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02 (토)

  • 맑음동두천 11.8℃
  • 맑음강릉 18.6℃
  • 연무서울 13.8℃
  • 구름많음대전 12.7℃
  • 맑음대구 12.7℃
  • 맑음울산 17.2℃
  • 구름많음광주 12.1℃
  • 맑음부산 16.4℃
  • 구름많음고창 8.7℃
  • 구름많음제주 14.5℃
  • 맑음강화 11.9℃
  • 구름많음보은 7.5℃
  • 구름많음금산 8.2℃
  • 구름많음강진군 9.8℃
  • 구름많음경주시 15.6℃
  • 맑음거제 13.5℃
기상청 제공

보험

[전문가 칼럼] 장기간 스테로이드 투여 후 발생한 고관절 무혈성괴사의 상해 인정 여부

(조세금융신문=최윤근 손해사정사) 스테로이드는 부신피질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으로, 체내의 면역 및 염증 반응에 다양한 영향을 미쳐 숙주의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 이를 약물로 만들어낸 것이 스테로이드제이며, 주로 소염제의 역할로 사용된다. 초기에 신속하게 증상을 개선시킨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는 반면, 장기간 투여 시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오늘 다루는 고관절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또한 스테로이드의 장기간 투여 또는 지나친 음주에 의해 높은 발병률을 보이게 된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라 함은 골반뼈와 맞닿고 있는 넓적다리뼈의 윗쪽 끝부분(골두)에 다양한 원인으로 혈류가 차단되면서, 결국 골두가 괴사되는 질환을 말하는데, 문제는 괴사된 골두가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로 진단이 되면, 관절 기능을 재생시키기 위해 인공관절 삽입술을 시행하게 된다. 인공관절 치환술 또는 인공관절 삽입술을 통해 새로운 인공 대퇴관절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삽입된 인공관절에 대해 보험약관 장해분류표에서는 ‘한 다리의 3대 관절 중 관절 하나의 기능에 심한 장해를 남긴 때’라고 정의하며, 가입된 후유장해진단비 한도에 해당 지급률을 곱한 값을 장해진단비로 지급하게 된다.

 

문제는 가입 담보의 ‘보장 범위’에서 발생한다. 보험사에서 보상하는 후유장해 담보는 대개 상해 또는 재해에 기인한 장해 상태만을 인정한다(물론 질병후유장해 담보도 존재하지만, 판매 기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가입자가 많지 않다).

 

그런데 대퇴골두 무혈성괴사는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함으로써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보험약관에서 정하는 상해의 정의(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 보험사의 입장이다. 사례를 통해 이해해 본다.

 

[사례]

A씨는 자가면역질환 진단으로 약 6개월에 걸쳐 50회의 스테로이드 투약 치료를 하였다. 이후 고관절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내원한 A씨는 대퇴골두 무혈성괴사 진단으로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한 후에 보험회사에 후유장해진단비를 청구하였으나, 보험사에서는 후유장해의 원인이 상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장해진단비 지급을 거부하였다.

 

사례에서 보험사의 논리는 관절의 기능에 이상이 생긴 이유가 ‘상해’가 아니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험약관에서 정한 상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급격성, 우연성, 외래성 세 가지 요건 모두에 부합해야만 한다.

 

때문에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한 이유, 즉 특정 질병으로 인하여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것은 급격하지도, 우연하지도 않은 발병이며, 외부에 의한 발병이 아닌 인체 내부에서 발생한 점에 근거하여 상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판례에서는 보험회사의 주장에 대해 이와 같이 판시한 바 있다.① 약물에 의한 부작용의 경우, 그 부작용을 예상할 수 없었던 사람의 입장에서는 급격하게 상해가 발생한 것으로 인정하며,② 통상적인 과정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 사고에 대해 우연성이 인정되고,③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스테로이드제라는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것이므로 외래성 또한 인정하였다.

 

정리하여, 비록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교통사고나 낙상, 충격 등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스테로이드제라는 외부 요인에 의해 예기치 않게 발생한 무혈성괴사에 해당이 된다면 얼마든지 상해 또는 재해로 인정받고 관련 장해진단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보험은 전문 분야지만, 만드는 주체가 사람이기 때문에 늘 허점과 논란이 존재한다. 이러한 허점과 논란을 종식시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보험회사는 그들의 숙제를 스스로 채점해서는 안 된다. 그 몫은 소비자에게, 그리고 법원에게 남겨두는 것이 우리의 건강한 보험문화를 구축하는 가장 빠른 길이 아니겠는가.

 

[프로필] 최윤근 손해사정사

•現) ㈜손해사정법인더맑음 대표

•前) 마에스트로 법률사무소

•前) ㈜동부화재 사고보상팀

•前) ㈜에이플러스손해사정

•사) 한국손해사정사회 정회원

•사)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 자문위원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관련태그

스테로이드  고관절  무혈성괴사  상해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가상자산과 쥐(rat)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최근 가상자산 ‘오지급’ 사고가 발생했다. 단순한 입력 실수, 이른바 팻핑거(fat finger)에서 비롯된 사건이었다. 숫자 하나를 잘못 눌렀을 뿐인데, 그 결과는 62조 원이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규모로 번졌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거래소는 바로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이달 말 도입할 예정이었다. 기술은 준비되고 있었지만, 실수는 그보다 빨랐다. ​이런 일은 결코 낯설지 않다. 몇 해 전 한 중견 수출업체가 수출 실적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신고하는 바람에, 국가 전체의 수출액이 10억 달러나 과다 계상되는 일이 있었다. 첨단 시스템과 자동화가 일상화된 시대지만, 휴먼에러는 여전히 우리의 곁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사람의 실수’를 전제로 한 제도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가상자산은 분명 편리하다. 국경을 넘는 송금은 빠르고, 비용은 적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비대면·익명성이 강하고 사용자 확인이 어려운 특성 탓에, 돈세탁이나 사기, 불법 외환거래에 악용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기술은 언제나 새로운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새로운 범죄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특히 가상자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


인기뉴스