LTV 상향 공약이 나온 것에 대해 "현 단계는 가계부채 관리가 우선으로 이뤄지는 거시경제적 여건이어서 그것을 검토하겠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입장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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