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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전문가 칼럼] 갈색세포종(크롬친화세포종) 상황에 따라 바뀌는 보험금 지급 기준

(조세금융신문=최윤근 손해사정사) 갈색세포종(Pheochromocytoma)은 주로 부신수질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신경내분비세포를 기원으로 하며, 알파∙베타 아드레날린 분비로 인하여 고혈압성 두통, 발한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크롬친화세포종’이란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환자들에게는 ‘갈색세포종’이란 이름이 더 익숙하다.

 

한편, 일반적으로 기타 장기에서 발생하는 종양들은 병리학적으로 악성, 경계성, 제자리암, 양성으로 네 가지 분류가 가능한 데 반해 갈색세포종은 조직병리학적으로 악성과 양성 두 가지로만 분류된다. 종양이 하나의 장기에 국한된 경우는 양성으로 판단하며, 임상적으로 부신에서 발생한 갈색세포종이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는 경우에는 악성(암)으로 진단하는 것이다.

 

문제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제8차 개정판에서 갈색세포종을 악성과 양성 두 가지 분류가 아닌 악성(암) 한 가지로만 규정하는 데서 발생한다. KCD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하는 국제질병분류(ICD)를 따르고 있는데, 이에 따라 2021년부터 적용된 제8차 KCD에서 양성 갈색세포종 항목이 삭제된 것이다.

 

이렇듯 의학 기준상으로는 악성(암)으로 분류가 되는 갈색세포종이지만, 사실상 그 악성도와 예후는 양성종양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담당 의사들이 진단명과 분류번호를 적용하는 데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전가된다. 실제 사례를 보자.

 

[사례] A씨는 갈색세포종(크롬친화세포종)으로 수술과 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 조직검사에서 확정된 갈색세포종(Pheochromocytoma)에 대해 담당 의사는 부신의 악성종양(암)을 뜻하는 C74 코드를 적용하였고, 보험사는 A씨에게 암 진단비 전액을 지급하였다.

 

반면, 동일한 질환으로 다른 대학병원에서 진료받은 B씨는 진단서에 부신의 양성신생물을 의미하는 D35 코드가 기재되었으며, 이에 대해 보험사는 그 어떤 진단비도 지급하지 않았다. 같은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보상을 받은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질병 등에 대해 진단명을 부여하고 질병분류번호를 적용하는 것은 의사의 고유 권한이다. 이는 곧 어떤 의사가 진단을 부여하였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며, 달리 말하면 나에게 유리한 진단을 부여해 줄 수 있는 의사를 만나지 못했다면 제대로 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따로 있다. 사례와 같이 담당 의사로부터 암을 뜻하는 C 코드를 발급받으면서, 동시에 암진단비 전액을 지급받는 환자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보험사의 내부 심사 기준에 따라서 “동일한 질병에 대해서는 동일한 보상이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다.”는 논리에 근거하여 C코드가 적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암진단비를 받지 못하는 사례들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

 

이에 대한 보험사의 논리는 이러하다. 과거 의학기준에서는 침윤과 전이의 성격을 갖지 않는 온순한 갈색세포종은 양성종양(D35)으로 분류되었으며, 설령 진단서에 C74 코드가 작성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는 단순히 담당 의사 개인의 판단에 의한 결과일 뿐, 모든 병리과 의사들이 협의한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여전히 많은 의사들이(어쩌면 대다수가) 악성도가 낮은 갈색세포종에 대하여 양성종양을 뜻하는 D35 코드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환자가 제출한 진단서가 아닌 타 의료기관에서 의료 자문을 시행하게 되면 C74 코드가 D35 코드로 수정/변경되고는 한다.

 

의학 전문가들과 보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 정보와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환자들의 입장에서는 그저 그들의 논리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는 기득권층의, 그리고 전문인들의 논리일 뿐 결코 평등하고 공평한 결과로 이어질 수는 없다.

 

보험은 상호 간의 이해와 신뢰를 기본으로 한 계약이다.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과 그로 인한 불합리는 보험계약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식품이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기울어진 보험계약의 수평을 맞추기 위해서는 필히 환자의 편에서 정보의 비대칭을 해결해 줄 보험 보상 전문가와의 동행이 필수 과정이 된다. 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스스로 해결 해보고자 상황을 더 악화시키곤 하는데, 이에 대해 혹자는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똑똑해서 그런지, 전문가를 잘 믿지 않아요.”

 

 

[프로필] 최윤근 손해사정사

•現) ㈜손해사정법인더맑음 대표

•前) 마에스트로 법률사무소

•前) ㈜동부화재 사고보상팀

•前) ㈜에이플러스손해사정

•사) 한국손해사정사회 정회원

•사)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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